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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신들린 삼성화재의 막강 수비

기사입력 2008.04.10 18:15 / 기사수정 2008.04.10 18:1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삼성화재에서 40%에 가까운 공격점유율을 기록하는 안젤코는 부상의 소문이 사실로 여겨지듯 정규리그 때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타점이 낮아졌고 움직임과 볼을 때리는 타이밍도 느려보였습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치른 연습경기 때 발목 부상을 당했다는 말은 실제 안젤코의 움직임을 통해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현대캐피탈의 장신 블로커들은 안젤코가 즐겨 때리는 대각의 위치를 철저하게 봉쇄하며 전위 사이드 블로킹이 가장 좋은 후인정과 로드리고는 안젤코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습니다. 그렇게 해서 1세트동안 안젤코의 공격성공률은 30%대에 머물렀습니다. 물론 1세트의 승자는 현대캐피탈이었습니다.

안젤코 봉쇄에 성공한데다가 노장인 후인정과 로드리고는 초반에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며 결정타를 날려주었습니다. 여기에 중앙 속공과 수비도 잘 이루어지고 있으니 내심 현대캐피탈이 가지고 온 시나리오는 척척 맞아 들어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준비해온 전략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려면 범실의 수를 줄이면서 보다 신중하게 경기를 이끌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현대캐피탈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연속적으로 범실을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범실을 틈타 발목 부상 중으로 열흘간 제대로 뛰지 못해 체력적으로 완성돼 있지 못한 안젤코가 다시 살아날 기회를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의 흐름을 삼성화재 쪽으로 가져온 것은 바로 여오현과 석진욱, 손재홍 등의 수비진들이었습니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기록한 삼성화재의 총 디그 성공 횟수는 무려 89개에 달했습니다. 또한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세트에서만 기록한 디그만해도 39개를 기록하며 역대 한 세트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한 삼성화재에서 디그를 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가대표 리베로인 여오현이 19개를 성공한 것을 비롯해 석진욱이 17개, 손재홍이 15를 기록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터인 최태웅이 무려 16개의 디그를 기록한 것입니다. 주포인 안젤코마저 9개의 디그를 기록해 주전멤버들이 고른 활약을 보인 수비력은 현대캐피탈의 무수한 스파이크들을 코트에 부딪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3세트에서 하경민과 이선규의 중앙속공에 후인정의 분전, 그리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몇 번이나 잡아낸 블로킹을 기록한 현대캐피탈을 이길 수 있었던 부분은 바로 삼성화재의 거침없는 수비에 있었습니다. 당초 주포인 안젤코를 제외한 다른 노장들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따라서 시리즈의 향방이 갈린다고 예상했는데 3세트에서 보여준 최태웅과 손재홍, 석진욱의 빠른 이동 시간차 공격과 신들린 디그는 중앙속공과 블로킹이란 강점을 가지고 있던 현대캐피탈을 끝내 이겼습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와 마찬가지로 2세트도 거의 이길 수 있는 흐름으로 나갔지만 세트 막판에 투입된 박철우가 공격하려던 시에 사인미스로 범실을 저지른 후인정의 범실은 너무나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3세트에서도 결국 중요한 고비 점에서 범실을 이기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팀은 바로 삼성화재였습니다. 44분 동안 이어진 3세트의 혈전은 무려 41-39란 배구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엄청난 점수가 이어지는 동안에 보였던 삼성화재의 집중력은 참으로 무서웠습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여러모로 현대캐피탈이 2세트만 잡았다면 손쉽게 끝날 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안젤코를 봉쇄하고 기존에 현대가 가진 장점들이 위력을 발휘하며 이길 수 있었던 분위기로 흘렀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속출한 현대캐피탈의 범실과 삼성화재 노장선수들의 끈질긴 수비가 결국 1세트를 진 삼성화재가 3-1로 역전승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탄탄하게 엮어진 조직력과 수비가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다는 것을 이번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세트의 부진을 씻고 총 39득점을 올리며 공격 성공률 49%를 기록한 안젤코는 부상 투혼을 보여줬지만 역시나 정규리그 때와 같지 않은 그의 몸 상태와 막판에 현저히 힘들어하는 모습은 이번 시리즈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2차전에 대비해 현대캐피탈은 결정적인 순간에 어이없이 나타나는 범실을 줄이는 것이 우선 과제이고 현재 해결사 노릇을 해주는 후인정과 더불어 로드리고가 얼마나 팀에 기인하는 모습을 보일지도 관건입니다.

1차전의 승리자인 삼성화재는 안젤코를 활용한 다른 공격루트와 현재 정규리그에 비해 떨어져 있는 안젤코를 이용한 차선의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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