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의 2년차 사이드암 투수 김주한(24)이 믿음직한 필승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남고-고려대를 졸업하고 2016 2차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SK의 유니폼을 입은 김주한은 프로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부터 신인답지 않은 모습으로 SK의 마운드를 지켰다. 2016년 김주한은 39경기에 나와 3승1패 2홀드 1세이브 4.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2년차가 된 올해에도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시즌 초반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필승조로 나와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LG전에서는 매번 위기 상황에 올라와 침착하게 이닝을 막고 3연속 홀드를 챙겼다. LG전 싹쓸이승의 일등공신이었다. 김주한은 올시즌 트레이 힐만 감독의 철저한 관리로 3연투가 없었던 SK에서 첫 3연투의 주인공이 됐다. 그만큼 SK 벤치가 김주한을 신뢰한다는 의미였다.
최근 많이 던지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닝으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친 김주한은 LG전 3연투 후 이틀 휴식을 취한 뒤 1일 kt전에 등판했으나 7회 첫 타자 유한준을 상대하던 도중 검지 손가락이 베이면서 피부가 살짝 벗겨져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피가 공에 묻을 정도였지만 통증은 없었다는 것이 김주한의 설명. 그는 "피만 많이 났고, 손가락보다 마음이 아팠다"며 웃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나 상처가 생긴 만큼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지만, 김주한은 2일 한화전 8회 4-3으로 한 점 앞선 타이트한 리드 상황이 계속되면서 결국 마운드에 등판했다. 그리고 야수들의 잇따른 실책으로 동점이 됐지만 김주한은 이후 주자 3루 상황에서도 더 이상의 실점 없이 한화 타선을 묶고 마운드를 다음 투수에게 넘겼다. 현재 SK에서 가장 믿음직한 불펜의 모습을 보여주는 등판이었다.
-이제 역할을 찾은 것 같다.
▲사실 아직까지 무슨 역할인지 확신이 안 선다. 그저 나가서 최대한 이닝을 채우고, 점수를 덜 주는 게 올 시즌의 목표다. 주자가 있는 상황이나, 스코어에 따라서 부담은 가질 수 있겠지만 보직에 대한 큰 의미는 갖고 있지는 않았다.
-초반에 선발과 불펜을 오갔는데. 그만큼 김주한에 대한 믿음이 있던 것 같다.
▲시즌 초반에 좋지 않아서 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여유있게 하라며 '마운드에서 베테랑처럼 보여졌으면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감독님이 한 마디 해주셔서 더 정신차리고 하려고 하는건 있다. 초반 계속 안 풀리는데도 써주시고 믿음을 주셔서 감독님이나 팀에게 보탬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최대한 자책하지 않고, 계속 경기에 나가서 열심히 공격적으로 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최근 만루에서 몇 차례 병살타를 이끌어내는 등 위기 상황에서의 결과가 좋았다. 스스로 담력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 지.
▲중간투수라는 게, 내 점수보다 앞에 던진 투수가 남긴 주자의 점수를 안 주려고 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것 같다. 또 데이브 존 코치님이나 최상덕 코치님, 라일 예이츠 코치님이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존 코치님은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공 한 개에 더블 플레이가 날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서 던져라"라고 말씀을 해주신다. 그 말을 받아들이고 타자에 집중하니까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 담력보다는 승부욕이 있는 성격이고, 못 던져도 쉽게 잊어버리는 편인것 같다.
-올 시즌 두 달 정도를 돌아보며 만족스러웠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을 평가하자면.
▲아쉬운 게 훨씬 많다. 그런데 아쉬운 기억을 돌이켜보면 어떻게 던져야 할 지가 조금 보인다. 깔끔하게 이닝을 못 끝낼 때가 더 많았다. 선발이나 중간을 왔다갔다 하면서 솔직히 공을 던지는 밸런스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안 좋을 때는 공을 밀어넣기 바빴던 것 같다. 다른 마무리 투수들 공 던지는 영상 같은 걸 보면서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하기도 했다. 지금은 구속도 잘 나오는 거 같고, 변화구 컨트롤만 잡으면 될 거 같다.
-지금은 시즌 초반보다 밸런스가 잡혔나.
▲ 시즌 초반 엄청 안 좋았을때 코치님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다. 경기 나가기 전에 섀도 피칭도 많이 했다. 최상덕 코치님께서는 스트라이드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다. 누구는 작년 만큼 공이 안좋다고 하는데, 스스로는 만족하고 있다. 좀 더 힘 안 들이고 던질 수 있는 거 같다.
-작년에는 갓 입단을 한 신인이었는데, 올해 달라진 점이 있을까.
▲작년에는 나에 대한 분석이 안됐다. 나를 잘 몰랐던 게 있는데, 올해에는 작년에 던졌던 체인지업을 타자들이 참는다는 느낌이다. 스스로는 보기 불편했던 폼이 바뀌었다. 던지면서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코치님들이 많이 바꿔주셨다. 던지는 팔은 똑같은데 몸이 꼬이는 걸 없앴다. 지금 현재도 그렇고 나중을 위해서도 바뀐 폼이 좋을 것 같다.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는.
▲늘 똑같은 것 같다. 나가서 공격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점을 최소한으로 막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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