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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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들, 호소하다] "꿈 잃고, 무방비로 버려졌습니다"

기사입력 2017.05.24 10:30 / 기사수정 2017.05.24 10:12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무방비 상태로 버려진 느낌입니다."

최근 SBS 측은 '웃찾사-레전드매치'(이하 '웃찾사')가 오는 31일 왕중왕전 방송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종료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기약은 없다.

'웃찾사'에 출연 중인 개그맨들은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들은 바 없으며, 대학로에 위치한 소극장 '웃찾사 전용관' 또한 지난 20일 이후로 개그맨들의 발길이 끊겼다. 다음 시즌이 진행된다면, 개그맨들은 '웃찾사 전용관'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공연을 올릴테지만 현재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실상 '시즌 종료'가 아닌 '폐지'라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웃찾사' 폐지 소식에 개그맨 이용식과 엄용수는 SBS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개그맨들은 성명을 내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뿐만 아니라 타사 개그맨들 역시 슬픔을 함께 나누며 '웃찾사' 폐지 반대에 동참하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웃찾사'로 이적한 후 활발한 개그를 펼치던 김원효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 폐지와 관련한 상실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그렇게 됐다. 나도 큰 결정을 하고 SBS에 갔는데, 이렇게 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화가 나기 전에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나마 나는 다른 활동을 하고 있어서 괜찮은데 다른 친구들이나 후배들은 아무런 일자리가 없지 않나. 개그를 할 곳이 없다는 것이 버려진 느낌이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정종철이 이야기했던 티슈 이야기처럼 그런 느낌이다. 사실 개그 프로그램이 SBS 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국에서 효자 프로그램이었다. 최소한의 출연료로 최고의 효과 내고 있었는데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내쳐버리지 않았나. 방송 시간대도 정말 많이 옮겼다. 한 번 더 믿어주면 잘할텐데.."라며 "만약 폐지가 아닌 시즌제 종영이라면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를 하겠지만 통보 받은게 없다"고 시즌 종영이 아닌 폐지설에 힘을 실었다. 

또 김원효는 "공개 코미디가 어떻게 보면 예능의 등용문인데, 대학교에 개그학과가 생긴 걸 보면 그만큼 꿈을 꾸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제 꿈도 못 꾸게 생겼지 않았나"라며 "SBS 뿐만 아니라 모든 방송국에 바라는 점은, 개그맨들이 아이디어를 짜고 연기하는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믿어주는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믿어달라고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SBS 7기 공채 개그맨 윤성한 또한 친정인 '웃찾사' 폐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SNS에서 후배들이 글을 올린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 SBS가 신인 개그맨들을 많이 뽑아놨다. 그 친구들은 몇 년을 대학로 극장에서 준비하다 개그맨이 됐는데 방송도 못해보고 갈 곳 없어졌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개그맨은 잠깐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학로에서 몇 년을 준비해서 공채가 된 친구들이 많다. 나도 나지만 후배들이 많이 힘들 것 같다. 우리도 아직 '웃찾사' 출신으로 행사를 하는데 돌아가 무대가 없으니 추억 속으로 잊혀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SNS에 '이제 뭐하지?'라고 남기는 친구들이 많으니까 전화통화를 해봐도 자기네들이 뭐할지 모르겠다는 친구가 있더라. 잠이 안 온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다. 얼굴을 조금이라도 알린 친구들은 행사라도 할 수 있는데 아닌 친구들은 생활고로 빠질 수 있다. 정말 답답하고 착잡한 심경일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윤성한은 "대학로에 '웃찾사 전용관'도 없어진다고 하더라. 개그맨들이 일주일을 동고동락 하는 곳인데 그런 곳이 문을 닫으니까 이제 출근할 곳이 없어진 셈이다. 신인 친구들은 1~2년간 녹화장을 매일 가서 선배들을 하는 것을 보면서 배우는데 이제 출근할 곳을 잃게 됐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또 '웃찾사' 출신 중 익명을 요구한 한 개그맨은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민감한 문제라 언급하기가 꺼려진다. 내 입으로 말한다고 해서 개선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SBS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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