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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한국 대표팀의 주포, 문성민

기사입력 2008.04.18 08:28 / 기사수정 2008.04.18 08:2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할 출전권이 걸린 남자배구 올림픽 최종 예선전 엔트리 12명이 확정됐습니다.

지난해 월드컵에 참가한 대학생 선수 위주의 구성은 사라지고 예전이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노장들이 대거 포함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대학생으로 엔트리에 오른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라이트에서 주로 공격을 전담할 윙스파이커 문성민(22, 경기대)입니다. 대학생 선수 위주로 뽑혔던 월드컵 출전 엔트리 멤버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선수가 그이기도 합니다.

현재 한국남자대표팀은 지난해 월드컵에서 나타난 서브리시브 불안과 수비조직력의 붕괴, 그리고 2단 연결의 미흡과 경험이 풍부한 세터의 부재로 인해 단 2승밖에 못 거두는 초라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그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수비에 능통하고 2단 연결 등이 탁월한 석진욱(삼성화재)과 장광균(대한항공)을 뽑았습니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늘 공격의 해결사 노릇을 해줬던 한국 최고의 공격수인 이경수(LIG 손해보험)가 허리 부상으로 예전과 같은 호쾌한 공격력이 다소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국내 최고의 장신 레프트 공격수 중 한 명인 신영수는 국제대회에서 통할만한 높이와 파워는 갖췄지만 기복이 심하고 중요한 상황에서의 결정력 부재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비록 수비와 노련미는 늘어났다고는 하나 결정타를 날려줄 공격력의 문제는 현재 대표팀이 안고 있는 과제 중 하나입니다.

사실 국내리그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들 중, 국제무대에서 제대로 통할만한 선수들은 드뭅니다. 현재 유럽과 남미의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살펴보면 높이와 파워도 상당하지만 세계적으로 빨라지는 스피드까지 갖춰 그들의 공격력은 국내 선수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게 사실입니다.

특히 이번 예선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인 호주와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통할 공격수들이 있습니다. 호주는 이탈리아 리그를 비롯한 유럽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전멤버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는 그들이 자랑하는 레프트 주포인 이시지마 '고츠' 유스케를 비롯해 일본 최고의 스파이크 서버로 불리는 코시카와 유우, 그리고 대학생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인 시미즈 구니히로가 양쪽 대각에서 이상적인 공격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선수들을 뒷받침해줄 백전노장 공격수들도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공격진들은 서브의 강화로 일본의 세트플레이를 흔들어 놓고, 블로킹의 타이밍에만 집중한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해결사 노릇을 해줄 선수가 필요한데 이경수가 온전치 않은 현재로선 문성민이 한국국가대표 선수들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공격수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문성민은 이미 지난 월드컵 대회에서 국제무대에 경쟁력이 있고 통할 수 있는 한국 선수로 리베로인 여오현과 함께 유일하게 지목된 공격수입니다. 실제로 문성민은 한국이 월드컵 대회에서 2승을 거둔 팀인 튀니지 전과 푸에르토리코 전에서 모두 MVP를 차지했었고 득점 순위에서 8위에 오르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문성민이 국제무대에 나가서도 통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198cm의 신장을 가지고서도 놀라운 순발력과 스피드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볼을 때리는 스윙이 매우 빠르고 간결하며 움직임이 워낙 빨라 상대방의 블로킹들이 위치를 잡기도 전에 바로 스파이크를 때립니다.

여기에 블로킹 사이를 비집고 때리는 기교도 훌륭하며 타점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체공력이 워낙 좋아서 블로킹 타이밍을 맞추는 것도 매우 어려운 게 문성민의 장점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젊은 공격수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수비가 약하고 레프트로 뛰었을 때에는 서브리시브에서 난조를 보이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문성민과 마찬가지로 국제대회에서 위력을 발휘할 또 한 명의 공격수인 박철우(현대캐피탈)가 기흉수술 여파로 인해 빈 라이트 자리는 문성민의 몫이 될 것 같습니다. 현대 배구에서 라이트 공격수는 수비 부담이 적고, 공격 범위가 넓은데다가 볼을 때리는 횟수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팀의 주포가 됩니다.

문성민은 전문적인 라이트 공격수로 뛴 지난 월드컵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라이트 백어택 공격은 위력적이었으며 빠른 발을 이용한 이동 시간차 공격은 세계의 높은 블로커들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다만, 전위에 있을 때에는 라이트 오픈이 다소 약하고 레프트로 이동해서 때리는 부분이 많은 게 라이트 공격수로서 문성민이 지적받은 문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철우의 부재로 인해 구인난에 시달렸던 라이트를 지킬 선수로 문성민 만한 선수는 드뭅니다.

또한, 든든한 대선배인 후인정이 문성민과 함께 라이트에 포진해 있어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습니다. 문성민은 스피디하고 강한 파워를 앞세운 공격력도 일품이지만 그가 상대방 코트에 내리찍는 위력적인 스파이크 서브는 세계적인 수준이고 국내 선수들 가운데에선 단연 최고입니다.

한국의 대표팀이 늘 가지는 약점 중 하나는 서브의 강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늘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문성민 정도의 서브 강도를 갖춘 선수가 몇 명은 더 존재해야 한국이 유리하게 주도할 수 있는 배구를 국제무대에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성민은 손이 작고 허리가 좀 구부정한 상태의 체격 때문에 블로킹에 약하고 가끔 높이 싸움에서 지는 약점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198cm의 신장을 가진 선수가 이젠 은퇴한 전 국가대표선수인 신진식(전 삼성화재)에 버금갈 정도의 스피드를 갖춘 것은 참으로 이상적인 부분입니다.

문성민이 현재의 체격조건에 신진식이 지녔던 기본기마저 갖춘다면 그것은 문성민 개인의 발전뿐만이 아니라 한국배구의 발전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전이 일본에서 열렸을 때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 중, 신인 축에 들어간 신진식은 일본팀의 전설적인 공격수인 나카가이치 유이치와 신들린 득점 싸움을 하면서 결국엔 한국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 냈습니다.

지금 그 과정을 본다면 문성민은 신진식과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최태웅과 석진욱, 그리고 장광균과 최고의 리베로인 여오현 등이 충실한 기본기와 수비력으로 한국배구의 조직력을 살려준다면 문성민의 공격력 역시 한층 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고 적절한 선수 교체 운영을 통해 본선까지 큰 부상이 없도록 배려하는 점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남자팀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신구의 조화가 이상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모습이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다시 재현되길 바랍니다.

 [사진=대한민국 배구 대표팀 (C) 대한배구협회]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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