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금주 기자] '화랑' 남은 건 단 3회뿐인데, 이야기는 계속 맴돌고 있다.
13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 17회에서는 역병 치료제를 구한 선우(박서준 분), 삼맥종(박형식)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선우는 박영실(김창완)이 보낸 자객들 때문에 쓰러졌다. 뒤늦게 이를 안 아로(고아라)가 선우를 찾아갔지만, 숙명(서예지)과 선우가 입맞춤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선우는 태후(김지수)의 말을 떠올리며 아로를 멀리했다.
망망촌은 천인들은 역병 때문에 죽어가고 있었다. 박영실이 치료제를 쥐고 있는 통에 웃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상황. 위화공(성동일)은 이를 해결하라고 숙제를 냈고, 선우, 삼맥종(박형식), 수호(최민호), 여울(조윤우)이 나서 박영실 고방에서 치료제를 빼내 망망촌에 전달했다. 반류(도지한)도 도왔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생겼다. 삼맥종이 왕이 되는 환영을 본 태후(김지수)는 아로를 끌고 왔다. 태후는 "널 원화로 세울 것이다. 그리고 원화의 운명대로 살게 할 것이다"라고 명했다.
여자 주인공의 계속되는 위기
아로가 또 제물이 되게 생겼다. 극 초반 아로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생활력 강한 여성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아로는 위험에 노출되기만 하는 수준이다. 남자 주인공을 각성시키는 데만 활용되는 여자 주인공은 너무 진부한 설정이다. 아로가 태후에게 붙잡혀간 것만 여러 번. 특히 남부여 장면에선 화랑들이 화친을 맺으러 간 공주를 제치고 아로에게 달려가 원성을 샀다.
아로 일이라면 열 일 제치고 달려드는 선우의 감정선은 또 어떠한가. 아로와 선우가 마음을 확인한 건 낙마하고 정신을 잃은 선우가 아로에게 입을 맞추면서부터다. 두 사람의 마음이야 시청자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극 중에서는 너무나 급작스러운 전개였다. 아로에 대한 삼맥종의 감정은 세심하게 그려진 데 비해 선우는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삼맥종의 사랑도 그리 아름답게 그려지진 않는다. 갑자기 아로를 사랑하게 된 삼맥종은 극 초반 아로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제 키스까지 하며 자신의 감정을 강요했다. 이후에도 아로가 마음을 분명하게 표했음에도 불구, 삼맥종은 "여전히 못 잔다면 같이 자 줄래" 등의 말을 하며 일방적으로 내닫는다.
'화랑'은 빠진 채 반복되는 전개
그래도 선우와 아로의 알콩달콩한 모습이 꽤 보기 좋았다. 하지만 이어진 두 사람의 연애는 계속 같은 이야기만 반복 중이다. 선우는 아로의 신변이 걱정돼 거리를 두고, 아로는 그런 선우에게 사랑을 갈구한다. 급기야 이날 아로는 "무슨 사내가 저렇게 밀당을 하나"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삼맥종은 물론, 숙명까지 사랑 전쟁에 가세한 상황.
반복되는 사랑 이야기가 더 아쉬운 건, '화랑'이란 이름에 걸맞은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이다. 수호, 반류, 한성(김태형), 여울, 단세 등 화랑 개개인의 이야기가 좀 더 입체적으로 다뤄지고, 화랑들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 좀 더 풍부하게 그려졌다면. 선우와 아로의 밀당을 줄이고, 화랑들의 에피소드로 채워 넣었다면 어땠을까.
남은 건 3회, 배우들의 열연이 있기에
이제 남은 건 단 3회. 삼맥종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한 사람 늘었다. 풀어야 할 이야기가 한참 남았는데, 아직 왕 선언도 하지 못했다. '1,500년 전 신라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화랑들의 열정과 사랑, 성장을 그리는 청춘 드라마'라는 소개는 빛을 잃은 지 오래다.
하지만 지금까지 '화랑'을 지탱해준 배우들의 열연이 아직 남아있다. 눈빛 하나로 로맨스와 리더십을 완성해가는 박서준과 내면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박형식. 캐릭터에 최적화된 연기를 펼치는 도지한, 최민호, 조윤우, 김태형까지. 이제 곧 휘몰아칠 전개에 배우들이 어떤 연기를 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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