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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IA - 한화, 스포츠 정신을 잃은 추태

기사입력 2008.06.05 14:07 / 기사수정 2008.06.05 14:07

윤문용 기자

[엑스포츠뉴스=윤문용 기자] 'KBO 악용되는 규정은 보완해야'

지난 밤(5일) 기상청의 일기예보처럼 전국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이로인해 예정되었던 프로야구 경기 중 광주 KIA-한화 전을 제외한 3경기는 우천으로 인한 취소가 결정되었다. 

광주에도 비가 오락가락했으나 충분히 경기를 할 수 있는 정도이기에 경기는 정상적으로 속행되었고, 경기는 1회와 2회 장성호 선수의 만루 홈런을 포함 대거 6득점을 올린 KIA가 크게 앞서는 상황이었다. 



▲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를 하고 있는 야구팬들

문제는 4회 말 발생하는데, 6대1로 앞선 상황에서 KIA 타자들은 5회까지 얼른 마치기 위해(KBO 정식경기의 콜드경기에 대한 규칙을 보면 5회를 마친 경기, 5회말 홈팀이 앞선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성의없는 스윙과 타격을 보인다.

첫 타자 이용규 선수, 이종범 선수, 장성호 선수 모두 1, 2회에 보였던 날카로운 스윙은 보이지 않고 엉덩이를 쭉 빼고 성의없이 맞추는 모습을 보였고, 주루 플레이 역시 마치 조깅나온 것처럼 1루 쪽으로 뛰어갔다. 이제 한화 투수 마정길 선수도 경기를 길게 가져가기 위해 장성호 선수의 투수 땅볼을 고의로 처리하지 않는 추태를 보인다. KIA에서는 한술 더 떠 1사 1-3루 상황에서 등장한 4번타자 이재주 선수와 5번타자 김원섭 선수가 터무니없는 공에 3번 방망이를 휘두르고 이닝을 종료시켰다.

2007년 10년 만에 400만 관중을 동원하고, 올 시즌 500만 관중 부활을 꿈꾸는 프로야구의 실태다.

눈앞에 1승과 1패에 연연해 스포츠 정신을 철저하게 짓밟은 행태는 분명히 강력한 징계로 처벌해야 할 것이다.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고 하지만, 그들은 프로 이전에 스포츠 선수이며, 프로이기에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위를 고의로 저질러 실망감을 주어서는 프로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비단 오늘(5일) 경기뿐만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너무나 노골적으로 나타나 문제가 일어나고 있지만, 돔구장이 없는 현실과 비가 자주 내리는 날씨의 변화로 경기 중 비가 오거나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일 경우에는 이러한 모습이 종종 내비쳐지고는 한다.

이기고 있는 팀은 점수를 더 뽑을 생각보다는 얼른 이닝을 종료시키고자 하고, 지고 있는 팀에서는 점수를 내서 따라잡을 생각보다는 5회 이전에 종료돼 노게임 선언이 되기를 바라며 다소 지연하는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KBO는 관련 규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정규 이닝을 시작하면 되도록 끝까지 지속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각 구장이 MLB에서 사용하는 내야를 모두 덮는 방수포를 구비하는 것을 의무사항으로 하고, 심판으로 하여금 이러한 행태를 보이는 선수에게는 바로 제지, 징계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원하지만, 또한 프로다운 경기, 재미있는 경기, 납득이 갈 수 있는 경기를 원한다. 프로선수라면 프로선수답게 코칭스태프 역시 자신들이 프로라는 인식을 갖고 좀 더 프로다운, 스포츠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500만 관중으로 가는 정도이고 지름길이 아닌가 한다.



윤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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