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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름칠만 하면 남아공 정복도 가능

기사입력 2008.07.01 18:51 / 기사수정 2008.07.01 18:51

박중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중현 기자] 독일에게 이번 유로 2008은 아마도 21세기 들어 가장 기대되는 메이저 대회였을 것이다.

연일은 유로 대회에서의 실패를 뒤로하고 2년 전 자국에서 펼쳐졌던 대회에서 2년 뒤를 충분히 기대해보고도 남을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던 독일 대표팀은 3위라는 만족스런 성적을 받았고, 이 분위기는 곧바로 유로 2008 예선전으로 이어졌고, 팀의 중심이었던 발락이 장기 이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유로 2008 본선 무대 진출권을 따내며, 그 어느 때보다 독일의 7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던 대회였다.

물론, 독일은 개개인 선수들의 약점이 존재하는 팀이었지만, 축구는 팀 단위 스포츠가 아니었던가? 독일 대표팀의 유명한 응원가의 주제인 '함께라면 강합니다.'라는 말답게 독일은 팀으로서 매우 강력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이런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첫 상대였던 폴란드를 상대로 기분 좋은 완승을 하며 분위기를 이어나갔던 것이 사실.

하지만, 독일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마지막 경기였던 오스트리아를 상대로도 힘겨운 승리를 따내며, 과연 독일에 '우승 후보'가 걸맞은 이름인가? 라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었다. 우려와 비판 속에서도 독일은 토너먼트의 강자답게 포르투갈과 터키를 상대로 각각 8강, 4강에서 승리하며 결승전에 도달했고, 결국, 목표하던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스페인은 독일을 상대로 거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국 토레스의 감각적인 결승골로 인해 독일은 준우승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또 한 번 발락이 결승전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는 독일로서 훌륭한 성적표와 아쉬움이 뒤섞여 있는 대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이란 성적표로 21세기 들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이 사실이지만, 독일로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2006년 훌륭한 경기를 펼친 대부분의 선수가 참가했고, 그 전술 그대로 대회에 참가했지만, 변화가 없었던 독일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요아힘 뢰브 감독이 유럽팀들의 적극적인 변화에 제대로 응수하지 못했던 것. 뢰브 감독은 현재 2010년까지 재계약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남아공 월드컵까지 팀을 이끌 공산이 크다. 뢰브 감독은 2년 뒤에 열릴 남아공 월드컵을 위해서 과감하게 독일을 수술대 위에 올려야 할 필요성이 보인다. 뢰브는 과연 어떤 곳에 메스를 대어야 성공적인 독일을 이끌 수 있을까?

1. 세대교체 및 새로운 선수의 발굴
 
무엇보다 중원에서의 세대교체는 시급한 문제이다. 이미 2010년이 되면 34살이 될 발락과 동년배인 프링스가 월드컵에서조차 독일의 중원은 이끄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좀 더 젊은 선수들로 이들 선수들을 대체 해야 하는 것이 사실. 유력한 후보로는 지몬 롤페스나 팀 보로프스키, 혹은 이번 대회에서는 스쿼드에 포함 되지 못했지만, 여전히 독일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제바스티안 켈 등이 후보가 될 수가 있다.

특히 지몬 롤페스는 레버쿠젠에서 이번 시즌 걸출한 활약을 보이며, 포스트-발락으로 평가 받고 있는 선수.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게임 메이킹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선에서 1선으로 전진하여 골을 넣는 능력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는 점에서 차세대 독일 대표팀의 중원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인재로 평가된다. 팀 보로프스키 또한 2010년 월드컵이면 원숙한 기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보로프스키의 과제는 대형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적응 여부와 2년간 떨어졌다고 평가되는 그의 경기력을 추스르는 것이 보로프스키의 과제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제바스티안 켈의 경우 지난 2년간 장기 부상과 몇몇 잦은 부상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포텐셜을 터트리지 못했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여전히 몇몇 독일 인사들은 제바스티안 켈이 훌륭하게 토르스텐 프링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제바스티안 켈이 독일 대표팀의 주축이 되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의 맹활약뿐 아니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팀이 좀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유럽 대회에 노크해야만 제바스티안 켈의 독일 국대 승선이 가능할 것이다. 그 외에도 저메인 존스, 토마스 히츨스페르거, 파비앙 에른스트, 그리고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출전하고 있는 루카스 진키비쉬 등은 독일 중원의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싸울 것으로 예상되며, 신성 토니 크로스 또한 다음 월드컵을 노려볼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년 전부터 알 수 없는 후반기 부진에 시달리는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대체자 역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 결정적인 골들을 넣은 클로제지만 대회 전체적인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클로제의 대체자는 이번 대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독일에서 가장 촉망받는 스트라이커 중 하나인 마리오 고메즈가 있다.

