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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②] '도깨비' 박경혜 "처녀 귀신 연기, 대본에 답 있더라"

기사입력 2017.02.01 08:00 / 기사수정 2017.01.31 22:56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아낌없이 흘린 눈물 뒤에, 박경혜는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개성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처녀귀신 연기의 비결을 묻자, 마치 수능 전국 1등이 할 법한 답변이 돌아왔다. "대본을 많이 분석하자고 생각했어요."

"김은숙 작가님이 이미 매력적인 역할을 주셨어요. 대본에 캐릭터나 인물이 너무 상세히 잘 표현되어 있었고요. 처녀귀신이라는게 결국 사람이 죽은 거잖아요. 그래서 죽은 이유 같은 걸 대본에서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박경혜가 생각하고 연기한 처녀귀신은 정말 주인공 못지않게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설정되어 있었다. 죽기 전 굉장히 외로웠을 거라고, 그 원인은 남자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가족일 수도 있겠다고, 외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서 쓸쓸히 죽었을 거라고, 그래서 옷도 집에서 입는 옷을 입고 있었을 거라고……. 이렇게 탄탄하게 캐릭터를 만들어놓은 덕분일까. 박경혜는 "뒤로 갈수록 그냥 상황에 맞게 자연스러운 반응만 하면 연기가 됐다. 작가님과 대본에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도깨비'에 출연하는 배우인 동시에, '도깨비'의 가장 큰 팬이기도 했던 박경혜는 드라마를 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본방송 볼 시간이 없었을 법도 한데, 방송 날 촬영하면 이응복 감독이 모니터를 위해 배려해주기도 했다고.

"대본을 갖고 있긴 해도 멋있고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어요. 항상 기대하는 마음으로 봤어요. 은탁이에게 닥쳐오는 죽음, 김신이 느끼는 고독 같은 걸 지켜보면서 '죽음이란 뭘까' 생각했고, 내 삶과 인생에 대해 자각하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 많은 공감이 있지 않았을까요."

처녀귀신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처녀귀신의 정체 역시 '도깨비' 시청자의 큰 관심사가 됐었다. 처녀귀신이 간신을 데려오면서 악역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다. 박경혜도 처음엔 뒷이야기까진 알지 못했기 때문에 흥미진진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처녀귀신이 결국 이모(염혜란) 귀신을 데려가는 김은숙 작가의 전개에 감탄했다고.

"처녀귀신이 같이 갈 사람을 찾는다는 거 자체가 외로움을 많이 갖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끝까지 (저승으로) 못 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은탁이 아기 때부터 29살 때까지 곁에 있으면서 외로움이 자연스럽게 해소된 것 같아요. 이승에서 날 한 번이라도 봐줄 수 있는 친구가 생겼기 때문에 따로 한을 풀 필요가 없어진 거죠.

저도 어떻게 보면 은탁이한테 계속 의지하면서 같이 살아갔다고 생각해요. 떠나는 게 힘들고 마음 아프면서도 뿌듯했어요. 지켜줄 수 있어서 행복했고, 이모 캐릭터는 저도 얄밉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속 시원했고요. 처녀귀신은 좋은 일 많이 했으니 많이 사랑받는 사람으로 환생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마음을 달랬어요."

이제 처녀귀신이 아닌 박경혜로 돌아온 그는 언제 주어질지 모르는 다음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휴식을 마다하고 다시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박경혜의 가장 큰 목표는 단 세 글자, '꾸준히'다.

"지금은 어떤 걸 해보고 싶다기보다는 다양하게 많이 부딪혀 볼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든 반가워요. 지금은 기다리고 있는 마음이에요. 꾸준히 준비해야 하고요. 매력적인 캐릭터 만들어주신 김은숙 작가님, 캐스팅해주신 감독님, 배려해주신 스태프분들과 선배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잃지 않고 다짐 잃지 않고 꾸준히 하겠습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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