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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의 클리닝타임] 두 '신입생'이 만들어 낸 값진 승리

기사입력 2008.07.02 09:15 / 기사수정 2008.07.02 09:15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고무적인 두 신입생의 활약'

선두 SK와 최하위 LG가 맞붙은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잠실경기에서 올 시즌 상대전적 1승 7패로 약세였던 LG가 SK를 4-2로 깔끔하게 물리치며 7월의 첫날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의 승리로 지긋지긋하게 이어오던 SK 전 6연패와 홈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이날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심수창(27)이었다. LG의 무너진 선발진을 구원하기 위해 얼마 전 2군에서 올라온 심수창은 6.1이닝 동안 6안타 만을 허용하는 짠물 피칭으로 2실점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향상된 위기관리 능력으로 SK 타선을 잠재웠다.

선발 투수인 심수창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아직은 줄무늬 유니폼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두 신입생'의 활약도 고무적이었다. 그 주인공은 지난 2년간 삼성의 주축투수로 활약했던 제이미 브라운을 대신하여 합류한 로베르토 페타지니(37)와 6월 3일 '옆집' 두산과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건너온 이재영(29)이었다.


'페타지니 효과'는 지금부터다


페타지니는 1999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44홈런을 때려내며 2001년 센트럴리그 MVP를 수상했고, 통산 0.317의 타율과 223홈런, 594타점을 기록했던 거포였다. LG로 건너오기 전 멕시칸리그에서는 37경기에 출장해 타율 0.372에 6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그의 커리어에서 보듯, LG가 페타지니에게 원했던 것은 '큰 것' 한방이었다. 당시 주포였던 최동수와 박용택의 부상으로 휑했던 클린업 트리오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주길 바랬다. 하지만, 페타지니는 '큰 것'보다는 '정교함'을 택했다. 전성기의 파워가 장착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적재적소에서 터뜨리는 적시타였다.

페타지니는 현재 144타석에 등장하여 44안타, 2홈런, 1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더 돋보이는 것은 삼진이 13개뿐이고, 볼넷이 23인 것이다. 1일 벌어진 경기에서 페타지니는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줬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페타지니는 케니 레이번의 초구를 공략하여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3회에는 무사 1,3루에서 1점을 더 달아나는 우중간 안타로 1타점을 기록했다. 3볼 상황에서 급급히 스트라이크를 던질 것을 노린 페타지니의 노림수가 주효했던 순간이었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타격감을 조율한 페타지니는 최근 역대 13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안치용과 '대기만성' 최동수와 함께 안정적인 클린업을 이루며 꼴찌 탈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LG 불펜의 핵이 되고 싶다


한 달 전의 트레이드 후 구멍 난 투수진에 한 줄기 희망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했던 이재영. 불펜진이 두꺼운 두산에서 자리 잡지 못하며 2군에서 전전하였지만, 직구 구위만큼은 아직 살아 있다고 판단한 LG는 그를 곧장 선발진으로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두산과 SK와의 2번의 원정경기에서 17점이나 허용하며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후, 계투진으로의 전환을 꾀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제 역할을 수행 내지 못한 채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2004년 두산의 허리를 책임지며 9승 7패 14홀드로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던 이재영을 기억하는 LG 팬들은 실망감에 빠졌고, 트레이드 이후의 손익계산서에서 대부분 모두 두산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렇게 무너질 이재영이 아니었다. 비록, 장기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늘 투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가슴속에 품고 있었다. 최근 5경기에서 7이닝 동안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며 가능성을 보였던 이재영은 1일 경기에서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공을 던지며 LG의 승리에 밑거름이 되었다.

오상민에 이어 등판한 이재영은 7회 1사 1,2루의 위기에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4번 타자 박재홍을 6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후속타자 최정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하긴 했지만, 박경완을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홀드를 추가했다. 지난 2004년 전성기 때의 투구에는 못 미쳤지만, 직구의 구위나 구속만큼은 현재 LG투수 중에 가장 좋은 모습이었다.


마무리를 맡던 우규민이 2군으로 내려가고 LG의 허리에서 '마당쇠' 역할을 하며 전천후로 뛰던 정재복이 임시 마무리 직을 맡았다. 그렇기에 이재영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재영의 활약은 탈꼴찌를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126게임 중 78게임을 소화해낸 LG 트윈스. 7위 우리 히어로즈와의 승차는 6.5게임차고, 4위 롯데와는 15게임차가 난다. 사실상, 이번 시즌은 접었을 수 밖에 없다는 주변의 평가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지만, 그들은 '프로'이기에 그럴 수 없다. '미라클' 이라는 단어를 빌려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필승을 다져야만 한다. '7월 대 반전'을 위해 이제는 진정한 LG맨이 된 두 '신입생' 페타지니와 이재영의 활약이 절실하다. 

[사진=(C) 로베르토 페타지니, 이재영 (LG 트윈스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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