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서진용이 SK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다. 이미 자신감은 충분해보였다.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SK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박희수의 부담을 덜기 위해 박희수를 셋업맨으로, 서진용을 마무리로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미 지난주 박희수를 마무리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상태였고, 팀에게 나름 큰 변화였기 때문에 힐만 감독은 조심스럽게 소식을 전했다.
박희수를 향한 신뢰 만큼이나 서진용을 향한 기대도 컸다. 힐만 감독은 "서진용이 스프링캠프를 훌륭히 치렀다. 이미 향후 팀의 마무리감으로 생각하고 있던 선수"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서진용은 '마무리 쇼케이스'라도 하듯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1이닝을 1탈삼진 퍼펙트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내며 믿음을 안겼다.
SK가 8회말 역전에 성공, 4-3으로 한 점 앞서있는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서진용은 한화 최윤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고, 차일목에게 2볼-2스트라이크에서 포크볼을 던져 삼진을 솎아냈다. 이어 허도환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깔끔하게 이날 경기를 끝냈다.
올시즌 마무리로 낙점을 받은 상태에서 한 등판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마음가짐이었다. 서진용은 "마운드 올라가는데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했다. 한 점 차로 이기고 있다보니 더 긴장이 되더라"며 "반드시 막겠다는 마음으로 등판했다"고 털어놨다.
오래 전부터 '마무리 투수가 목표'라고 말했던 서진용이었다. 그는 "경기 전 미팅을 한 뒤에 감독님께서 부르셔서 갔는데, 내게 마무리를 하고 싶냐고 여쭤보셨다. 그래서 하고 싶다고 했더니 갑자기 '네가 하라'고 하시더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서진용은 "어안이 벙벙했다"면서도 "좋았다"고 마무리를 맡게 된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빠르게 회복해 25경기를 소화한 서진용은 올시즌 더 강력해진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픈 곳도 전혀 없다. 수술 전 최고 150km/h까지 마크했던 서진용은 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서서히 구속을 끌어올리고 있다. 26일에는 최고 146km/h를 마크했다. 지난 경기보다 오른 수치다. 정규시즌 개막 후 더 오를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
또 직구와 포크볼 위주의 '투 피치'를 했던 서진용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하나의 구종을 더 장착했다. 서진용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직구 구위를 올리고 제구를 확실히 잡는데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또 캠프 때부터 슬라이더를 던져봤는데 포수들이 괜찮다고 해줘서 계속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전에서 던진 13개의 공 중 2구도 슬라이더였다.
임무는 부여받았고, 자신감도 차있다. 서진용은 "새로운 마음이다. 정규시즌에서도 지금처럼 열심히,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그는 "마무리로 시작을 해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위치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경기 나갔을 때 믿음을 주고 좋은 성과를 거둬야 마무리에 대한 신뢰가 더 커질 것"이라며 팀의 새로운 마무리로서 새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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