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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베이징 행 티켓'을 노리는 여자 대표팀

기사입력 2008.03.05 16:40 / 기사수정 2008.03.05 16:40

조영준 기자

여자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한 임효숙(도로공사)
여자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한 임효숙(도로공사)

이제 7라운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2007~2008 NH농협 V리그는 플레이오프와 최종 챔피언 결정전만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현재 남자부 경기가 6라운드인 점을 감안한다면 여자부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더 일찍 리그를 끝마치게 되죠.

원인은 바로 5월 17일부터 25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벌어지는 올림픽 최종 예선전을 대비한 여자 대표팀의 훈련 기간을 보다 많이 주자는데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리그도 중요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배구란 스포츠는 올림픽 참가가 가장 중요하며 만약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할 경우 국내의 배구 열기 하락은 물론이거니와 국제적인 추세에도 뒤쳐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배구의 신흥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국가들이 많아지고 있는데다가 기존의 강호들은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워낙 국제적인 경쟁력이 심해지다 보니 올림픽 출전은 그만큼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2007~2008 V리그는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이 전 시즌보다 하향 평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부같은 경우는 기존 선수들의 이른 은퇴와 그 공백을 메우려는 새내기 선수들이 대거 V리그를 점령함에 따라서 여러모로 경기의 수준이 지난 시즌에 비해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올 시즌을 장악하고 있는 신인들이 몇 년 후 좀더 발전된 모습으로 성장한다면 V리그 여자부의 경기력은 한층 나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가장 중요한 올림픽 예선전이 바로 코 앞에 놓인 시점에서 이런 시즌을 보낸다는 것이 걱정거리로 작용합니다.

또한, 선수들의 신체적인 조건은 좋아졌어도 '라이벌' 일본에 비해 수비력과 기본기에서 크게 떨어지는 부분은 너무나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미 높이와 파워로 승부하기 어려운 아시아 선수들은 이러한 기본기와 수비력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국제적으로 대등한 경쟁력을 지닐 수 있습니다.

5일 대한배구협회는 불안요소를 안고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할 12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습니다. 당초 예비 명단을 봤을 때 확실히 뽑힐 선수가 뽑혔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여자대표팀 최종엔트리 12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터 - 김사니(KT&G 아리엘스), 한수지(현대건설 그린폭스)

윙스파이커 - 김연경, 황연주(이상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 김민지, 배유나(이상 GS 칼텍스), 임효숙(도로공사), 한유미(현대건설 그린폭스)

미들블로커 - 정대영(GS 칼텍스), 김세영(KT&G 아리엘스), 양효진(현대건설 그린폭스)

리베로 - 김해란(도로공사)

올 시즌 득점왕이 확실한 한송이(도로공사)가 시즌 후 받을 발목 수술 때문에 빠졌다는 부분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지만 지금 뛸 수 있는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최상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난해 11월에 벌어진 월드컵 대회 엔트리에 빠졌던 선수는 김민지와 임효숙, 그리고 양효진과 황연주 등 네 명의 선수입니다. 이 네 명의 추가가 변수로 작용할 텐데 무엇보다 김연경과 함께 레프트 자리에서 보조 공격수로 나설 김민지는 그렇다하더라도 임효숙의 선택은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지난번 월드컵 대회에서 리베로인 김해란과 함께 리시브를 전담해줄 윙스파이커의 부재가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한국팀이 강해질 수 있는 빠르고 조직적인 세트플레이를 생각한다면 무엇보다 리시브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오히려 주공격수인 김연경이 리시브를 전담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많은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이번 V리그 시즌에서 임효숙은 리시브 성공률 54%로 전체 5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프로 세 팀의 리베로인 남지연(GS 칼텍스), 임명옥(KT&G), 김해란(도로공사)과 리시브 4위를 달리고 있는 김연경에 이은 순위입니다.

후위에서 리시브도 잘해주면서 전위에 와서는 빠른 공격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임효숙을 지명한 것은 상당한 모험이라고 보이지만 현재 리시브가 떨어지는 대표팀의 선수 시스템을 살펴본다면 적절한 선택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미들블로커 양효진의 선택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비록 프로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한 신인이지만 191cm의 장신에 점프력도 좋은데다가 기존 주전 미들블로커인 김세영과 함께 높이로 중앙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들블로커 부분은 일본과 비교할 때 세터와 함께 가장 아쉬운 자리로 여겨지는 위치입니다. 욕심 같아선 일본대표팀의 미들블로커인 스기야마와 에리카같이 빠른 이동 속공능력을 지닌 미들블로커를 원했지만 현재 국내 프로팀의 미들블로커를 보면 아직도 중앙에서의 빠른 이동속공으로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수는 부족해 보입니다.

중앙에서의 다채로운 공격라인이 줄어든 대신 높이를 좀더 보강한 측면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지만 미들블로커에 있어서만큼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참가할 국가는 한국을 포함한 주최국인 일본, 태국, 카자흐스탄, 폴란드, 세르비아,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등 총 8개 팀입니다.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가 참가하는 남자대표팀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다는 여자대표팀이지만 태국과 카자흐스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이고 중남미 국가인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 공화국도 꼭 이겨야만 안정권에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 한국에 '10연패 굴욕'을 안기고 있는 일본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설욕을 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일본과 한국 대표팀의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한국팀이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올림픽 예선전에서는 어떤 상황이라도 1승을 추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절대로 물러설 수 없습니다.

공격력과 경기운영이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이 발전한 한송이가 빠진 것이 못내 아쉽긴 해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시즌 막판까지 온 것은 다행으로 여겨집니다.

국내리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올림픽 예선전에서 이 열두 명의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 꼭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기를 기원합니다.

<사진=임효숙, 한국배구연맹>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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