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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강팀 킬러' 루마니아 vs '약팀 징크스' 프랑스

기사입력 2008.06.09 13:17 / 기사수정 2008.06.09 13:17

전성호 기자


강팀 킬러, 루마니아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루마니아는 유로 2000에서도 이른바 '죽음의 조'에 속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루마니아가 있던 A조는 전 대회 우승국 독일,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피구를 앞세운 포르투갈이 있었다. 8강 진출 가능성은 바늘구멍만큼 작아 보였다. 그러나 루마니아는 선수로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운 '발칸의 마라도나' 게오르게 하지를 앞세워 독일과 1-1로 비긴 뒤 잉글랜드를 3-2로 잡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었다.

불운하게도 루마니아는 8년 만에 진출한 유로 2008에서도 죽음의 조에 걸려들었다. 이번 상황은 더 안 좋다. 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 준우승국 프랑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가 그들의 상대. 그러나 이들에 비해 루마니아는 개개인의 능력보다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전제적인 조직력이 강조되는 팀이다. 이 때문에 C조의 팀들은 루마니아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일례로 프랑스는 조직력이 강한 스코틀랜드에 조별예선에서 2패를 당했고, 네덜란드는 이미 조별예선에서 루마니아에 1무 1패를 당했다.

나머지 세 팀에 비해 메이저 대회의 큰 성과가 없었을 뿐 루마니아도 유럽 무대에서는 손꼽히는 '강팀'이다. 2006년에는 스페인을 원정에서 1-0으로 눌렀고 작년에는 네덜란드를 1-0으로 이겼다. 최근에는 잉글랜드를 제치고 유로무대에 올라선 '히딩크의' 러시아를 3-0, 몬테네그로를 4-0으로 완파하기도 했다. 조별예선 역시 네덜란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한 때 피파랭킹 7위까지 간 적이 있었다(현재 12위).

또한, 루마니아는 투철한 애국심과 함께 단합과 투지를 앞세워 경험의 부족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2002월드컵의 대한민국을 닮아있다. 이런 팀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를 낼지 모르는 법이다. 바로 이런 점들이 루마니아를 얕잡아 볼 수 없는 이유이다. 사실상 C조의 순위는 8년 전처럼 나머지 3개국이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얻어내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고, 프랑스는 그들의 첫 제물이 될지도 모른다.

 

루마니아를 이끄는 3인방

지난 유로 2000에서도 활약했던 아드리안 무투와 크리스타인 키부는 여전히 팀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무투는 첼시 시절 부진으로 부침을 겪다가 세리에 A 피오렌티아로 이적하면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무투는 힘과 스피드, 화려한 드리블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으며 강력하면서도 정교한 슈팅을 보여준다. 양발을 모두 사용하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슈팅을 쏟아내는 것도 강점이다. 무투는 루마니아에서 주로 왼쪽 날개나 처진 공격수로 활약하며 프랑스의 골문을 위협할 것이다.

루마니아의 주장이자 인터밀란에서 뛰는 키부는 기술이 좋고 냉철한 판단력과 결단력의 소유자다. 중앙과 왼쪽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낼 수 있으며 팀의 전담 키커도 맡고 있다. 중원에서 수비를 탄탄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공격 전개 능력도 좋다. 다만, 너무 자주 부서지는 그의 ‘유리 어깨’가 불안요소.

도린 고이안은 루마니아 수비 핵심이다. 194cm의 장신을 바탕으로 한 제공권은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빛을 발한다. 또한, 예선에서 반 니스텔루이, 베르바토프 등을 꽁꽁 묶으며 증명된 대인마크 능력도 갖고 있어 대회가 끝난 뒤 빅리그 팀들이 가장 탐낼만한 수비수로 손꼽힌다. 터프함과 경험을 갖춘 또 한 명의 장신 수비수 가브리엘 타마슈와 함께 강력한 수비조합을 보이며 프랑스의 막강 화력을 봉쇄할 것이다.  

‘약팀 징크스’에 시달려온 프랑스

98월드컵과 유로 2000을 동시 석권하면서 20세기 마지막 축구 본좌에 올랐던 프랑스지만, 21세기의 메이저대회에선 상대적으로 약한 팀에게 패배하는 ‘약팀 징크스’를 겪어왔다. 2002월드컵에서 세네갈에 0-1로 패배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유로2004 8강에선 그리스에 역시 0-1로 패배했다. 2006월드컵에서 결과적으로는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조별리그에서 스위스, 대한민국과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 조별예선에서도 스코틀랜드에 2패를 당하며 한때 탈락의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최근 남미 3개국과 가진 친선경기에서 2승 1무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내용 면에서는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포백 튀랑-갈라스-사뇰-아비달은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수비를 자랑하지만 고령화가 걱정되며 티에리 앙리와 니콜라스 아넬카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공격진은 화려함에 비해 최근 5경기에서 네 골 밖에 넣지 못하는 등 골결정력이 떨어지는 점이 불안하다. 주장 파트릭 비에이라가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인 점도 걱정. 이런 상황에서 C조에서 그나마 가장 약한 루마니아와 첫 경기를 치르는 것이 다행일 수도 있지만, 만약 ‘징크스’가 재현되며 덜미가 잡힌다면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진다. 

새로운 리더와 새로운 저격수

도메네크 감독의 보수적인 전술과 선수기용은 프랑스에 큰 변화를 허락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 넘게 프랑스 축구를 이끌어온 지네딘 지단의 은퇴 이후 왕좌를 물려받은 이는 '나폴레옹' 프랑크 리베리. 월드컵에서도 맹활약했고 폭발적인 드리블로 '페라-리베리'란 별명을 얻은 리베리는 오른쪽 미드필더로서 돌파 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거나 동료와의 세밀한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펼치는 등 지단과는 다른 스타일로 프랑스 공격을 이끈다. .

지단의 은퇴로 프랑스의 공격 전형 역시 투톱으로 변화했고 당초 그 주인으로는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가 꼽혔다. 또한, 지브릴 시세와 루이 사아 등이 이 둘을 받쳐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앙리를 제외하고 이들은 모두 유로 2008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신 ‘신성’ 카림 벤제마, 바페텡비 고미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벤제마는 프랑스 리그에서 개막과 함께 9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트라이커로 성장하며 '위대한 벤제마'란 별명까지 얻었다. 당초 트레제게 대신 대표팀에 발탁된 고미스에 대해선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고미스는 지난달 에콰도르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에 나와 환상적인 2골을 몰아치면서 골결정력 부족으로 근심하는 프랑스 대표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들이 유로 2004의 루니처럼 깜짝 활약을 보여주며 프랑스를 이끌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루마니아 '공격의 핵' 아드리안 무투(위쪽)  프랑스의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아래쪽) / (C) 유로 2008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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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유럽 축구 별들의 전쟁' 유로 2008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경기 보고 기사 쓰면 되고~' 나도 스타기자가 될 수 있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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