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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초점] '귓속말' 박경수 표 촌철살인, 현 시국 꿰뚫다

기사입력 2017.03.29 11:59 / 기사수정 2017.03.29 11:59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박경수 작가의 펜 끝이 날카롭게 현실을 꿰뚫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에서는 법률회사 태백이 하는 일이 본격적으로 그려지며 태백에서부터 시작되는 사회 권력자들의 비리를 부각시켰다.

이동준(이상윤 분)은 태백의 대표 최일환(김갑수)의 딸 최수연(박세영)과 결혼하며 본격적으로 태백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신영주(이보영)은 이동준의 비서로 위장 취업, 그에게 아버지의 누명을 벗길 수 있는 증거를 수집하라고 종용했다.

이동준이 태백에서 처음으로 맡게된 일은 청룡전자의 매각이었다. 하지만 청룡전자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청룡전자의 해외 매각을 반대했다. 이에 강정일(권율)은 국민연금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이용해 이 일을 자신의 몫으로 되돌렸다.

완전히 대응되는 건 아니었지만 극 중 최고의 기업 청룡전자와 국민연금의 긴밀한 관계는 현재 우리나라를 뒤 흔들고 있는 모 기업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연상케 했다.

또한 정의로운 판사였던 이동준은 서서히 태백의 사람으로 변해갔다. 감옥에 있는 아버지 걱정에 하루라도 빨리 재심을 치뤄야하는 신영주가 이동준을 재촉하자 "기다려요"라고 단호하게 대처했다.

이에 신영주는 "기다려라. 가만히 있어라. 그 말을 들었던 아이들은 아직도 하늘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대사를 건넸다. 드라마와 현실의 비극이 맞물리는 순간이었다. 

이밖에도 대기업 회장의 미망인이 회사를 경영하다가 파산에까지 이르게 하는 모습이나, "국가 기밀도 들고 나가는 세상에" 등의 대사는 드라마보다 더 한 현 시국을 떠올리게했다.

사회 문제를 대본에 녹여내는 박경수 작가의 필력은 녹슬지 않았다. 법을 이용해 자신들의 사익을 취하는 법비를 비판하는 드라마 '귓속말'. 왜 박경수가 지금 '귓속말'을 쓰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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