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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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vs서울, 대결 속의 대결

기사입력 2008.08.24 11:47 / 기사수정 2008.08.24 11:47

장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지영 기자] 그 어느때보다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벌어진 K리그 16라운드.

이번시즌에만 벌써 2번째의 장기 휴식을 마친 K리그지만 시기를 못맞춰도 너무 못맞췄다. 16라운드가 벌어진 8월 23일 저녁 7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 와중에서도 경기 전부터 올림픽 대표팀 투톱의 맞대결로 주목을 모은 대구vs서울전.

그러나 그 경기 속에 이근호와 박주영의 플레이는 맞대결이라고 이름붙이기에는 2%부족한 것이었다. 팀의 승부는 대구의 1-2분패로 끝이 났지만 그 결과가 박주영의 판정승으로 결론 지어지기에는 한없이 높은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오히려 주목할만한 플레이는 토종 공격수 중 처음으로 정규리그 두자리 득점을 노리게 된 장남석, 그리고 용병 수비수의 자존심 대결로 이목을 모았던 레안드로와 아디가 펼친 용병 맞대결에서 펼쳐졌다.

이근호vs박주영, 결과는?

이날 경기를 지켜본 이들 중에 많은 이들이 이유모를 배신감을 느꼈을런지도 모른다. 경기전 가장 주목을 모았던 두 선수의 대결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탓이다.

사실 이근호의 경우에는 올림픽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슈팅이나 패스가 투박하다는 평가는 이근호가 지난 시즌부터 매달고 있는 숙제거리인데다 대표팀에서의 플레이와 소속팀에서의 플레이에 어느정도 차이를 가진 선수였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의 문제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을 더한 부분. 여기에 오히려 파괴력면에서는 시즌초와 비교해 오히려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는 터라 체력적인 문제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사고 있다.



게다가 이근호의 맞수는 팀 안에도 있다. 현재 이근호와 득점경쟁을 벌이고 있는 장남석이 그 주인공. 체력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근성과 노력으로 꾸준히 골을 기록하며 전형적인 한국형 스트라이커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장남석은 이날 대결에서도 또 한번 골을 기록했다. 이로서 정규 리그 9번째골을 기록한 장남석은 이로서 토종 공격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정규 리그 두자리 득점을 노리게 됐다. 한골차로 뒤처져 있는 이근호로서는 안팎으로 산넘어 산인 셈.

반면 박주영의 경우에는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인지, 아니면 정말 슬럼프에 빠진건지 아리송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플레이가 나빴다고 단정짓기에는 적극적인 움직임이었지만 특유의 공격력은 이번시즌 들어서 꾸준히 하향세를 보여주고 있는 실정. 그의 플레이를 요약하자면 마치 자리를 잃은 것만 같다. 이근호의 플레이도 썩 좋은 편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박주영 역시 더 나을 것은 없는 움직임이기는 마찬가지. 특히 후반 종료 직전 선보인 완벽한 궤도 이탈 슈팅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것이었다.

경기 결과만 따지면 팀승리에 따른 박주영의 판정승이겠으나 내용만 보면 오히려 꾸준한 플레이를 선보인 이근호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용병 대결, 결과는?



일각에서는 용병 수비수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대구의 레안드로와 서울의 아디.

이 두 선수의 수비 대결은 무승부로 결론지어야 할 듯 하다. 두 선수의 기량은 이미 여러 경기를 통해 검증이 된데다 레안드로의 경우에는 자신을 제외한 팀의 수비력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플레이란 점을 감안해야할 것이다. 반면 아디의 경우에는 서울이라는 팀에 최적화된 수비를 선보였다는 점을 주목하자.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선보인 호수비는 이날 대결의 재미를 더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대구와 서울의 공격에 새로이 가담한 지오바니나 제이훈의 경우에는 뭐라 평가를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두 선수 모두 뭔가 평가를 내리기에는 출장시간이 너무 짧은 데다 이 대결에서 두 선수는 단 한번도 그라운드에서 마주하지 않았다.

서울의 제이훈의 경우 K리그 데뷔전에서 뭔가 보여주기도 전에 부상으로 실려나가 교체되고 말았다. 전반45분동안 뭔가 이렇다할 플레이를 보여준 것도 아닌지라 그의 플레이에 대해 이렇다할 평가를 내리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경기에서의 부상으로 당분간 최상의 플레이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평가다.

반면 대구의 지오바니의 경우에는 너무 늦게 투입된 것이 문제. 종료를 10분 남긴 후반 35분을 넘기고서야 투입된 덕분에 추가시간까지 포함해도 채 15분을 뛰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제이훈과는 달리 그 15분여의 플레이로도 기대를 모을 만큼의 움직임은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실제로 지오바니는 171센티의 단신이지만 단단한 체구와 빠른 발을 가져 일찌감치 빠른 공세를 주무기로 내세우는 대구에 잘맞는 선수로 평가받았다. 이번 대결보다는 오히려 이후의 플레이를 기대할 선수로 보여진다.

결론을 내리자면, 리그에서도 용병 농사 잘하기로 유명한 대구와 최근들어 안정적인 용병 운용을 선보이는 서울의 대결답게 어느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는 힘들다. 이번 시즌 두 팀이 마주하는 것은 16라운드가 마지막이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

대구, 앞으로의 갈길은?

한편 남은 시즌에 대해 이미 6강내에서도 안정권에 자리잡은 서울과는 달리 한창 치고올라가기 바쁜 대구의 입장은 간단하다. 변병주 감독은 경기 후 남은 일정에 대해 다시 한번 '컵대회보다는 정규 리그에 비중을 둘 생각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는 오는 8월27일 시민운동장에서 대전과의 컵대회 두번째 대결을 가질 예정이지만 그 이틀 뒤 정규 리그 17라운드를 울산 원정전으로 치러야 하는 상황. 대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감안해 선수 구성을 해 부족한 가용 선수층을 최대한 활용할 전망.

목표는 여전히 정규리그 6강이다. 그를 위해서는 당장 넘어야 할 팀만 최소 4팀이지만 16라운드의 경기내용을 생각한다면 못넘을 산도 아니라는 것이 지켜보는 이들의 생각이다. 그동안 문제가 되어온 자동문 수비는 레안드로의 합류로 놀라운 개선 효과를 얻었고, 리그 최고 실점 골키퍼라는 오명이 거짓말같은 백민철의 선방은 든든하기 그지없다. 시즌초에 비해 조금 누그러지긴 했지만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 역시 여전하다. 

마냥 6강을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기에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다크호스로 자리잡은 대구.

9월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그들의 순위야말로 이번 시즌 K리그 최대의 변수가 아닐까.

[사진=(C) 엑스포츠뉴스 임우철 기자]



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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