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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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아직 국가대표팀에 필요

기사입력 2005.02.04 01:42 / 기사수정 2005.02.04 01:42

이상규 기자
▲ 국가대표팀의 맏형 유상철
ⓒ2005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의 맏형이자 정신적 지주 '유비' 유상철(34). 얼마전 일본 J리그 챔피언 요코하마에서 친정팀 울산으로 이적하면서, 한동안 비난의 여론이 형성되었다. J리그에서 유상철을 받아주는 팀이 없기 때문에 K리그에 왔다, 유상철은 K리그를 무시한다 등에 이르기까지, K리그와 J리그 관련 구설수가 축구팬들 앞에서 오르내렸다.

그러나 유상철이 울산으로 이적한 이유는 이렇다. 2월 2일 <조이뉴스 24> 에서 유상철이 직접 작성한 기사에 의하면, "J리그의 2~3개팀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K리그로 돌아온 가장 큰 이유는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이 되는 독일월드컵을 어느 정도 고려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J리그에서 유상철을 영입하려고 했지만, 유상철은 독일 월드컵을 위해 K리그로 돌아온 것이었다. K리그에서 활약하면, 국가대표팀에 차출될 수 있는 기회가 해외파들 보다 더 많이 주어진다. 그만큼 독일 월드컵을 향한 유상철의 집념과 각오가 대단하다.

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수비수를 맡아왔던 유상철은 불안한 수비 운영을 펼친 허점을 드러냈다. 아직 부상에서 말끔히 회복되지 않은데다, 오는 2월 9일에 벌어지는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쿠웨이트전 풀타임 출전 여부가 미지수다. 더구나 유상철의 나이는 보통 노쇠화 시기가 다가오는 30대 중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상철은 왜 국가대표팀에 필요할까?


유상철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유상철은 11년전인 1994년 3월 5일 미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지금까지 117경기에 출전했으며,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 출전 경력이 있다.(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최종 엔트리 탈락)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A매치 출전 경력은 물론, 많은 국제 경기 경험을 쌓았다.

그런데 유상철 이외에 국가대표팀 수비수 명단에 포함된 박재홍을 비롯한 6명의 선수들 A매치 출전 기록을 모두 합해보면 54경기가 된다. 숫자를 2배 곱하더라도 유상철의 A매치 출전 숫자를 넘기지 못한다. 이들 중에서 26번 출전한 박재홍이 6명 중에서 가장 많이 A매치에 출전했으나, 유상철에 비해 4~5배 정도 밀린다.

26명 포함된 국가대표팀에서, 30대는 유상철과 이운재가 포함 되었다. 32세의 골키퍼 이운재는 유상철이 없을때 국가대표팀의 주장을 맡았으며, 유상철 처럼 선수들을 이끄는데 능한 선수다. 그러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의 포지션 특성상, 동료 선수들을 이끌기에는 필드 플레이어에 비해 한계가 있다.

오히려 그라운드에서 활발히 뛰는 유상철이 선수들을 이끄는데, 위치상 골키퍼보다 더 유리하다. 더구나 유상철은 이운재보다 더 많은 A매치 출전 경험을 쌓았다. 경기를 잘 풀어가기 위해서, 상대팀에 위기를 허용할 때 등의 상황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베테랑 중에서 가장 적격인 선수가 바로 유상철이다.

베테랑이 국가대표팀에 필요하면, 노정윤이나 서정원 등과 같은 K리그의 최고 노장급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다.(국가대표팀 은퇴한 현역 선수 포함) 그러나 유상철 만큼은 다르다. 유상철의 기량은 뚜렷한 노쇠 기미가 보이지 않은데다, 부상 이전에 강인한 체력을 보유한 선수중에 한명 이었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없이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다.


