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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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현-신영록-서동현, 박성화 감독이 뽑을 '마지막 카드'는?

기사입력 2008.07.17 09:25 / 기사수정 2008.07.17 09:25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박주영과 이근호, 두 개의 카드가 결정된 지금, 단 하나 남은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세 공격수가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인다. 박성화 호에 승선하는 최후의 행운은 과연 누가 거머쥘 수 있을까.

과테말라와의 친선경기에서 올림픽 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은 이미 내정한 박주영과 이근호 대신, 양동현과 신영록을 공격 전면에 내세웠다. 단 하나 남은 공격 카드에 선발되기 위해선 이 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반드시 보여줘야만 한다. 과테말라 골키퍼 바로 앞, 같은 목표를 위해 양옆으로 나눠선 양동현과 신영록, 그리고 양동현의 부상으로 조기 투입된 서동현까지 마지막 한 장을 위한 보이지 않는 사투는 90분 내내 계속되었다.

양동현 : 부상에 울다

전반 초반부터 한국의 공격을 이끈 것은 양동현이었다. 만년 유망주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떼지 못한 양동현은 지난여름 입은 부상에서 벗어나 올 시즌 리그 9경기에 출전하며 부활의지를 보였다. 이 날 경기에서도 전반 초반부터 오른쪽 풀백 신광훈과 함께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양동현은 전반 2분 이청용의 프리킥을 받아 헤딩 슛을 시도하는 것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2분 간격으로 헤딩과 돌파를 통한 날카로운 공격으로 과테말라 문전을 노렸다.

그러나 결정력 부족은 양동현의 발목을 붙잡았다. 계속해서 만들어 낸 기회는 단 한 번도 골문을 관통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반 30분에는 부상을 입어, 서동현과 교체되고 말았다. 이 부상이 길어지면, 양동현은 올림픽 대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경기 종료 후 양동현은 왼쪽 발목에 아이싱을 잔뜩 매단 채 절뚝거리며 믹스드 존에 나타났다. 고통스러운 표정과 풀이 죽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플레이는 원하는 대로 잘 됐는데 부상 때문에 교체되어 아쉽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이번 부상으로 최종 선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예전에 입었던 부상이 나은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출전해 최종 선발에 한 발 짝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내일 결과를 기다려볼 예정이다.’라는 말을 남기고는 믹스드 존을 떠났다. 

신영록 : 보이지 않은 45분

양동현이 30분 동안 자신을 충실히 어필하는 동안 신영록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멍하니 45분을 보냈다. 몸이 무거운 듯 평소 같이 힘이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한 신영록은 또 다른 원톱인 양동현과의 호흡에도 문제를 보이며 자신을 둘러싼 답답함을 풀지 못했다. 전반 17분 양동현의 긴 패스를 헤딩으로 받으며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려던 순간, 부심인 오프 사이드를 선언, 공격 기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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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신영록은 과테말라 수비수에게 가지고 있던 공을 뺏기기도 하는 등 무거운 몸 상태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반 43분에는 골키퍼와 1대 1로 맞서는 상황에서도 골을 성공시키지 못해 와 스타디움이 탄식에 젖기도 했다. 결국, 45분 동안 킬러로서의 본능을 보이지 못한 신영록은 전반 종료 후 박주영과 교체되는 수모 아닌 수모를 겪었다. 박주영 투입 후 한국의 공격 전개 속도가 빨라지고 전체적인 공격력이 살아난 것을 감안하면, 신영록이 뛴 전반 45분은 그에게나 팀에게나 꽤 속 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서동현 : 축구 천재를 보여줘

최근 서동현을 대하는 수원 팬들의 태도는 두 가지로 갈린다. 그는 아직 피지 못한 '축구 천재' 다. 라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 라는 의견인데 축구 천재로 놓고 그를 보자면 그는 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양동현의 부상으로 투입된 전반 30분부터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에게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장면은, 걷고 있는 모습이었다. 피기엔 힘과 의지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패스의 날카로움이 떨어지기 시작하며 그의 움직임은 더욱 둔화하였다. 물론, 미들에서 무너진 패스워크가 그의 잘못은 아니지만, 제일 앞에 선 그는 제대로 된 돌파 시도마저 힘겨워 보였다. 그를 위한 공간이 만들어져도 마치 '이 공간' 같았다.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날아다니는 동안 그는 잠잠했다. 축구 천재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서동현은 '경기에 뛴 것만으로도 기쁘긴 하지만, 골을 넣지 못해 아쉽다. 100% 경기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더 열심히 해서 최종 선발에 이름을 올려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라는 말로 의지를 표현했다.

박성화 감독의 총애를 받는 박주영, 이근호가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보인데 비해 한창 감독 눈에 들어야 하는 세 공격수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선택은 박성화 감독의 손에 달렸지만, 단 하나의 빈자리는 쉽사리 채우기 힘들 전망이다.  

[사진= 단 하나 남은 공격수 자리를 노리는 예비 후보들, 좌측부터 양동현, 신영록, 서동현 (C)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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