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19 02:04 / 기사수정 2008.07.19 02:04
[엑스포츠뉴스=윤문용 기자] '34살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던 일본 최고의 외국인 타자'
많은 야구팬이 기억하기에 로베르토 페타지니(37)는 일본 최고의 용병타자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 기억 속에 페타지니는 일본야구에서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로베르토 페타지니이다.
99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입단하면서 시작된 페타지니의 일본 프로야구 생활은 황금빛 찬란한 시즌들이었다. 입단 첫해인 99년 44개 홈런 112타점을 기록한 페타지니는 이후 2004년까지 6년간 22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그 어떤 용병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보여주었다.
그런 그가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시작했고, 그 팀이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 였다. 보스턴 산하 포투켓 레드삭스(AAA)에서 그가 보여준 실력은 충분히 트리플A를 넘는 실력이었다. 포투켓에서 74경기에 나와 .327의 타율과 20개의 홈런, 69개의 타점을 기록했고, 콜업 된 보스턴 레드삭스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을 느낄만한 성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34살의 늦깎이 도전자에게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기만 했다.
어느 리그든 그러하겠지만, 특히 메이저리그는 실력만큼이나 팀 상황에 맞는 선수를 기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같은 포지션에 연봉이 월등히 많은 선수나, 좋은 포텐셜을 갖춘 유망주가 있는 경우에는 그들을 완벽히 압도할 정도의 성적이 아니라면 쉬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페타지니가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은 1루와 지명타자 자리뿐이었고, 당시 보스턴의 그 자리에는 케빈 밀라와 데이빗 오티즈가 있었다. 보스턴 선수로 출전하는 페타지니의 경기력은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 성적이었으나 그가 자리 잡기에 메이저리그의 벽은 너무도 높았고, 그런 페타지니를 보면서 왠지 모를 연민과 친근함을 느꼈었다.
처음 LG의 페타지니 영입기사를 보고는 믿기 힘들었다. '설마, 보스턴의 그 페타지니가 한국에?' 물론, 이전에 LG가 영입했던 많은 메이저리그보다 페타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에서 통산 223개의 홈런을 치고,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 했던(-물론, 부상과 NBP에서 뛰지 못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페타지니가 한국에 온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충격이었고 신선했다. 그리고 기대이상의 성적을 보여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생겨났었다.
초반의 장타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리그 적응을 마치며 최근 기대했던 만큼 최상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하던 페타지니는 LG가 보유했던 어떤 용병보다 훌륭한 성적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다.
그리고 그런 그를 LG는 꼭 잡아야 하며, 개인적으로 내년에도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는 페타지니를 보고 싶은 마음이다.
동계훈련과 전지훈련을 체계적으로 마치고 리그에 적응을 완벽히 끝낸 페타지니의 2009시즌은 99년 야쿠르트에서 보여주었던 성적을 10년 만에 한국에서 재현할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과 함께 말이다.
[사진=경기가 끝난 뒤 코치들과 손을 맞대고 있는 페타지니(C)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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