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아주 잠깐 소나기가 내린다는 얘기에 그래도 반신반의하며 우산을 가져갔지만 결국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었지요. 그래도 비가 한때 와서였는지, 온통 공기는 축축하고 끈적거렸습니다. 그라운드의 잔디도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요. 6월 25일 컵대회 이후 다시 만난 두 팀. 그때 대구는 3:4라는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지요. 본격적인 리그 경기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습니다.
▲경기 전 관중석에 붙어 있던 현수막. '장남석 국대 추진위원회' 란 말이 왠지 친근하게 들립니다.
▲경기 초반 두 팀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여러번 쏘아댄 슛은 다 상대 골키퍼들에게 번번이 막히곤 했고 제대로 골문까지 가지 못한 채 중간에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첫 골은 성남이 터뜨렸습니다. 모따는 대구 골키퍼와의 1:1상황에서 가볍게 볼을 찔러넣어 골을 만들어냈고,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 고마움을 표시했답니다.
▲ 전반 종료 직전, 김상식의 크로스를 받은 두두가 골을 성공시키며 성남은 2:0으로 달아납니다.
▲대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전반보다 더 매서워진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성남의 골문을 두드리던 중, 이근호가 헤딩골로 한 골을 만회했습니다. 상황이 급한지라 세레모니보다는 다시 제 위치로 돌아갔었지요. 이때까지만 해도 대구가 다시 추격하고 동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팬들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찌됐든 한골이라도 만회했으니까요.
▲그런 대구의 공격이 무색하게, 성남은 3번째 골을 터뜨립니다. 후반 27분, 교체투입되어 들어온 김동현과 모따가 패스를 주고받다가 모따의 중거리 슛팅이 대구의 골문을 갈랐습니다. 그리고 후반이 거의 끝나갈 무렵, 김동현의 패스를 받은 장학영도 골을 성공시킵니다.
▲정말 얼마나 골을 넣으려고 부단히도 노력했던가요. 하지만 대구의 공격은 번번이 중간에서 막히고, 골문 근처에서 막히는 등 정말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세번째 골을 실점했을때 잠깐 주춤하는 듯 했지만 몇번 있었던 기회조차 대구를 외면하는 것처럼 빗나가버리곤 했습니다. 본인들도 너무나 답답했는지 더욱더 내달렸지만 또한 마무리가 잘 되지 못하며 결국 한 골밖에 얻을 수 없었습니다.
확실히 성남은 이날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조금 아쉬웠던 건 그만큼 대구도 성남 못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지만 그것이 골로 나타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대구의 첫 골이 터졌을 때만 해도 그 기세를 몰아 두번째, 세번째 골까지 터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 건 비단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이날 유달리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인지, 공격력만큼은 폭발적이었던 대구가 정말 아쉽고 또 아쉬웠습니다.
경기 후 대구 선수들은 저마다 속상한 표정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서 더 답답해하며 2시간을 보냈던 대구 서포터즈들도 하나같이 속상하고, 속상한 표정이었고요. 덥고 습한 날씨, 비에 젖어 태클조차 잘 되지 않고 계속 미끄러지던 잔디던 가 괜시리 더 야속했던 날, 누구보다도 제일 아쉬운 2시간을 보냈을 대구, 그들에게 참 혹독한 시간이었을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