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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역적' 이하늬 "장녹수, 발바닥에 있는 에너지까지 토해낸 인생 캐릭터"

기사입력 2017.06.20 21:43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역대 최고의 녹수', '장녹수의 새로운 해석', '예인 장녹수의 완벽한 구현', '인생 캐릭터'.

배우 이하늬가 MBC 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에 출연하며 들은 극찬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위에 나열한 네 가지 수식어에는 동의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역적'이 방영되는 동안 이하늬는 장녹수였고, 이하늬가 아닌 장녹수는 상상할 수 없었다. 연산군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많은 드라마에서 활용된 만큼 장녹수도 수많은 배우가 거쳐 갔는데, 이하늬는 '연산군의 여자'가 아닌 장녹수의 아티스트적 면모와 그의 삶에 더욱 집중해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하늬는 이런 호평에 "저한테 맞는 캐릭터를 잘 만난 거 같다"고 말한 뒤 "작가님이 멋있는 대사를 써주셔서 황송했다. 이 대사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대사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다워서 '정신 차리고 연기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작가에게 영광을 돌렸다. 연출의 힘도 컸다며 "제가 강조해서 연기한 부분을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감독님이 잘 잡아줬다. 정말 연기할 맛 나는 현장이었다. 제가 아닌 다른 누가 장녹수를 했더라도 정말 잘 해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매혹적인 외모와 국악을 전공했다는 특수성 때문에 배우로 데뷔한 후 기생 역할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그는 그 카드를 끝까지 아껴뒀다가 이번에 꺼내 들었다. 아껴둔 보람이 있느냐고 묻자 이하늬는 "만족한다"며 웃었다. 그는 "장녹수의 특징을 더 부각할 수 있는 장면이 뭐가 있을까 협의해서 미리 연마해뒀고,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작업을 작가님이 해주셨다. 그래서 시간이 촉박한 드라마 현장에서도 가능했다. 장구춤도 이미 4~5개월 전부터 준비했던 거다. 준비한 모든 걸 하진 못했고 누락된 것도 많다. 그래도 7~80%는 회의하고, 예상했던 걸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의 여자가 아닌 예인 장녹수가 드러나는 장면이었던 승무는 이하늬의 아이디어라고 했다. 이하늬는 "연산이 녹수의 춤추는 모습을 보고 반하는데, 그건 이성적인 게 아니라 시와 그림을 사랑하는 연산이 예인인 녹수에게 반하는 거라고 해석했다. 그래서 예술의 정수가 뭘까 고민했는데 작가님이 제게 맡겼다. 그래서 고민 끝에 승무를 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이걸 대중들에게 보여줬을 때 과연 매력적으로 다가갈까 고민이 많았다. 너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다 알아봐 주시더라. 여기에는 감독님의 도움이 컸다. 승무의 포인트가 되는 한국의 곡선미를 다 놓치지 않았다.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신명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명장면은 녹수의 충격적인 마지막이었다. 장녹수는 백성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해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이하늬의 '흥타령'이 화룡점정이었다. 이하늬는 "'흥타령'도 감독님과 첫 미팅에서 이미 얘기했던 거였다. 마지막에 녹수가 죽는다면 이 노래를 부를 거 같았다. 눈에 힘도 없고, 멍하게 이 노래를 부를 거 같다고 감독님과 얘기했었다. 근데 감독님이 그걸 잊지 않으셨더라. 예인답게, 또 임금의 여자답게 죽는 걸 선택한 여자가 부르는 노래라 더 비극적이었다. 묘했다"고 회상했다.

이하늬는 "장녹수는 당연히 제 '인생 캐릭터"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제가 정말 오랫동안 아꼈었던, 잘 해내고 싶었던, 인간 이하늬의 재능을 잘 녹일 수 있는 결정적인 작품이었다. 또 돌에 맞아 죽는다는 정말 지금은 절대로 느껴볼 수 없는 센 감정, 깊은 감정을 연기하면서 발바닥에 있는 모든 기운과 에너지까지 모아서 토해낼 수 있는 작품을 만났다는 것 자체로 배우에게는 축복이다"고 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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