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시즌 2로 돌아온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이 연일 뜨거운 관심 속에 시청률 면에서도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인기의 바탕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던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시즌2에 접어 들면서 새로 등장하게 된 백일섭, 일라이, 정원관은 저마다 개성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대중의 관심을 주목시킨다.
▲ 졸혼 - 백일섭, 졸혼 후에야 깨닫는 사랑의 의미
먼저 백일섭은 '살림남2'를 통해 '졸혼'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브라운관에 가지고 왔다. 졸혼은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의 단어로 이혼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서로 법적인 부부관계는 유지하지만 독립된 주체로 살아가는 것.
TV를 통해 흔히 생산되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는 사랑의 중년 부부들과 달리, 관계에 지쳐 졸혼을 택한 백일섭 부부의 삶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40년의 결혼 생활을 졸업하고 혼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백일섭을 향한 응원이 많았고, 졸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도 공감이 쏟아졌다.
하지만 백일섭은 지난 12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졸혼' 이야기를 그만하겠다고 선언했다. 졸혼보다 강아지 제니, 아들과의 관계 변화 등으로 배워가는 가족애를 강조하고 싶다는 것. 흔히들 인생 2막이라 부르는 결혼 생활이 지나고, 새로운 사랑을 배우는 인생 3막이 시작됐다. 배우자가 아니더라도 사랑할 대상이 여전히 많은 백일섭의 인생에 따스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조혼 - 일라이, 모든 게 서툰 20대 아빠의 성장기
91년생 일라이는 벌써 결혼 3년차다. 또 그는 현역 아이돌 최초로 유부남이 된 '유부돌'의 대명사기도 하다. 현역 아이돌로 한창 활동하던 중 일라이는 지난 2015년 SNS를 통해 결혼과 임신 사실을 공개했고, 이는 둘의 부모님까지 몰랐던 깜짝 결혼이었다.
결혼 후 많은 팬들이 돌아섰지만, 사랑꾼 일라이는 이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결혼을 결심한 것도, 발표한 것도 모두 아내 지연수를 위해서였다. 그는 '살림남' 시즌 1에서부터 아내와 아들을 향한 극진한 사랑으로 주목받았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모두에게 인정을 받겠다는 그의 각오가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마냥 완벽한 남편은 아니다. 11세 연상의 아내 앞에서 때로는 철없는 모습을 보이며 조혼의 장단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는 오늘도 부부 생활과 육아, 그리고 인생에 대해 하나씩 배워가는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남편, 아빠가 어디있으랴. 서툴게 시작했지만 게속 나아지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응원하게 된다.
▲ 만혼 - 정원관, 늦게 만나 더 소중한 사랑
지난 2013년 40대 후반의 나이에 결혼, 53세에 세 살 딸의 아빠가 된 정원관은 만혼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정원관과 아내의 나이 차는 무려 17세로, 잘 모르는 사람이 세 가족을 볼 때는 할아버지-엄마-딸로 셋의 관계를 오해하기도 한다고.
늦게서야 제 짝을 만났지만 정원관 부부는 현재 진심을 다해 사랑하며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 둘 사이에는 세간의 오해처럼 '돈' 같은 물질이 아닌 사랑만이 있었다. 아내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정원관을 선택했고, 정원관은 아내를 살뜰히 챙기며 결혼생활의 귀감이 되고 있다.
모든게 완벽해보이지만 만혼남 정원관에게는 떼 놓을 수 없는 걱정이 있다. 바로 16개월 딸과 자신의 나이 차이. 딸이 결혼할 때까지 건강하고 싶다는 그의 눈물어린 진심은 시청자들의 마음도 울렸다. 흔히 어린 아내를 만난 남자를 '승리자'로만 그리는 것과 달리 현실적인 문제와 걱정들까지 여과없이 보여주는 정원관의 삶은 그래서 더 진정성이 있고, 그렇기에 더 많은 이들의 응원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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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