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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다시 만난 '운명의 라이벌' 반 니 vs 앙리

기사입력 2008.06.13 18:24 / 기사수정 2008.06.13 18:24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이토록 오랜 기간 경쟁했던 라이벌이 또 있을까. 

'운명의 라이벌' 티에리 앙리(프랑스)와 루드 반 니스텔루이(네덜란드, 이하 반니)가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난다.

반니가 200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 이적하면서 시작되었던 둘의 경쟁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거쳐 유로 2008로 이어지고 있다. 둘의 라이벌 대결이 흥미로운 까닭은 항상 이들의 득점왕 경쟁과 소속팀의 우승 경쟁이 맞물려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맨유와 아스날이 2000년대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양분하던 시절과 앙리와 반니가 득점왕 경쟁의 양강(强)을 이루던 시절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2006년 반니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이 대결은 마침표를 찍는 듯했지만, 앙리가 2007년 레알 마드리드의 '숙적'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면서 승부는 다시 시작되었다. 그리고 유로 2008. 둘은 우승후보인 조국의 팀을 이끌고 '죽음의 조'에서의 생존 경쟁 한 가운데에서 다시 만났다.

 



득점 대결의 역사

EPL의 대결에선 앙리가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02년 앙리가 24골로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을 때 반니는 23골로 2위에 그쳤다. 리그 우승도 아스날의 것이었다. 2003년, 반니는 25골로 앙리를 한 골 차로 제치며 득점왕에 올랐고 맨유 역시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며 완벽한 복수에 성공한다.
 
그러나 2004년부터 득점왕은 모두 앙리의 자리였다. 앙리는 세 시즌 동안 30골, 25골, 27골을 넣으며 득점왕 3연패를 차지했다. 반면 반니는 20골(3위), 6골, 21골(2위)을 기록하며 앙리에 밀렸다. 잉글랜드에서의 마지막 해였던 05/06시즌에는 반니가 리그 초반 앙리의 부상을 틈타 득점왕 경쟁에서 독주를 펼쳐나갔다. 그러나 이후 알렉스 퍼거슨 감독(맨유)과의 불화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면서 앙리에게 리그 막판 득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반니는 마지막까지 ‘2인자’에 머무는 아쉬움을 남기며 프리미어리그를 떠났다.

06/07시즌을 앞두고 반니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이들의 득점왕 경쟁은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반니가 스페인 진출 첫 시즌에 25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르며 잉글랜드에서의 한을 풀었던 반면, 앙리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디디에 드록바(첼시)에게 득점왕을 내주었다. 앙리가 바르셀로나로 오면서 둘의 득점왕 경쟁은 다시 한번 불을 뿜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앙리가 예상 외의 부진을 겪고 반니는 시즌 중반 부상을 당하며 득점왕 경쟁에서 한 발씩 물러나게 됐다. 결국, 스페인에서의 첫 대결은 반니가 24경기 16골을 넣으며 30경기 12골의 앙리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챔피언스리그만큼은 반니의 승리했다. 반니는 53골로 팀 동료 라울 곤잘레스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통산 득점 2위에 올라있으며 02/03시즌에는 12골로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반니가 2002, 2003, 2005년 세 차례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반면, 앙리는 득점왕은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으며, 45골로 통산 득점 4위로 반니보다 한발 뒤져있다.
 
그렇다면, 유로에서는? 이번 대회 전까지 앙리는 두 번의 유로(2000, 2004)에 나와 5골을 기록했고 반니는 한 번의 유로(2004)에 나와 4골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반니가 득점을 올리며 둘은 5골로 동률을 이루게 됐다. 참고로 유로 대회 통산 최다 골 기록은 미셸 플라티니(프랑스)의 9골이다. 이 기록은 24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도 기록 경신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모두 조별리그에서 살아남는다는 조건하에서 있을법한 일이겠지만. 

맞대결의 역사

잉글랜드 시절 둘의 맞대결에서는 앙리의 완승이었다. 앙리는 맨유를 상대로 7골을 넣었지만 반니는 아스날에게 2골밖에 넣지 못했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벌어진 맞대결인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반니는 페널티킥으로 팀의 네 번째 골을 성공시켰고 앙리는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4-1로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함으로써 반니는 앙리에게 판정승을 거둔다.

맞대결에서 기록한 앙리의 8골은 모두 필드골이지만 반니는 3골 중 2골이 PK 골이었다. 둘의 득점왕 대결과 같은 시기의 우승 경쟁에서도 아스날은 리그 2회, FA컵 3회 우승을 달성했지만 맨유는 리그 1회, FA컵 1회에 그쳤다. 반니와 앙리가 유로나 월드컵 같은 메이저대회 본선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후의 승자는?

유로 2008에서의 상황은 앙리에게 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네덜란드는 이탈리아에 3-0으로 승리를 거두며 남은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승리하면 8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그러나 프랑스는 루마니아와 비기면서 만약 네덜란드를 이기지 못하면 이탈리아전을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 올해 가진 6경기에서 4골(그나마 두 골은 리베리의 PK 골이었다.) 밖에 넣지 못한 프랑스의 빈공을 타개하게 위해서도 앙리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반니 역시 현재 네덜란드의 상승세를 이어감과 동시에 다비드 비야(스페인), 루카스 포돌스키(독일) 등과의 득점왕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프랑스전에서의 득점과 팀 승리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많은 추측이 있지만 앙리는 올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반니는 레알 마드리드에 남을 것이다. 챔피언스리그가 있긴 하겠지만 그렇다면 앙리와 반니가 펼치는 직접적인 경쟁은 이번 유로 2008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과연 이번 맞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한 시대를 대표하는 두 스트라이커의 대결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네덜란드의 스트라이커 반 니스텔루이 (위쪽)  프랑스의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 (아래쪽) (C) 유로 2008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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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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