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01 02:01 / 기사수정 2008.07.01 02:01
요한 크루이프 이후 제2의 드림팀으로 불리던 바르셀로나와 지난 시즌 예상 밖의 3위를 기록하며 경기 안팎으로 엉망진창의 시즌을 보낸 바르셀로나. 마치 드라마와도 같은 바르셀로나의 몇 년간의 흥망의 중심에는 호나우딩요가 존재하였다.
라이카르트, 4-3-3, 그리고 호나우딩요
윙 포워드로서 불만족스러운 사비올라와 저조한 활약을 보인 클루이베르트, 4-3-3전술을 지향하던 라이카르트에게 호나우딩요는 꼭 필요한 존재였다. 2004/05시즌부터 2005/06시즌까지의 2년간 챔피언 바르셀로나는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와 함께 당대 최고의 전력으로 평가된다. 마르퀘즈, 샤비, 데코의 유기적인 미드필더진은 전부 호나우딩요를 위해 활동하며 호나우디뉴의 아름다운 발놀림에 모든 수비수들의 눈이 현혹 당한 사이 에투와 지울리를 향한 한방의 패스, 그리고 그물망엔 공이 들어가 있었다.
라이카르트는 무링요와 함께 4-3-3전술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첼시의 4-3-3은 이기기 위해선 재미없는 축구라도 구사해야 한다는 무링요의 철학이 담긴 전술이다. 견고한 수비 아래 램파드와 발이 빠른 3 톱을 이용하여 역습에 의한 골로 승리하며 비록 팬들을 아쉽게 하는 수비위주 전술이지만 승점 3점을 얻는다. 그리고 우승.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4-3-3은 효율적인 공격을 추구하는 라이카르트의 철학이 드러난 전술이었다. 왼쪽에는 테크닉을 중심으로 한 호나우딩요가 수비수들을 끌어 모으며 공간을 창출해내고, 오른쪽 측면에 발이 빠른 지울리를 이용해 스트라이커 에투와 2선 침투하는 미드필더들에게 득점기회를 만들어주는 축구다. (이 4-3-3전술은 후에 베른트 슈스터의 레알 마드리드와 아라고네스의 스페인에 변형된 스타일로 사용되게 된다.)
당시 바르셀로나의 기세를 바로 보여주는 경기로는 역시 2005/06시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엘 클라시코를 뽑을 수 있다. 3-0의 스코어와 호나우딩요를 향한 레알 마드리드서포터들의 기립박수. 호나우딩요를 중심으로 측면에서 수비수들을 벗기고 한 번의 찔러주기로 득점기회를 만드는 바르셀로나의 주 전술 앞에 레알 마드리드는, 어린 세르히오 라모스는 무너졌고 이니에스타와 메씨는 호나우딩요의 주도 아래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하며 바르셀로나는 요한 크루이프의 드림팀 이후 제2의 드림팀이란 칭호와 함께 리가 2연패를 거머쥐었다. 호나우딩요는 리가가 끝난 후 외계인 군단 브라질의 월드컵우승을 위한 주축선수로서 독일로 향하게 된다.
외계인에서 당나귀로
독일월드컵에서 프랑스는 브라질을, 호나우딩요를 막는 방법을 제대로 보여줬다. 고립-그가 혼자 축구를 하게 하여라- 호나우딩요는 한두 명은 가볍게 제칠 수 있지만 결국 그가 혼자 축구를 한다는 것은 브라질에겐 의미가 없는 행위였다. 그런 방식으로 프랑스는 브라질을 산산이 조각내어 무너트렸고, 호나우딩요 역시 무너진 브라질과 함께 그대로 멈춰버렸다.
FIFA 올해의 선수상 3위에 올랐지만 그는 예전만큼의 역동성은 보여주지 못했다. 개인기는 여전했지만 돌파는 점점 막혀갔다. 이미 모든 팀들은 호나우딩요를, 바르셀로나의 4-3-3전술의 파해 법을 알고 있었다.
절대적인 능력을 보여줬던 2년과는 정반대로 바르셀로나는 실망스러운 2년간을 보내기 시작한다. 잇따른 새로 영입선수들의 실패와 함께 무너지는 경기력, 기존 톱스타의 부진, 그리고 불화. 마치 갈락티코의 이면과 함께 무너지는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모습을 바르셀로나가 보여줬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는 호나우딩요. 날마다 파티를 열고, 나태해진 훈련태도 앞에 동료의 차가운 외면, 그리고 부상. 불과 1년 후 그들이 다시 한번 맞은 엘 클라시코는 수만 명의 팬 앞에서 바르셀로나를, 호나우딩요를 고개 숙이게 할 수밖에 없었다. 라모스는 이미 호나우디뉴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다. 호나우디뉴는 그저 개인기와 킥 능력이 좋은 그저 그런 선수였다.
"돈만을 위해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검은 양이 있다."라 말한 에드미우손. "도저히 경기를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기에 일부러 부상이라 표기 후 제외한 선수가 있다."라는 어느 보드진의 발언. 팬들은 캄프 누에서 하얀 천을 휘날리기 시작했다. 그 선수가 누구라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이미 바르셀로나의 서포터들은 그에게, 바르셀로나에 실망하기 시작했다. 라이카르트는 사임하였고, 호나우딩요는 이적명단에 올랐다.
기로에 선 호나우딩요, 그의 선택은?
여러 스페인 언론에선 호나우디뉴에게 수많은 영입제의가 왔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호나우디뉴는 휴가와 함께 자신의 시그니쳐 축구화의 홍보를 위해 아시아에 머물고 있는 상태. 이번 아시아투어가 끝나면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 결정을 하게 될 것이다.
미래는 알 수 없다. 그가 다시 한번 부활하여 '외계인 호나우딩요'로 돌아올지, 결국엔 실패하여 ‘당나귀 호나우딩요'로서 그저 한때를 풍미한 축구선수로 남게 될지는 그 자신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파리 생제르망에서 바르셀로나의 계약서를 받아든 어린 브라질리언. 그 계약서는 결국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 브라질리언은 이번에 새로운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미래'는 계약서엔 쓰여있지 않다. 로니(호나우디뉴의 애칭), 그는 스스로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그 축구행성 외계인에게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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