국가대표팀에는 제대로 된 리더가 필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포함된 팀이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정신력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거나, 팀을 통솔하는 제대로 된 리더가 없으면, 선수들은 경기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기량이 좋더라도 정신적인 부분에서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량이 한수 떨어져도 정신력이 강한 상대팀과 만나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물론 각종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미국 전지훈련에 포함된 20명의 국가대표팀 선수들 같은 경우, 기량을 떠나서 팀을 통솔하는 리더로 적격인 선수는 이운재 뿐이다. 그러나 이운재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선수들을 이끌기에는 위치상의 한계가 있다. 오히려 최근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유상철이 선수들을 이끄는데, 이운재보다 위치와 경험 면에서 더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유상철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리더십을 제대로 갖추었으며, 팀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질을 갖추었다. 국가대표팀의 맏형 또는 정신적 지주로 통할 정도로, 제대로 된 리더라고 볼 수 있다. 이운재 다음으로 29세의 김상식, 28세의 김남일과 이영표가 있다. 하지만 유상철에 비해 선수들을 활발이 이끄는 모습이 다소 소극적이다. 독일 월드컵 이후를 위해서라면, 김상식 등은 통솔력이 향상 되어야 한다.

이렇다할 전력 향상을 거두지 못했던 2001년 말과 2002년 초, 당시 국가대표팀에는 정신적 리더 부재라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부진 영향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제외된 정신적 지주 홍명보의 중요성이 서서히 부각 되었다. 홍명보는 다시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여 선수들을 잘 이끌어 전력 향상을 꾀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주장으로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다.

2002년 11월 20일 브라질전을 끝으로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홍명보 이후, 정신적 지주로 통하는 선수가 바로 유상철이다. 선수들을 독려하는데 능한 유상철 만큼 통솔력이 능한 리더는, 국가대표팀 내에서 드물다. 현 시점에서는 유상철이 국가대표팀을 이끌수 있는 제대로된 리더라고 볼 수 있다.


선수들의 활약이 살아날 수 있다.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이 쿠웨이트전에 출전할 경우, 부상 이전까지 국가대표팀에서 줄기차게 맡은 3백 라인의 중앙 포진이 유력하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수 등도 맡았지만, 한일 월드컵 이후에는 수비수로 더 많이 출전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국가대표팀과 아테네 올림픽 본선(와일드카드로 출전)에서 드러났듯이, 유상철이 3백 라인의 중앙에 포진되면 수비진의 균형이 무너지는 단점이 노출 되었다. 팀의 수비력은 불안정하고, 결국 수비진의 붕괴 및 실점 허용으로 이어졌다. 그 중심에는 유상철이 있었다.

유상철은 3백 중앙에 포진될 때 결정적인 실수를 노출했고, 볼처리가 불안했다. 대인 마크가 중원에 포진할 때에 비해 느슨하고, 수비 라인 조절에 허점을 드러냈다. 유상철의 3백 중앙 포진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수비력 불안이라는 과제를 안은 국가대표팀의 약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유상철의 3백 중앙 포진으로 수비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맹활약한 유경렬은 아직 A매치 4경기 출전에 불과하고, 성장중인 김진규는 아직 수비 운영이 불안하다. 꾸준히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던 박재홍의 수비력도 불안 요소. 전체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수비력을 펼쳤기 때문에, 국제 경기에서 능숙한 경기력을 과시할 수 있고 경험이 풍부한 유상철이 필요한 대목이다.

만약 한국이 쿠웨이트와의 전반전에서 좋은 경기 내용으로 풀어가지 못할 경우, 유상철이 후반전에 중원으로 올라가 선수들을 이끌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포진하는 중원은 가운데 자리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이끄는데 가장 편리하고 유리한 곳이다. 유상철이 잘 소화하는 포지션도 수비형 미드필더다. 이는 작년 아테네 올림픽 본선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 이었다.

유상철이 독려하면 선수들의 활약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팀 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유상철이 필요하다. 특히 위기시에 빛을 발하는 장점이 있어, 유상철의 기량을 극대화하여 노련미를 가미할 수 있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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