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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네덜란드 vs 이탈리아’

기사입력 2008.06.08 11:01 / 기사수정 2008.06.08 11:01

장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준영 기자]

무뎌진 창끝과 흠집난 방패

죽음의 C조인 이유에서일까?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는 개막 전부터 부상소식으로 감독들에게 골머리를 앓게 했다. 

네덜란드의 바벨(리버풀)과 이탈리아의 칸나바로(레알 마드리드)가 개막도 하기 전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것. 설상가상으로 네덜란드는 장딴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반 페르시에 이어 로벤까지 훈련 중 사타구니 부상을 당하며, 이탈리아와의 본선 첫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네덜란드는 원체 가진 공격자원이 즐비하고, 이탈리아 또한 수비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팀 전력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이탈리아의 방패를 뚫기 위해 창을 더욱 날카롭게 세워야 했던 네덜란드이지만 공교롭게도 이탈리아는 방패에 손상을 입었고 네덜란드는 창에 손상을 입은 것이 경기에서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지켜봐야겠다.

30년 동안 이탈리아를 이기지 못한 네덜란드의 설욕

네덜란드는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에 역전승을 거둔 후 30년간 승리가 없다. 

2무 6패를 당했고, 무승부 기록 중엔 뼈아픈 무승부 기록도 있다. 유로 2000 당시 공동 개최국이었던 네덜란드는 잠브로타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우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두 개나 실축한 후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승부차기는 무승부로 기록) 이번 대회 각각 월드컵에 이어 유럽을 제패하려는 이탈리아와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네덜란드의 각오는 남다르다. 

여기에 양팀 모두 유로 대회에서는 단 한 번밖에 우승(이탈리아 1968년, 네덜란드 1988년)을 거두지 못했던 만큼 네덜란드는 이탈리아와의 악연을 끊고 유럽 정벌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복안이고, 이탈리아는 네덜란드 보약을 먹고 세계에 이서 유럽을 제패하겠다는 기세다. 

서로 너무나 잘 아는 아주리군단과 오렌지군단

반바스텐 감독과 도나도니 감독은 현역시절 AC밀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이들은 1989년 AC밀란이 유럽을 제패할 때 팀의 주축 멤버로 활약했었다. 여기에 도나도니 감독은 네덜란드의 선수와도 인연이 있다. 현역 시절 1995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당시 AC 밀란 소속이었고, 그해 우승팀인 아약스의 골키퍼가 현 네덜란드 골키퍼인 반데사르였다. 마지막으로 반데사르는 이탈리아의 공격수 델 피에로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유벤투스에서 함께 생활했다. 감독과 선수들이 한데 얽혀 서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양팀이다.

신구 킬러들의 득점왕 경쟁

반 니스텔루이와 델 피에로는 유럽을 대표하는 골잡이들이다. 반 니스텔루이가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라면 델 피에로는 쉐도우 스트라이커가 윙어 역할을 하는 공격수였다. 반 니스텔루이가 올 시즌 부상에도 불구하고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공격 포인트를 사냥했지만 델 피에로 또한 지난 시즌 세리에 B 득점왕에 이어 올 시즌 세리에 A에서 19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에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선사했다. 어느덧 30대에 들어선 이들은 가진 기량과 클럽에서의 활약이 비추어 득점왕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

루카 토니와 카사노로 앞세운 이탈리아와 훈텔라르, 쿠이트를 앞세운 네덜란드의 신 득점왕 경쟁도 흥미롭다. 루카토니는 늦깎이 대표가 된 덕에 77년생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이 첫 유로 본선 무대이다. 현재 이탈리아의 원톱으로 나설 가능성이 가장 크다. 예선에서 6경기에 출전해 기록했고, 바이에른 뮌핸으로 이적한 올 시즌 21골을 터뜨리면서 득점왕에 등극했다. 말 많고 탈 많던 ‘악동’ 카사노도 이탈리아 대표팀에 승선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에 맞서는 훈텔라르는 ‘헌터’라는 별명답게 무서운 기세로 골 사냥을 벌이는 골잡이다. 이번 유로 2008에 출전하는 신예들 중 가장 높은 기대를 받는 선수 중 한 명인 훈텔라르가 조국의 30년 한을 푸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심사이다. 쿠이트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이 있는 만큼 득점왕 경쟁에 언제라도 뛰어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할 수 있겠다.

뒤바뀐 창과 방패?

이탈리아는 이번 유로 예선에서 22골 9실점을 기록했다. 2006년 당시 그 단단한 수비력으로 세계를 제패했기에 9실점이 다소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에게만 3점을 헌납했다는 사실도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카데나치오’가 2008년 들어 예리해진 네덜란드의 창을 막을 수 있는 지에 흥미를 더하는 부분이다. 반면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네덜란드는 유로 예선이서 15골 5실점을 기록했다. 기록 자체만 보면 양팀의 기록이 뒤바뀐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각각의 팀이 가진 성향과 반대되는 결과다. 하지만, 2008년에 치러진 5번의 평가전에서 13골 4실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본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사뭇 기대가 된다.

네덜란드 죽음의 조 역사

네덜란드는 2000년대 치러진 메이저 대회 죽음의 조 터줏대감이었다. 유로 2000 프랑스, 체코, 덴마크에 이어 유로 2004 독일, 체코, 라트비아와 같은 조였다. 2006년 월드컵에서는 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같은 조에 속해 매 대회 죽음의 조에 속했었다. 물론 네덜란드는 매 대회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강호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나, 조별리그에서 힘을 뺀 탓인지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 역시 네덜란드는 유럽 대회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죽음의 조에 속했다. 이번 대회 역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살아남는다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로 2008 본선 조별리그 C조 경기 네덜란드 vs 이탈리아 : 10일(화) 새벽 3시 45분 (한국시간)  

[사진 (C) 유로 2008 공식 홈페이지]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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