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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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틸] 일본 야구팬들의 설문 조사

기사입력 2008.03.04 12:20 / 기사수정 2008.03.04 12:20

박현철 기자

필자는 최근 재미있는 설문 조사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일본에서 발표한 '스포츠 선호도'에 관한 것인데요. '피식'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 것이 있어서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한 일본 언론지가 지난 2월 16~17일, 이틀에 걸쳐 '일본인의 스포츠 선호도'에 관한 조사를 펼친 후, 지난 3일 조사 결과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설문 결과 중 야구에 관련한 것만 추출해 보면 가장 좋아하는 프로야구 선수는 '타격의 달인' 스즈키 이치로(35. 시애틀 매리너스, 14.7% 득표율)가 선정되었으며 가장 좋아하는 프로야구 팀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22.2% 득표율)가 선정되었습니다.

요미우리를 위한 요미우리의 설문 조사?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설문을 주관한 언론사가 바로 '요미우리 신문'이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팀 선호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은 '야구는 흥미 없다.'(25.4%)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지요. 또한, '올 시즌 보고 싶은 것'을 꼽는 질문에는 '요미우리의 일본 시리즈 우승'이 22%의 득표율(2위)로 높은 지지를 얻었습니다.(1위는 신인 선수들의 활약-29%)

이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 한신 타이거스 팬은, "이거 뭐, 북한 선거도 아니고... 이걸 보고 좋아하는 거인 팬이 있다면 그야말로 '동네 바보'다."라며 비웃었습니다. 또 다른 한신 팬은 "이게 뭐지? 자기들이 조사하고 자기들이 띄워주는 것? 1위 하니 좋냐? 응?"이라는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한 요미우리 팬은 "북한 선거에서 대항마에게 12.6%(한신의 득표율입니다.)의 표를 주는가?"라고 항변했습니다만 이미 댓글의 대세는 '反 요미우리'페이스로 넘어 간 상태였습니다. 한 중년 야구팬은 "요미우리 신문의 기사는 믿을 수 없습니다. 신문사의 간판인 주필(와타나베 쓰네오 요미우리 구단주)이 정계와 야구계에 관련된 루머에 항상 휩싸였으니 말입니다."라며 비판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강인한 정신력', 스타들의 가장 큰 무기

역시 이치로는 일본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스타였습니다. 이치로는 14.7%의 득표율을 차지하며 전체 스포츠 스타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이에 대한 이견을 찾아 볼 수가 없더군요. 대다수가 "이치로는 노력하는 천재다. 그를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라는 의견을 보여주었습니다.

야구 선수 중 2위는 마쓰이 히데키(34. 뉴욕 양키스)로 7.3%의 득표를 얻어 전체 순위에서는 여자 피겨 스타 아사다 마오(18)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뒤를 보스턴 레드삭스의 'Dice-K' 마쓰자카 다이스케(28)가 차지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노모 히데오(40. 사진,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1.9%의 지지율로 전체 스포츠 스타 중 13위를 차지했다는 점입니다. 한 야구 팬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던 노모가 순위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아직도 야구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은 노모에게 박수를 보낸다."라며 놀라움을 표시했죠.

일본 야구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로 꼽은 상위 5명은 위에 언급된 4명 외에 한신 타이거스의 '형님' 가네모토 도모아키(40)가 꼽혔습니다. 5명은 모두 '정신력이 뛰어나고 강인하다.'라는 공통점을 지닌 선수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요.

이들 중 나태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만약 마쓰자카가 나약한 선수였다면 고시엔 9경기 연속 완투(춘계, 하계 포함)의 진기록은 나올 수 없었겠죠. 하루 1000개 가까이 스윙 연습을 했던 마쓰이의 신인 시절 일화나 가네모토의 '육체 개조 프로그램'은 일본 야구계의 '전설'중 하나입니다.

'혼의 야구'를 표방하는 일본. 자신을 던져 야구에 열중했던 그들의 성공은 국내 야구 팬들과 선수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기 충분합니다.

<사진=BASEBALL.JP>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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