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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사자군단, "정상에서 포효하겠다"

기사입력 2008.03.26 00:34 / 기사수정 2008.03.26 00:34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2005년 '국보급 투수'로 명성을 날려온 선동열 감독이 삼성의 사령탑을 맡은 후, 강력한 투수력과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지키는 야구'를 선보이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하지만, 지난해 에이스인 배영수의 부재가 투수력의 붕괴로 이어져 정규시즌 4위에 머무르며 주저앉아야 했다. 올 시즌 배영수가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했고, 지난해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던 크루즈를 영입하면서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를 완성하여 올 시즌 다시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

'에이스의 귀환' 배영수의 귀환으로 안정된 마운드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년 만에 돌아온 배영수. 수술 후 조바심을 하지 않고 꾸준히 재활하며 몸을 만들면서 2008년만을 기다렸다.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하여 15이닝에 3자책점을 기록하며, 합격 판정을 받았다. 올 시즌 1선발 자리를 지키며 삼성의 선발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2선발은 플로리다에서 건너온 웨스 오버뮬러. 선동열 감독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선수가 오버뮬러다. 당초 2선발로서 역할을 다 하리라 생각했지만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의 난조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게 생겼다. 시범경기 2게임 등판해 8이닝 4자책점 평균자책점 4.50으로 선감독을 실망시켰다. 본인 자신은 시즌 개막에 맞추어 컨디션을 끌어올리리라 확신하고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3선발은 '느림의 미학' 전병호. 시범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풍부한 경험을 가진 노장이기에 선감독은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4선발은 '제2의 오승환'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는 윤성환. 지난해 6월 군에서 돌아오자마자, 굉장한 활약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선수. 36게임에 등판하여 3승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초토화된 삼성 불펜을 이끌었다. 주로 허리진에서 뛰었던 그이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 2게임에 선발등판하여 8과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으로 올 시즌 선발진에서 한 축을 담당하리라 기대된다.

5선발은 현재 선감독이 정현욱이냐, 조진호냐 저울질하고 있다. 조진호는 14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하며 선발진 진입에 청신호가 켜지는 듯했으나, 오랜 공백으로 인한 구위의 저하로 인해 선발진에 포함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욱은 전형적인 '마당쇠' 스타일의 투수로 체중을 실은 140km/h 후반대의 '돌직구'를 가지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굉장한 활약을 하지는 못했지만 기본적인 하드웨어와 강속구가 있기에 5선발로 낙점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2005년. 2006년 삼성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강력한 불펜이었다. 올 시즌 역시 삼성이 자랑하는 막강 불펜을 선보일 작정이다.

'3권'인 권오원, 권오준, 권혁과 더불어 겨우내 하체를 중점적으로 단련해 무서운 공을 뿌리고 있는 안지만. 좌완 차우찬, 조현근, 박성훈. 장충고를 졸업한 '묵직구' 최원제 까지 가세할 전망. 현재 권오준만이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여 고생하고 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올 시즌 삼성의 허리를 지키기 위해 컨디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마무리는 역시 '돌부처' 오승환. 2006년과 2007년 각각 47,40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왕에 오른 그이지만, 현재 페이스는 매우 좋지 못하다. 2년간 소속팀 삼성과 국가대표를 오가며 연투를 해온 탓에 몸에 과부하가 걸려버렸다.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올림픽 대표에서도 중도하차했으며, 국내 시범경기로 복귀해 2세이브를 올리긴 했지만, 롯데와의 경기에서 좀처럼 맞지 않는 연타를 맞으며 1실점을 하기도 했다.  예전에 타자에게 윽박지르는 그의 돌직구는 찾아 보기 힘들었다. 시즌 개막 후 오승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불펜의 총동원이 예상된다.

'최고의 폭발력을 가진 클린업 트리오 결성' -화끈한 타선

지난 시즌 3할2푼1리 22홈런 85타점으로 한화의 타선을 이끌었던 제이콥 크루즈가 삼성으로 이적함에 따라, 삼성은 8개 구단 중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를 결성하게 되었다. 경기에 출장하는 것 자체가 프로야구의 새로운 역사인 '양신' 양준혁. 전지훈련과 시범경기 동안 부진하였지만 시범경기 마지막 2경기에서 살아나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 장종훈의 340홈런에 9개를 남겨 두고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갱신할 수 있을 것이다.

4번 타자는 역시 심정수. 심정수 또한 통산 325홈런을 기록하고 있어 양준혁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 동안 41타석에 들어서서 12볼넷이나 얻어내며, 자신의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선구안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타율은 2할7푼6리로 평범하지만 장타율(0.655)과 출루율(0.488) 부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삼성 타선을 이끌어 갈 준비를 마쳤다.

양준혁과 심정수를 받쳐 줄 5번 타자는 크루즈. 지난해 한화에서 시즌 중반까지 폭발력 있는 타력으로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지만 고질적 부상과 체력저하로 인해 시즌 후반과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하자 한화는 그를 붙잡지 않았다. 그런 한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크루즈는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비록 홈런은 없었지만 35타수 13안타 3할7푼1리의 정교한 고감도 타격감을 선보였다.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가 형성되었지만,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바로 테이블 세터진. 7년 연속 삼성의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박한이가 지난 시즌부터 기량의 저하를 보이며 1번 타자의 몫인 출루의 역할을 제대로 행하지 못했다.

선감독의 공개적인 질타와 함께 전지훈련 기간 동안 신인 허승민과 군에서 복귀한 최형우, 동국대를 졸업한 이영욱 등이 두각을 나타내며 1번 타자 자리를 위협받은 박한이. 하지만, 시범경기 중간에 1군에 합류하여 괜찮은 활약을 보였고, 허승민, 최형우, 이영욱의 경험부족으로 인한 타격 부진으로 인해 결국은 1번 타자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강의 클린업을 가진 삼성 공격력의 '키워드'는 박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클린업 앞에 얼마나 많이 출루할 수 있느냐가 삼성의 타선 폭발의 관건이 될 것이다.

2번 타자는 신명철, 박종호, 기아에서 이적해온 손지환이 경쟁 구도를 펼치고 있지만, 3할2푼4리로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신명철이 우세하다. 유격수는 한국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박진만이 책임질 것이고, 3루는 부상에서 복귀하는 조동찬과 상무에서 맹활약을 하고 올림픽 대표 상비군에 포함되기도 했던 '예비역' 박석민이 경쟁하고 있다.

외야는 크루즈가 1루를 선호하고 있어, 심정수, 양준혁 중에 1명씩 각각 외야와 지명타자를 맡고, 중견수는 박한이, 그리고 나머지 1자리를 두고 허승민, 이영욱, 최형우, 이태호, 우동균등 젊은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포수는 안정적인 '안방마님' 진갑용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유능한 백업 포수인 현재윤이 3월 18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3루에서 홈으로 파고드는 유재웅과의 충돌로 왼 쇄골골절 판정을 받으며 4~6주간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밝혀져, 신인인 손승현 홀로 진갑용의 백업을 맡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3월 25일 있었던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8개 구단 감독들이 뽑은 올 시즌 4강 팀에 선감독 자신을 제외한 모든 감독에게 표를 받은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배영수의 귀환과 '미사일' 크루즈의 영입으로 인한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 그리고 풍부한 불펜 자원이 선동력의 효율적인 '지키는 야구' 스타일과 맞물려 올 시즌 삼성이 2년 만에 정상의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사진=위에서 부터 배영수, 크루즈 (C) 삼성라이온즈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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