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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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집중력을 높여라.

기사입력 2005.02.21 08:05 / 기사수정 2005.02.21 08:05

한정석 기자



[최종 스코어] 서울 삼성 90:88 전주 KCC


4쿼터 6분 여를 남기고 10점 이상의 점수차를 유지하며 비교적 쉽게 진행되던 경기가 한순간에 접전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팀의 리딩을 책임지고 있는 포인트 가드에게 묻고 싶다. 

"24초 시간을 다 사용하는 것이냐, 시간에 쫗기는 것이냐."

KCC선수들의 무서운 집중력. 삼성 선수들과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언제든 외곽을 터트릴 선수들로 무장된 KCC 아닌가.  경기 내내 개점 휴업 상태나 다를 바 없었던 추승균, 조성원. 이들의 야투가 잇달아 가르며 한순간에 분위기를 KCC쪽으로 몰고 왔다.

만약 삼성이 대역전패로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면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주희정이 져야 했을 그런 경기 였다.



"이제 다 이겼다!"고 생각하는 방심은 절대금물


모슬리가 4쿼터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파울 아웃 되며 나갈 때부터 삼성은 복선이 깔리기 시작했다. 모슬리는 단순한 수치상으로 삼성에 공헌하고 있는 선수가 절대 아니다. 바로 '부지런함'으로 공헌하고 있는 선수다.

바로 그가 아웃되며 수비 조직에 균열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삼성의 3쿼터까지의 수비력은 정말 나무랄데 없었다. 민렌드에게 많은 공격 리바운드와 자유투를 허용한 것을 빼고는. 스위치 맨투맨, 헬프 모든 것이 좋았다.

'모슬리 효과' 에 대한 평가를 일전에 '수비 역량 강화'쪽으로 분석했었다.(2월 7일 대 TG전 기사) 인사이드 아웃사이드 어디건 바카리와 달리 부지런히 커버를 들어가 줌으로써 백코트진의 수비 집중력을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조성원에게 분위기를 넘겨 준 3점포 두방도 스크린에 이은 스위치가 안되면서 노마크로 허무히 내줬던 장면. 모슬리가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허무히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간도 5분 정도밖에 안남았고 10여점 차를 보이고 있었다. 프로는 프로이다. 아무리 35분간 부진했어도 5분내에 보여줄건 다 보여 줄 수 있는게 프로다. 

경기 종료 차임벨이 울릴때까지 절대 방심해선 안됨을 다시 한번 서울 삼성에게 주문 하고 싶다. 경기 바로 직전 조성원의 라인 크로스가 아니었다면 18일 SK가 당했던 악몽을 고스란히 재현할 뻔했다.


쫓길 때 확률을 찾는다. 그러나!

상대방도 바보가 아닌 이상 서장훈-스케일이라는 그 이름값 만으로도 확실한 공격 옵션을 고스란히 버려둘 이유는 없다. 더구나 분위기는 급작스럽게 KCC의 맹추격 분위기. 삼성 경기를 숱하게 지켜봤지만, 몰릴 때 항상 주희정은 서장훈과 (특히)스케일을 찾기에 급급하다.

2월 9일의 오리온스전, 삼성은 몰리는 상황에서 스케일과 서장훈만 찾다가 연장에서 결국 졌었다. 이 '원투펀치'에게 신경이 절반 이상 쏠릴 때 틈새 공략을 주희정이나 강혁 그리고 코칭스텝이 전술적 해결책을 마련해 주길 당부한다. 올 시즌 이런 경기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프로는 때론 과감해 질 줄 아는 배짱도 있어야 한다. 어느 정도 위험함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김승현이 근래 KBL에서 나날이 각광받고 있는 것 점은 다름 아닌 "과감성"이다. 과감하니까 보다 창조적인 플레이도 많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닌가.

주희정, 예전엔 무모할 정도로 그의 장기인 돌파력을 십분 활용하여 골밑까지 파고 들어 마무리 짓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주희정이 미친척 해야 삼성은 쉽게 이긴다는 속설은 삼척 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확률도 좋지만 익사이팅(exiting)함도 두루 갖춰야 한다. 서장훈 영입 이후 주희정이 자신의 역량을 너무 확률쪽으로 한정 짓는 모습을 종종 보이고 있다. 주희정은 익사이팅쪽에 가까운 선수이지 절대 확률쪽에 가까운 선수가 아님을 본인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확률을 책임지기 전에 먼저 이타심을 가져라.

이 말은 당연히 서장훈과 스케일에게 당부하고 싶은 바이다. 우선 서장훈. 20일 경기에서도 여지없이 보여 주었다. 어느 새 백코트하여 조성원의 완벽한 노마크 3점을 "날라와" 블록슛 해 버린 장면. 올 시즌 정말 그의 선수 개인사를 통털어 열심히 백코트하며, 속공 찬스때 뛰어나가 직접 마무리까지 하는 등의 모습을 보면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보다 더 팀의 진정한 기둥으로서 더욱 정신을 가다듬어 주길 바란다. 자신에게 뻔히 몰린 수비를 억지로 뚫으려 하지 말고 좋은 아웃 패스로 팀의 리듬을 살려 주어야 할 것이다. 

스케일. 상대의 손이 날라 들고 팔꿈치가 그를 덮친다. 이젠 3명이 그를 에워싼다. 심판과 팀원에 대한 불만족을 표시하기 전에 좀 더 참을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박빙의 승부처에서 이제 삼성의 실질적 에이스가 되버린 스케일. 화려한 덩크와 폭발적인 득점력보다 자신이 서울 삼성이란 팀에서 확고한 에이스로서 프로다운 책임감을 발휘하고 싶다면, 찔러주는 패스로 팀과 팬들을 즐겁게하고 자신도 득점 외에 다양한 농구 재능을 보여 주길 바란다. 

때로는 김승현,이상민 같은 KBL에서 알아주는 패스 워커들을 수비해보면서 그가 나름대로 느낀 점들을 진지하게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매년 NBA 무대를 노크하는 그라면 말이다.



*사진 출처: 서울 삼성 썬더스 홈페이지



한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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