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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쇼타임' 테일러 영입, KGC 우승의 '신의 한 수'됐다

기사입력 2017.05.02 20:5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실내체, 채정연 기자] KGC의 '위험한 도박'은 결국 '신의 한 수'가 됐다. 마이클 테일러의 영입은 사이먼 한 명으로 버티던 KGC에 큰 힘이 됐고, 결국 우승을 안았다.

KGC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88-86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KGC는 오세근, 양희종 등 토종 선수들의 활약에 더불어 데이비드 사이먼, 마이클 테일러가 제 역할을 해내며 고대하던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동안 KGC의 외국인 선수는 사이먼 1명이나 마찬가지였다. 정규 시즌 동안 활약했던 키퍼 사익스가 1차전 후 부상으로 남은 경기를 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4차전까지 고민을 거듭하던 KGC는 사익스가 남은 경기에 투입될 수 없으니 휴식을 취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고, 대체 외인으로 테일러를 영입했다.

사상 초유의 '챔피언 결정전 외인 교체'에 많은 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선수 개인의 역량의 문제를 떠나, 챔피언결정전과 같은 큰 경기에 손발을 제대로 맞춰보지 않은 낯선 외국인 선수를 투입한다는 것이 도박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사이먼과 함께 성공적으로 챔피언결정전 여정을 치러 온 KGC로서는 조커 카드를 더 마련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경기 전 만난 김승기 감독은 "확실히 득점력이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을 경우 교체도 고려했다. 그만큼 KGC는 여유가 있었다.

테일러는 2쿼터 처음 코트를 밟았다. 그리고 투입되자마자 적극적으로 볼 다툼에 참여했고, 마치 야생마처럼 코트를 가로질러 단숨에 삼성 골밑을 공략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사이먼이 마무리지으며 2점이 추가됐다. 조금 뒤 삼성 수비수들의 견제를 가볍게 물리치고 더블클러치 득점을 성공시키는 장면 역시 압권이었다.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테일러는 삼성으로부터 파울도 이끌어냈다. 그리고 뒤이어 외곽에서 호쾌한 3점슛을 성공시키며 쳐져있던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렸다. 마치 리듬을 타듯 움직이는 테일러의 움직임과 골밑에서 버티고 있는 사이먼에게 전해주는 치명적인 패스에 삼성은 속절없이 실점했다.

2쿼터 테일러의 맹활약 덕분에 KGC는 내줬던 분위기를 찾아올 수 있었다. 이후 후반전 내내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주축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며 우승까지 해냈다. '무리한 시도'라고 여겼던 테일러는 조커 카드로서의 임무를 100% 해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잠실실내체, 박지영 기자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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