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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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선 왜 벌떼마운드를 운용할까?

기사입력 2008.08.14 17:33 / 기사수정 2008.08.14 17:33

고영우 기자

13일 올림픽 야구에서 미국전에 나선 봉중근 선수는  선발투수인데도 불구하고 일찍 강판당하였을까요?

4회까지 3-1로 대한민국이 앞섰지만 5회초 미국공격에서 무사 1.2루의 찬스였고 톱타자 존갈을 봉중근 선수가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대량실점의 기회는 줄였습니다. 그리고 정대현 선수로 교체가 되었지요.

올림픽에서는 많은 투수가 등판하는 걸까요?

(* WBC를 제외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WBC는 미국에 유리하게 설정한 투구 수 제한은 선수보호명목이라는 아주 그럴싸한 이유로 포장했지만 투구수 제한은 상대적으로 마운드의 높이가 메이저리그가 높은 만큼 타 리그에 비해 특급투수가 즐비하죠. 특급투수 몇 명이 불참한다고 해서 전력의 누수가 그렇게 크지도 않을뿐더러 상대팀과의 객관적 전력상 우위를 갖기 때문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에서 투수의 운용은 일반적인 경기의 로테이션으로 투입할 수 없다고 봅니다. 우선 일반적인 경기에서 투수운용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팀이 이기고 있는 경우만 살펴보면…

 1. 선발이 5이닝을 막았을 때

6회*

7회*

8회(3점차 이내경우)*

9회(3점차 이내경우)

롱릴리프(1)/숏릴리프(1)

롱릴리프(1)/숏릴리프(2)

롱릴리프(1)/셋업맨

클로져

 2. 선발이 6이닝 이상을 막았을 떄

7회*

8회(3점차 이내경우)*

9회(3점차 이내경우)

숏릴리프(1)

셋업맨

클로져

(*는  해당 회에 원포인트릴리프(대게 좌완스페셜리스트) 등판 가능성, 괄호안의 숫자는 번호가 같은 경우 동일투수가 나오는것을 의미합니다.)

불펜싸움이 더 커지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선발이 '이닝이터'(=많이 던지는 투수)가 돼주면 불펜소모가 덜해져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에서는 일반적인 투수운용을 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설명을 자세하게 하자면 우선적으로 국제대회라도 예선전과 본선이 있죠. 비유해서 설명하자면 쉽게 생각해서 자국리그의 풀시즌의 후반기를 예선전으로 놓고 자국리그의 플레이오프를 본선으로 놓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선에 진출 가능성은 후반기 치열한 1위 싸움 또는 플레이오프 진출라인(한국리그 4위)까지 살펴보면 대게 선발투수보다 불펜투수가 비중이 높아집니다.

왜냐하면, 선발투수가 조기에 무너지는 경우 불펜투수를 투입함으로써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으며, 반대로 선발투수가 아무리 잘 던지더라도 불펜투수가 실점을 하면 선발투수가 호투한 게 무의미해집니다. 특히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단기전에서요.

마찬가지로 올림픽 무대 예선전에 많은 투수를 투입하는 건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먼저, 불펜투수가 많이 투입되면 그만큼 체력적인 소모가 커지고 다음 경기에 재컨디션으로 올라올 수 있는 가능성과 연일 중요한 경기가 예정돼있다면 투입될 가능성이 떨어지죠

그러나 단기전이라 체력적인 면에서는  몇 경기 안되기 때문에 별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단지 문제는 올림픽 전후가 되겠지요. 올림픽 전에 불펜투수가 예년에 비해 혹사를 당했다면 그만큼 구위가 떨어지고 올림픽이나 올림픽 후 남은 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떨어지고요. 이러한 이유로 중요한 경기에 많은 투수를 투입하는 것은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선 단기전 성격이 강하고 비록 예선전이라고 하지만 한 경기를 버리고 다른 경기에서 이기겠단 생각이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버리는 경기가 대부분 전력상 막강한 팀이기에 본선 진출을 염두에 둬둔 다해도 본선에선 다시 맞붙을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전에서 보듯이 본선에서 다시 맞붙을 확률이 가장 높은 팀에게 많은 투수를 소모한다는 건 오히려 득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미국전 이외에 다른 중요한 경기에서도 잘 막아준 투수(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등판
시킴으로써 확실하게 이길 수 있게 기회와 본선진출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 투수를 투입하는 점검이라고 봅니다.

많은 투수가 보통의 경기보다 짧은 이닝을 소화함으로써 체력적인 부담은 풀시즌을 소화하는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그에 따른 컨디션 점검으로 만족할 만한 팀 성적을 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객관적 전력상 약체로 평가되는 팀이나 어떤 경기에서 점수 차가 넉넉할 때 컨디션이 비교적으로 나쁜 선수를 등판시켜봄으로써 남은 경기와 향후 본선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 미국이 상대적으로 본선에서 다시 맞붙을 확률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특히나 예선전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본선에서 1패는 그냥 탈락이기 때문에 감독과 코치의 투수 기용 면에서 실수를 최소화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즉 어느 이닝에 어느 타자에게 적재적소에 맞게 투수를 등판시켜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 가거나 지킬 수 있기 때문이죠.

 

 



고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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