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이정현-양희종의 KGC, '토종의 힘'으로 더 크게 빛났다

[엑스포츠뉴스 잠실실내체, 채정연 기자]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토종 선수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KGC의 우승은 불가능했다.

KGC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88-86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해낸 KGC는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6강부터 혈전을 치러온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은 6차전까지 진행되고 나서야 승자가 가려졌다. 삼성의 반격이 거셌지만 모든 선수가 영웅인 KGC를 막을 수는 없었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큰 프로농구에게 KGC의 '토종 라인'은 어느 팀보다도 돋보였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이정현, 오세근과 더불어 주장 양희종까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토종 센터 오세근은 부상에도 불구 코트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오세근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5차전까지 평균 득점 17.2점, 10.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 4차전 손가락 사이가 찢어지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외인 크레익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KGC의 우위를 이끌었다. 6차전에서도 오세근의 존재감은 빛났다. 오세근은 6차전에서 21득점을 몰아넣은 것은 물론 삼성 외인 크레익의 존재마저 지우며 든든히 골밑을 지켰다.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 MVP의 주인공이 되며 김주성 이후 처음으로 3개의 MVP를 휩쓴 선수가 됐다.

열정적인 이정현 역시 KGC에 없어서는 안될 자원이었다. 사익스가 부상으로 결장하며 비어있는 1번 자리까지 맡아 선수들을 이끈 이정현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평균 15.6득점 3.8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준수한 득점력과 더불어 야유 속에서도 꿋꿋하게 경기에 몰두하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6차전에서도 13득점 3리바운드로 궂은 일을 도맡았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주장 양희종의 헌신이 있었다. 양희종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결정적인 순간에 외곽슛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꿀 전환점을 마련했다. 3차전 3쿼터 때 나온 양희종의 3점슛 두 방은 수세에 몰리던 KGC를 구했다. 야유에 흔들리는 이정현을 다독이는 등 성숙한 주장의 모습도 보였다. 6차전에서는 득점까지 터졌다. 양희종은 무려 24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6차전 시작 전 만난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이 성한 곳이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오세근은 흉부 골절을 안고 있다. 양희종도 어깨와 발목이 좋지 않다"며 걱정했다. 그러나 부상 속에서도 꿋꿋하게 토종 선수들이 제 몫을 해냈고, 우승의 기쁨까지 안을 수 있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잠실실내체, 박지영 기자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