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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향한 포츠머스의 꿈

기사입력 2008.03.23 01:15 / 기사수정 2008.03.23 01:15

이재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재호 기자]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에 토트넘의 홈구장인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있었던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토트넘과 포츠머스와의 경기가 2-0으로 토트넘의 승리로 끝난 것은 포츠머스의 팬들에게는 아쉬운 결과로 남을 것이다.

현재 아스톤 빌라, 맨체스터 시티 등과 치열한 UEFA컵 진출권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는 포츠머스로서는 승점 1점이라도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츠머스는 창단 후 지금까지 유럽 무대에 나서본 적이 없다. FA컵 무대에는 3번 결승전에 올라 1939년, 이전 설기현이 뛰었던 팀이기도 한 울버햄튼을 4-1로 꺾고 우승한 바 있으며, 포츠머스 역사상 딱 두 번 있었던 1부리그 우승은 2차 세계대전 직후였던 1948~1949시즌과 1949~1950시즌. 이후 그들은 2부에서 4부리그까지를 넘나들면서 어려운 세월을 보냈다. 70년대에는 클럽의 재정 문제 때문에 위기에 처하는 등, 포츠머스에는 암흑기였다.

이렇던 팀이 거듭난 것은 현재의 감독 해리 레드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였다. 레드냅 감독이 취임한 후, 포츠머스는 1년 만인 2002~2003시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뤄낸다. 프리미어리그 승격 후에는 하위권에서 고전했으나, 2006년 러시아의 부호 알렉산드르 가이다막이 구단주로 취임하면서 재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포츠머스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클럽 역사상 최초의 유럽 대항전 진출도 노려볼 수 있었던 성적이었지만, 아쉽게도 결국 승점 2점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따라서 이번 시즌, 특히나 시즌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포츠머스의 유럽 진출에 대한 열망은 그 누구보다 클 수밖에 없다.

포츠머스의 수비진에는 토트넘에서 아스날로 이적하면서 '유다'라고 불리며 토트넘 팬들의 증오의 대상이 되었던 잉글랜드 대표 출신 수비수 솔 캠벨이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골키퍼인 데이비드 제임스 역시 37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활약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최근 토트넘의 주전 골키퍼 로빈슨을 제치고 주전 골키퍼로 자리 잡았다.

미들진에서는 첼시에서 아스날을 거쳐 이적해온 라사나 디아라, 크로아티아 대표팀 미드필더 니코 크란차르 등이 활약하고 있다. 공격진에는 은완코 카누를 비롯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에서 영입한 저메인 데포가 뛰어난 활약을 해주고 있고, 리옹에서 임대해 온 밀란 바로쉬가 있다.

이번 시즌 포츠머스는 제임스의 놀라운 활약, 그리고 솔 캠벨이 이끄는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31경기 33실점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빅4'를 제외하면 포츠머스보다 실점이 적은 팀은 에버튼이 유일하다.

또한, 시즌 초반에는 홈에서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하면서 레드냅 감독의 고민거리가 되었지만, 시즌이 마무리되어가는 현재 포츠머스는 홈경기와 원정간 성적의 격차가 가장 적은 프리미어리그 팀 중 하나로 변모했다. 지난 FA컵 8강전, 원정팀의 무덤 올드 트래포드에서 리그 최고의 강팀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격파한 것은 이들의 저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포츠머스의 기회는 UEFA컵 진출권을 두고 경쟁하는 다른 두 팀에 비해 아직 많은 편이다. 현재 FA컵 준결승에 진출한 유일한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객관적인 전력상 다른 세 팀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FA컵 우승을 차지한다면, 리그 성적에 상관없이 UEFA컵 출전권이 보장되는 만큼, 포츠머스는 상대적으로 경쟁 클럽들에 비해 여유로운 입장이다.

그러나 마음을 놓기는 이른 상황. 리그에서는 토트넘에게 패배하면서 6위 자리가 위태로워졌으며, FA컵 역시 이번 시즌 FA컵이 이변의 연속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준결승이나 결승전에서는 포츠머스가 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레드냅 감독은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인 스티브 맥클라렌이 경질된 이후 잉글랜드 감독 물망에 오를 정도로 잉글랜드 안에서는 인정받고 있는 감독. 만약 이번 시즌 포츠머스를 성공적으로 유럽 무대로 이끌 수 있다면, 레드냅 감독 개인에게도 더 없는 명예가 될 것이다.

암흑의 반세기를 보내고, 21세기 들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는 포츠머스. 과연 다음 시즌 그들을 유럽 무대에서 볼 수 있을지, 포츠머스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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