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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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규 타이거즈, 부끄러운 오명을 벗으려면

기사입력 2008.08.28 14:17 / 기사수정 2008.08.28 14:17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용규 타이거즈, 용규와 여덟 난쟁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올림픽 대표 이용규를 찬양하는 말이 아니다. 어제와 그제, 기아 타이거즈에 이용규 외에는 없었음에 대한 조롱과 비난의 표현이다. 갈 길 바쁜 기아에게 지난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밤 기아는 최하위 LG에게 2연패를 당했다. LG가 8안타로 3득점 하는 동안 기아는 안타 3개와 볼넷 2개만을 얻어냈을 뿐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하고 0패를 당해야 했다. 그리고 안타 3개마저도 1번 타자 이용규가 만들어낸 것이고 볼넷 2개 중에서도 1개는 이용규에게서 나온 것이다. 어젯밤 기아에는 이용규만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으니 팬들의 조롱과 비난은 어쩌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이용규는 타율 10위(.313)로 팀 내에서 수위를 기록하고 있고 득점부문 10위(57), 최다안타 2위(115), 2루타 4위(21), 3루타 1위(6), 도루 5위(24)로 공격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올 시즌에는 홈런이 1개도 없기에 이 부문에서만큼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홈런만큼 값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올림픽에서도 이용규는 9경기에서 4할8푼1리(27타수 13안타)의 높은 타율과 타점 4개 그리고 출루율 5할5푼6리를 기록하며 수훈선수로서 활약한 바 있다.  
 
그러나 기아에는 이용규를 불러들일 만한 후속타자가 없었다. 올림픽에서 복귀한 후 첫 경기였던 8월 26일 LG와의 경기에서도 이용규는 여독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지만 3번째 타석에서 8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간 안타를 쳐냈다.

그리고 투수 이재영의 보크와 2루 견제 실책이 겹치며 무사 3루의 기회를 만들어 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LG에게 무릎을 꿇었다. 2번 타자 김종국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3번 타자 이종범은 2루수 라인 아웃, 그리고 4번 타자 최희섭마저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그야말로 천금과 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또 어제는 그나마 득점 기회도 없었다. 만일 이용규가 없었다면 LG의 심수창과 이재영, 정재복에게 단 하나의 볼넷만 얻었을 뿐이니 노히트노런과 다를 바가 없다.  더구나 LG가 1회부터 4회까지 4연속 병살타로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기아에게는 승리를 향한 의지도 없는 듯 보였다.

기아의 조범현 감독은 경기 후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타격감이 너무 떨어져 있다. 타격감 회복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8팀 모두 똑같은 휴식기를 가졌건만 기아의 타자들만 타격감이 떨어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26일과 27일 경기에서 0패를 당한 팀은 기아가 유일했고 두 경기 18이닝 동안 기아가 뽑아낸 점수도  단 2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올림픽 기간 동안 연습에 게을리하지 않았느냐는 팬들의 원성을 들을만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이제 6위 기아와 4위 롯데의 승차는 4.5 게임차로 벌어졌다. 5위 삼성과도 4게임차다. 단숨에 따라잡기에는 버겁기만 한 차이다. 남은 27경기에서 기아는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기아의 1번 타자 이용규의 활약은 시즌 종반에도 계속 이어질 것인가.

하지만, 그의 활약이 계속되더라도 팀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기만 하다. 야구는 혼자가 아니라 9명 이서 같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 4강에 합류하고 싶다면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이도록 하라.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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