또한, 이번 대회에 명함을 내밀지 못했지만 독일 국가 대표팀 스쿼드에 충분히 이름 올릴 자격이 있는 레버쿠젠의 슈테판 키슬링과 파트릭 헬메스 또한 가능성이 충분하다.

수비라인은 모두 2010년을 기약할 수 있는 나이의 선수들이라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새로운 선수들을 선발하며 완벽한 포백 라인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2008년 유로 대회에 나왔던 모든 선수가 좀 더 성장해야 하며, 리가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샬케의 하이코 베스터만이나 크리스티안 판더, 레버쿠젠의 곤잘로 카스트로, 뉘른베르크의 안드레아스 볼프는 대표팀의 새로운 이름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두 번의 메이저 대회의 골문을 준수한 활약으로 지켜준 옌스 레만의 No.1자리는 자연스럽게 하노버의 로베르트 엔케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물론 신성 레네 아들러나 샬케의 마누엘 노이어, 혹은 발렌시아의 티모 힐데브란트 역시도 충분히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팀 비제, 로만 바이덴펠러, 미카엘 렌징 등 독일은 골키퍼에 있어서는 선수 수급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자원이 있기 때문에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2. 창의적인 플레이어의 발굴

이번 독일 대표팀이 무기력한 플레이를 보여준 데 가장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는 창의적 플레이의 부족이었다. 2006년 월드컵에는 창의적이고 개인기에 능한  '화이트 브라질리언' 베른트 슈나이더가 있었지만 2008년 유로 대회에서의 독일에는 슈나이더가 빠진 상황, 이런 상황에서 뢰브는 슈나이더의 적절한 대체자를 구하지 못했고, 결국 이는 발락에 기대는 플레이를 가중시키며,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2010년 월드컵에는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며, 인재를 육성하고 발굴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열의 후보에는 이번 시즌 HSV에서 주전 한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피오트르 트로쵸프스키가 대표적이다.

2008년 유로 대회 스쿼드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던 트로쵸프스키는 앞으로 라파엘 반 더 바르트가 떠난 이후의 HSV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HSV에서 지속적인 리가 경험과 유럽 무대의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확고한 포텐셜을 터트린다면 대표팀에서도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번 대회 최종 스쿼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의 마르코 마린 또한 곧 경험하게 될 1부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독일 대표팀에 힘이 되어줄 카드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창의성이라는 단어와 가까운 편의 선수는 아니지만 윙어로서 스피드와 개인기를 갖추고 있는 슈투트가르트의 로베르트 힐베르트, 샬케의 알버트 슈트라이트 등은 독일 국가 대표팀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선수들이다.

독일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많은 개선의 여지를 남기면서 준우승을 차지하였다. 비교적 높은 성적이지만 독일 대표팀이 준우승에 만족할 것이라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않을 것이다. 독일은 언제나 우승을 목표로 해왔던 팀이며, 2010년 월드컵에는 반드시 우승컵을 손에 쥐기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독일 대표팀은 기름칠이 덜 된 새 전차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로 대부분의 포메이션이 짜져 있으며, 이 선수들은 2010년에 다시 한번 우승컵을 목표로 뛰게 될 것이다. 이들이 좀 더 높은 레벨에서 경험을 쌓고 감독인 뢰브가, 좀 더 선수들에 맞는 전술구상을 한다면 2010년 독일은 자신들의 가슴에 별을 하나 더 새길 수 있을 것이다.

[사진(C) 유로 2008 공식 홈페이지] 



박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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