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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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선의 싸커튜드] 3가지 문제로 3골 내준 올림픽호

기사입력 2008.08.11 09:53 / 기사수정 2008.08.11 09:53

문용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지난 10일 저녁 열린 이탈리아와의 D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0-3으로 ‘대패’했습니다. 

대표팀은 시종일관 이탈리아의 위협적인 공세와 탄탄한 수비력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자력으로 8강 진출 무산이라는 아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치른 평가전에서 승승장구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박성화호’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이탈리아에 주저앉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측면 누수 심각했던 수비진

대표팀은 자신들이 써왔던 4-4-2포메이션을 대신해 4-3-3전형으로 이탈리아에 맞섰습니다. 공격진은 신영록을 최전방에 놓고, 이근호와 박주영을 측면공격수로 배치했습니다. 허리진에서는 오장은, 김정우, 기성용을 동시에 기용하며 볼 점유율을 높여보자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이러한 변화는 역효과를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포메이션의 특성상 이근호와 박주영의 공격을 돕고자 김동진과 신광훈 등의 양쪽 풀백들이 무리하게 측면 공격에 가담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고, 곧바로 이탈리아의 공격 3인방 지오빈코, 로키, 로시에게 기회로 돌아왔습니다.

이는 마지막 골 장면을 보면 여실히 드러납니다. 왼쪽 풀백 김동진이 측면공격에 가담하다가 볼이 끊기자 이탈리아는 비어 있는 측면을 거침없이 질주하며 역습에 성공, 쐐기골을 터트리고 맙니다. 경기 내내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됐는데 미드필더진의 오장은과 기성용의 커버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김정우의 부진? 게임조율 실패

‘와일드카드’ 김정우의 부진은 올림픽 대표팀에게 치명적이었습니다. 김정우는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여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까지 기록한 경험이 있는 선수로서 박성화 감독이 중원을 강화하고자 선택한 최상의 카드였습니다. 그러나 김정우는 이탈리아전에서 평소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의 장기인 공간패스와 시원한 중거리슈팅은 찾아볼 수 없었고, 저조한 컨디션 탓인지 상대선수와의 허리싸움에서도 주도권을 쥐지 못했습니다. 급기야 전반 종료 후 교체되며 후반에는 김정우의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김정우가 부진으로 교체되어 나간 것은 대표팀에게는 조율자를 잃어버린 셈이었습니다. 결국, 후반전에는 볼 점유율이 전반과 비교해 높았으나 효과적인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침착하고 냉철한 대응이 아쉬워

이탈리아는 분명히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강적이었습니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은 이탈리아를 상대하려면 한국에는 그 어느 때보다 침착한 경기운영이 필요했습니다.

이탈리아의 공격 3인방 ‘로시-로키-지오빈코’는 모두 뛰어난 기동력과 개인기량을 갖춘 선수들입니다. 전방에 장신의 스트라이커가 없는 대신 발 빠르고 기술 좋은 선수를 3명이나 배치했다는 것은 전형적인 문전 플레이보다는 공간을 통한 역습이나 측면돌파를 통해 골문을 노린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에 선수기용과 전술로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중앙수비수들은 상대선수들의 순발력을 당해내지 못했고, 측면 수비수들도 무리하게 공격에 가담하며 상대에게 공격의 실마리를 제공했습니다. 지오빈코나 로시의 환상적인 측면돌파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이탈리아는 자신들의 입맛대로 한국을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발 빠르고 순발력 좋은 중앙수비 자원이 있었거나 측면 수비를 두텁게 하여 상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다면 대표팀은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카시라기 감독은 한국전을 대비해 수비진을 바꾸었다고 밝혔습니다. 신영록을 내세워 롱패스와 측면 크로스를 노리는 한국의 공격법을 간파하고 탄탄한 센터백들을 기용한 것입니다. 우승후보로 불리는 팀의 감독이지만 자만하지 않고 상대팀을 철저히 연구해 그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오랫동안 올림픽을 향해 많은 노력으로 준비를 해 온 박성화 감독과 올림픽 대표팀. 마지막 남은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는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문용선의 싸커튜드는 Soccer(축구)와 Attitude(태도)의 합성어입니다. 축구를 보는 좋은 태도, 즐거운 태도, 올바른 태도, 감동적인 태도로서 많은 축구팬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문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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