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김병만이 '주먹쥐고 뱃고동'에서 진심어린 모습으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며 하드캐리하고 있다.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작해서 지난 4월 정규 편성 돼 매주 토요일 오후에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SBS '주먹쥐고 뱃고동'은 200년 전 정약전이 쓴 어류도감인 자산어보를 바탕으로 현재 달라진 해양 환경과 어종들을 새롭게 기록하고 재구성하는 신개념 어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예능이지만 마치 교양프로그램 같기도 한 '뱃고동'만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점점 매료시키고 있다.
'주먹쥐고 뱃고동'은 고정멤버 김병만, 이상민, 육중완, 경수진을 중심으로 몇몇의 게스트들이 참여해 프로그램을 이끌고 나간다. 쉽사리 예상되지 않는 조합을 보여주는 김병만, 이상민, 육중완, 경수진이지만 뜻밖의 케미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멤버가 있다면 김병만이 아닐까. 과거 김병만은 KBS 2TV '개그콘서트' 속에서 '달인' 캐릭터로 묘기에 가까운 기상천외한 도전을 성공시키면서 '만능' 이미지를 구축했다. 김병만은 보여주기식 캐릭터로만 끝나지 않고 실제로 '정글의 법칙' '주먹쥐고 소림사' '병만TV'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김병만이라서 가능한' 도전을 감행하면서 진짜 '달인'과 같은 면모를 보여줬다.
이는 '뱃고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병만은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면서 다양한 조업에 참여, 진짜 베테랑 어부와 같은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경험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가 너무 잘 알았던 김병만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조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김병만은 힘든 와중에서 자신보다 더 힘들어 할 다른 멤버들을 위해 기꺼이 기쁨조가 되어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랬던 김병만이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다. 바로 극한으로 힘들었던 멸치잡이 조업에 참여한 순간이었다. 이날 멸치잡이 조업에 참여한 멤버들은 출렁이는 파도에 배가 흔들리면서 배에 올라타자마자 멀미를 호소했다. 하지만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배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끝없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2km에 달하는 멸치 그물을 손으로 직접 끌어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멸치 털기 작업까지 쉴틈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김병만은 이를 악물고 버티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병만은 처음으로 '포기'라는 단어를 꺼내면서 조업 대열에서 이탈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선원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노하우로 방해만 되는 것 같아 결국 포기를 선언했던 것. 이에 김병만은 "달인인 척 하는 놈이 진짜 달인을 만났다. 정말 존경스럽다"고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북받치는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뱃고동'의 연츨을 맡고 있는 이영준PD 역시 "'소림사'와 '정글'에서도 본 적이 없는 김병만의 포기 선언과 눈물에 깜짝 놀랐고, 현장이 숙연해졌었다. 멸치는 우리 식탁에 자주 올라오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선원들의 피땀이 어린 소중한 식재료였다. '뱃고동' 멤버들의 땀과 노력으로 밥상 위의 조연에 불과한 멸치가 어엿한 주연으로 재평가 받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한 바 있다.
김병만의 입에서 나온 '포기'라는 말은 절대 나약해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포기라는 말과 함께 그가 보여준 눈물은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들까지 뭉클하게 만들었고, 김병만의 눈물로 인해 우리가 흔히 식탁 위에서 보면 멸치에 대해 새삼 감사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다. 김병만은 '정글'에서는 족장으로, 그리고 '뱃고동'에서는 선장으로 극한의 힘듦 속에서도 든든하게 중심축 역할을 해내고 있다. 김병만이 아니고서야 누가 '뱃고동'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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