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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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기력에 놀라고, 추태에 한 번 더 놀라다

기사입력 2008.05.25 01:40 / 기사수정 2008.05.25 01:40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이현석 기자] 지난 24일 K-리그 11라운드가 펼쳐진 수원 월드컵 경기장엔 3만 8천여 명이 모여 이번시즌 수원의 최다 관중을 기록하였다. 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두 팀의 경기라는 점과, 지난 시즌 PO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수원의 의지 때문에 그라운드와 관중석 모두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수원의 선이 굵은 축구와 포항의 세밀한 축구의 대결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이 즐겁게 만들었다. 나 또한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경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수원과 포항이 보여주는 재밌는 축구에 놀라며, K-리그도 충분히 재밌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포항의 조성환이 보여준 추태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추태'는 후반 25분 양상민의 롱 패스를 이어받은 에두가 포항의 김지혁을 제치며 골을 기록한 후 나왔다.


에두가 골을 기록하자, 포항의 조성환은 심판에게 오프사이드를 주장하며 거칠게 항의하였고 마침내 퇴장을 당했다. 조성환은 심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다. 경고를 받은 후에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조성환은 유니폼의 상의를 벗어 던지며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이에 최광보 주심은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 심판에게 욕설을 포함한 거친 항의를 하고  그라운드를 무단이탈한 조성환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최광보 주심이 조성환의 퇴장을 명령하자 포항 팬들은 경기장에 물병과 의자를 투척하며 경기 진행을 방해했다. 특히, 일부 포항 팬들이 경기장의 의자를 뜯어낸 후 투척하기도 하였다. 만약, 포항 팬들이 투척한 의자를 경기장에서 뛰고 있던 선수들이 맞았더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이러한 추태에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팬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심판에게 항의하며, 웃통을 벗어 던지며 그라운드를 무단이탈한 조성환의 그 행동은 '프로 축구선수'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였다.


우선, 부심이 내린 판정은 '규정'에 의하면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조성환은 감정에 치우쳐, 심판에게 욕설을 포함한 거친 항의를 하여 포항 팬들의 동요를 불러왔다. 조성환의 행동으로 인한 팬들의 동요는 올 시즌 프로축구연맹에서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경기장 오물 투척으로 이어졌다. 오물 투척으로 인해 원활한 경기진행이 어려워지게 되었고 자칫하면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었다.


또한, 조성환의 행동은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 모인 4만여 축구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었다. 이날 빅버드에 모인 팬들은 '축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지, '추태'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건 아니다. 이러한 조성환의 경기장 무단이탈, 그리고 유니폼을 던지는 무례한 행위는 '프로 선수'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프로 의식'을 지니지 못한 행위였다. 

지난 10월 방승환이 전남과의 FA컵 경기에서 유니폼을 벗어 던지며 심판에게 항의해 무려 12개월 출장정지라는 대한축구협회의 중징계를 받았다. 조성환도 방승환이 징계를 받은 것처럼 연맹 차원에서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 지난 사건이 '본보기'차원의 징계였다면, 이번 사건은 '실질적'차원의 더욱더 강력한 징계를 내려 '그라운드 추태'를 방지해야 한다.

예전 조성환의 인터뷰에서 '수원만 만나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다'라는 구절을 본 기억이 있다. ‘프로 축구선수’라면 옛 소속팀에 대한 미움을 '그라운드 추태'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속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멋진 모습이 아닐까?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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