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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잇뷰티' 오관진 PD가 직접 밝히는 '블테'부터 '베러걸스'까지

기사입력 2017.04.21 16:09 / 기사수정 2017.04.21 16:09

서재경 기자


'원조'의 맛은 뭔가 달라도 좀 다르다. 오랜 시간 버텨내며 쌓아온 그들만의 '내공'이 있으니 말이다.

뷰티 프로그램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겟잇뷰티(Get it beauty)' 역시 마찬가지다. 뒤 이어 우후죽순으로 생긴 수많은 뷰티 프로그램들 사이에서도 '블라인드 테스트' 코너와, 독특한 방청단인 '베러걸스' 등 겟잇뷰티 만의 특화된 구성으로 꾸준히 뷰티계의 왕좌를 지켜왔다.

아직은 조금 쌀쌀하던 3월의 어느 날, 겟잇뷰티 촬영 현장을 찾았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고 있는 오관진 PD에게 새로 시작한 '겟잇뷰티 2017'과 그간 겟잇뷰티를 둘러싸고 있던 의혹(?)과 진실에 대해 물었다.


Q. '겟잇뷰티' 연출은 언제부터 맡았나?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했다. 원래는 '채널 소녀시대'를 맡았었다."

Q. 남자 PD라 조금 의외다. 원래 뷰티 쪽에 관심이 있었나.

"뷰티 쪽에 관심이 있었다기 보다는 '겟잇뷰티'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여성들이 많이 흥미를 갖고 있는 프로그램이지 않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관심이 있었고, 기왕이면 재미있게 정보성에 치중하기 보단 예능 프로그램처럼 만들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맡게 됐다. 뷰티 팁과 더불어 재미 요소를 함께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다."

Q. 프로그램 제작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매년 가장 신경쓰는 건 블라인드 테스트다. 블라인드 테스트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린다." 

Q. 무엇을 기준으로 블라인드 테스트 할 다섯가지 제품을 선정하나.
 
"우선 백화점 판매 순위와 포털 사이트 판매 순위를 기준으로 한다. 그런데 판매 순위는 금액이 좌우하는 부분이 많아서 저렴한 제품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와 전문가나 아티스트의 추천을 포함시킨다. 종합적인 회의를 거쳐 선별하고 있다."

Q. 블라인드 테스트 제품은 어떤 식으로 수급 받는가?

"기본적으로 구매를 한다. 브랜드 쪽에 연락을 하긴 한다. 테스트용 제품만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그러나 지금 10년째 하면서도 금액을 받거나 한 적은 없다. 대체로 직접 구매한다고 보면된다."

Q. 블라인드 테스트에 대한 책임감이 무거울 것 같다.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가 '이 제품이 최고다'라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 제품에 대해선 분명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다만, 최선을 다해 우리만의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순위를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블라인드 테스트 할 때 시간도 오래 걸린다. 색조 제품은 바로바로 테스트 할 수 있지만, 기초 제품 라인은 최소 일주일 정도는 투자한다. 지난 클렌징 오일 편은 MC들이 녹화를 중단하고, 좀 더 테스트 해보고 싶다고 해서 한 주 더 미루기도 했다. 전문가들한테 함께 의뢰하기도 한다." 


Q. 이전 시즌에 비해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출연이 유독 많은 것 같다.

"그런 분들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하겠다는 건 아닌데, 시대가 많이 바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TV에서 뷰티 관련 정보를 얻는 것 보다 블로그나 포스팅, 동영상 등에서 얻는 부분이 많지 않나. 크리에이터를 원하는 시청자 분들의 니즈를 위해서 섭외했다. 이 전에 비해 (프로그램이) 젊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아티스트 선생님들하고만 진행을 하다가, 50:50 비율로 뷰티 크리에이터 분들도 출연한다. 크리에이터 분들은 트렌디하고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팁을 많이 주는 것 같다." 

Q. 뷰티 제품으로 실험도 많이 하던데. 기억에 남는 실험이 있나.

"실험 하기에 앞서 회의를 많이 한다. 작년에 수분 크림을 식빵에 발라서 오븐에 굽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웃음) 처음 이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경악을 금치못했는데, 시험 삼아 해보니 결과가 그럴듯 하더라. 그런데 방송에서는 시간을 재놓고 마냥 지켜보고 있을 순 없으니까 결과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작년에 명품 쿠션 팩트 실험했을 때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 때 제품 협찬이 이뤄지지 않아 쿠션 팩트를 오 백 만원어치 샀다. (웃음) 스태프들이 서울에 있는 백화점을 다 돌아 다니면서 샀는데, 브랜드에서 연락이 오더라. 리셀러인줄 알고. (웃음) 이렇게 구매한 쿠션 팩트의 용량을 알아보기 위해 A4 용지에 찍어보기도 하고, 직접 짜보기도 했다. 

