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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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결번의 의미

기사입력 2005.02.03 06:57 / 기사수정 2005.02.03 06:57

김성진 기자

얼마전 이탈리아 세리에A AC 밀란은 파올로 말디니의 배번인 3번을 영구 결번시킨다고 발표했다. 말디니는 이로서 프랑코 바레시(AC 밀란/6번), 디에고 마라도나(10번/나폴리), 루이지 리바(칼리아리/11번), 아우다이르(AS 로마/6번)에 이어 5번째 영구 결번의 주인공이 되었다.

말디니는 이탈리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로 세리에A에 데뷔한 지난 1984-1985 시즌부터 지금까지 AC 밀란 한 팀에서만 꾸준히 선수 생활을 해온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프랑코 바레시, 지아니 리베라등 AC 밀란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선수들과 함께 손꼽히기도 한다. 지난 20년 동안 AC 밀란의 수비진을 이끌면서 7번의 세리에A 우승과 1번의 코파 이탈리아 우승, 4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한 500경기가 넘는 세리에A 출장 기록은 기복없이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국내에도 영구 결번의 사례는 많이 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12번째 선수라고도 불리는 서포터즈에게 12번을 배정하면서 자연히 12번을 결번 시키는 것이 대부분이며 진정한 영구 결번은 2차례 있었다. 2차례 모두 부산 아이콘스에서 있었는데 바로 김주성과 송종국의 배번을 영구 결번 시킨 것이다.

김주성은 조선대를 졸업하고 대우에 입단한 1987년부터 1999년까지 12년간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신인왕, MVP 뿐만 아니라 1989년부터 3년간 연속으로 아시아 최우수 선수를 받는등 한국의 대표적인 축구 선수로 이름을 날렸으며 포지션을 수비수로 바꾼 1997년에는 소속팀의 4번째 리그 우승을 안겨주기도 했다. 부산은 김주성의 공로를 인정하여 그가 은퇴할때 그의 등번호인 16번을 영구 결번 시키며 그라운드를 떠나는 선수에 대한 예우를 해주었다.

3년뒤 부산은 다시한번 영구 결번을 하게 되는데 월드컵 종료후 폐예노르트로 이적했던 송종국의 24번을 결번한 것이다. 송종국은 연세대 졸업후 2001년 부산에 입단, 그 해 신인왕을 받은 것이 전부였을 뿐 월드컵으로 인한 차출로 소속팀에서의 1년 반이란 짧은 시간동안 팀에 기여를 한것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부산은 그의 스타성 하나만으로 그의 배번을 결번 시켰다.

유럽과 우리의 축구 역사, 문화의 차이가 크기에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듯 하다. 그러나 영구 결번이라는 것은 스타 선수에 대한 형식적인 이벤트가 아닌 오랫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오고 지역팬들에게 사랑받아온 프랜차이즈 선수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나타내기에 영구 결번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그 목적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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