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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의 한 달①] SK 김성민의 패기 "안타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기사입력 2017.05.01 06:11 / 기사수정 2017.05.01 06:11

루키의 한 달 | 3월 31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순수 신인은 김명신(두산), 김성민(SK), 이정후(넥센), 장지훈(삼성), 홍현빈(kt)까지 5명이었다. 그리고 꼭 한 달이 지난 현재 1군 엔트리에는 이정후와 김성민 만이 남아있다. 장지훈은 오른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김명신은 경기 중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의의 부상으로 수술을 앞두고 있다. 홍현빈은 2군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1군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의 좌완투수 김성민(23)은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SK의 유니폼을 입은 순수 신인이긴 하지만, 프로 무대를 밟기까지 다른 선수들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거쳤다. 어쩌면 그렇기에 김성민의 발걸음은 더 힘차다. 

대구 상원고를 졸업한 김성민은 3학년 진학 전인 2012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입단을 추진하다 대한야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볼티모어와의 계약까지 어그러지면서 일본 후쿠오카 경제대에 진학했고, 2014년 징계가 해제된 뒤 지난해 SK의 지명을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국내 무대에 입성했다.

그리고 2016년 마무리캠프를 거쳐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트레이 힐만 감독의 눈에 든 김성민은 시즌 전 선발 자원으로 꼽히며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선발진에 합류하지는 못했지만 현재까지 중간 계투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 10경기 11⅔이닝 16피안타(3홈런) 9사사구 12탈삼진 9실점(8자책점) 평균자책점 6.17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데뷔 첫 등판은 4월 2일 문학 kt전, 1-7로 승부가 기울어진 9회초였다. 이날 김성민은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데뷔 첫 등판 당시에 대해 "머리 하얘져서 잘 기억 안난다. 그 때는 진짜 포수 미트 밖에 안보였다"고 웃으며 "몇 번이나 티비로 돌려보고 했는데도 기억이 잘 안난다. 그냥 '여기가 프로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후 시즌 1호 헤드샷 퇴장을 당하기도 하는 등 애를 먹었던 김성민이지만, 4월 13일 롯데전에서의 첫 홀드를 시작으로 6경기 연속 무자책점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김성민은 "내가 잘한 게 아닌 것 같다. 항상 위기 때 내려왔다"며 "선배님들이 장난식으로 '김만루', '만루변태' 이런 별명을 붙여주셨다. 이상하게 잘 하다가도 만루 만들어놓고 내려오게 되더라. 나 뒤에 올라가는 형들이 워낙 잘 막아주셔서 결과는 좋았다"고 얘기했다. 

그의 말마따나 입성과 동시에 순항을 할 만큼 프로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김성민은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박해민과 이승엽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1⅓이닝 5피안타(2홈런) 1볼넷 4실점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앞으로의 등판에 피가 되고 살이 될 경험이었다. 

김성민은 한 달 간의 경기를 돌아보며 "중간계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계투로서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는 길게 가나 짧게 가나 어떻게든 막아야하는데, 그런 점이 아쉽다"며 "아직은 적응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경기 나갈 때는 어떤 상황이든 점수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지난 날들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럼에도 김성민이 높은 평가를 받는 점은 바로 신인답지 않은 공격적이고 배짱있는 투구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김성민은 "피해 가는 건 싫다. 안타 맞거나 홈런 맞으면 내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볼넷을 주게 되면 결과가 안남더라. 뭔가 항상 찾고자 하다보니 강하게 밀어붙이게 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차라리 홈런 맞으면 맞는다' 이런식으로 던지다보니까 스스로 위축되는 상황들이 잘 없었다. 그런 면에서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물론 더 위협적인 투수가 되기 위해선 채워야할 것들이 많다. 그런 기술적, 혹은 정신적 요소들을 경기를 치르면서 배워나가고 있는 김성민이다. 그는 "아직도 마운드에 오르면 조금 떨리긴 하는데, 첫 경기 때와 비교해보면 지금은 생각하면서 던진다고 해야할까, 비교적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최고 140km/h 초반대의 구속에 대해서도 "구속은 운동 열심히 하면 나오는거라서, 열심히 하고 있다. 조금조금씩 올라오는 거 같다"고 전했다. 

올시즌 목표는 1군에서의 풀타임이다. 다른 욕심은 없다. 김성민은 "부상 안 당하고, 꾸준하게 하려고 한다"면서 "욕심을 내본적이 없다. 목표를 두고 하면 그걸 못 이루더라. 욕심내서 하면 안되는 타입인 것 같다. 그냥 그날그날 나에게 찾아오는 기회에 충실했을 때, 나중에 보면 뭔가가 생겨있었다"고 말했다. 

김성민은 자신의 모자에 '잘하자'라는 말과 함께 '대지자불기망'이라는 문장을 써놨다. 큰 뜻을 품은 사람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문장들을 보며 스스로 '위축되지 말자'고 다독인다. 그런 그에게 마운드에게 오르면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포수가 앉아있는 앞의 저 미트를 뚫어버리겠다. 그 생각 밖에 안한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그리고 이내 "아직 못 뚫어서 자꾸 만루가 되고 있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신인의 패기와 풋풋함이 함께 깃든 대답이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조은혜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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