사실, 이런 실험들이 과학적이라기 보다는 예시로 한 것이니 재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웃음)   

Q. PPL 관련 의혹이 정말 많았는데, '리셀러' 의혹까지 받은 것은 의외다. (웃음) 

"사실 시청자 분들이 그렇게 보셨다면 저희가 고민을 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다. 조금 더 제품을 보여주다 보니까 부각이 되는 것 같다." 


Q. 이번 시즌엔 이하늬를 제외한 MC진이 전면 교체됐다. 새 MC들 자랑을 한 마디씩 해준다면?

"MC분들이 참 고맙다. 산다라 박의 경우 본인이 메이크업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구에 관심이 많더라. 겟잇뷰티에서 기대보다 두 세배 이상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의욕도 많은 편이고, 해외 갈 때마다 제작진과 MC 선물을 사다줄 정도로 주변을 잘 챙긴다.

이세영은 지난 시즌 '토킹美러' 촬영 떄 봤는데, 그 때 '저 친구 뭐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정말 끼 많고, 상큼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같이 해볼까 생각했었다. 때마침 출연했던 드라마도 잘 됐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친구다.
 
세정은 정말 털털하다. 소속사에서 말릴 정도다. (웃음) 막내로서 합류를 늦게 했지만 잘 적응했다.

메인 MC 이하늬는 진행 능력이나 상황대처 능력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제작진과도 자주 소통한다. 아이디어도 계속 주고 받는다. 책임감이 강해서 겟잇뷰티에 정말 많은 애정을 쏟아준다. 

이 MC 조합이 안 맞아 보일 수도 있는데 의외로 빨리 친해졌다. 오늘도 회식이다. (웃음)" 

Q. 특히 이세영의 경우, '뷰알못(뷰티를 잘 알지 못하는)' 캐릭터라 의외였다. 

"일부러 그걸 노렸다. 뷰티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뷰티를 잘하는 사람만 나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복면가왕'에 노래 잘하는 심사위원단만 올 필욘 없지 않나. (웃음) 산다바 박, 이세영, 세정에게도 얘기했지만, 그들의 역할은 전문가가 아닌 시청자를 대변하는 것이다. 꼭 잘 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욘 없다고 생각한다. 이하늬가 중심을 잘 잡고 있기도 하고."


Q. 매회 주제는 어떤 식으로 정하고 있는지?

"주제는 시기를 고려해 몇 달간의 트렌드를 수집해 정하는 편이다. 한 두달 전부터 회의를 하고. 연초에는 트렌드를 짚어본다. 3월에는 봄ㆍ개강ㆍ환절기, 5월 되면 나들이 여름에는 바캉스 이런 식으로. 시즌에 맞춰서 시의성 있으면서도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가려 한다."

Q. '베러걸스'라는 독특한 형태의 방청객이 있다. 어떤 식으로 선정하나?

"베러걸스는 겟잇뷰티가 갖고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베러걸스를 선정할 때 신청한 분들을 다 받는 것이 아니다. 회차에 맞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그분들이 단순히 참여만 하는 것이 아니고, 밖에서도 겟잇뷰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계신다. 사실, 일산으로 스튜디오를 옮기면서 교통편이 불편해져 따로 상암에서 셔틀을 운행하고 있다. 그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웃음)" 

Q. 뷰티 프로그램이 정말 많이 생겨나고 있다. 겟잇뷰티만의 장점은 뭔가? 

"뷰티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PD로서 붐이 일었을 때 더 잘 된다고 생각한다. 각 채널의 특장점이 있을 거고. 동업자의 입장에서 하나의 장르가 함께 잘 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겟잇뷰티의 가장 큰 장점은 원조격이라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적으로는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코너가 시그니처 코너로 자리잡기도 했고. 겟잇뷰티의 정통성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겟잇뷰티에서 소개하는 제품은 그래도 믿을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아이덴티티. 그런게 차별점이 아닐까 싶다." 

Q. 이번 시즌부터 '뷰썰'이라는 새로운 코너가 생겼다.

"'뷰썰'은 다락방 같이 만들어진 세트 2층으로 올라가 촬영한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공간을 MC들이 정말 좋아한다. 친구들끼리 수다 떠는 느낌으로 방송한다더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겟잇뷰티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길 바라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방송이 됐음 좋겠다. 어떤 제품이 나오는지 막 체크하는 느낌보다는, 예능 프로그램 보듯이 '저런 제품도 있어?' 하면서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뷰티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음 좋겠다. 너그럽게 마음을 열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에디터 = 서재경
사진 = 서예진



서재경 기자 inseou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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