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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오릭스의 추억과 롯데 자이언츠

기사입력 2008.02.22 13:12 / 기사수정 2008.02.22 13:12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2002' 시즌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팔로스)의 신임 감독 이시게 히로시는 선수들에게 많은 훈련량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른바, '자율 훈련'을 요구했던 것.

"너무 훈련량이 적은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이시게 감독은 "모두 프로 선수들입니다. 다른 팀 코칭스태프들처럼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잘 해 나갈 것입니다. 훈련량을 높이다가 주전 선수들의 부상 치레가 이어지면 곤란하지요."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2002' 시즌 오릭스 타선은 팀 타율 .235 102 팀 홈런 416 팀 타점이라는, 일본야구 사상 최악의 팀 타격을 선보이면서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시즌 개막 전 대학 팀에 0:3으로 영봉패할 정도였으니 오릭스의 타격 침체는 당연한 결과와 다름 없었다. 구대성(39. 한화 이글스)의 2002' 시즌을 본 야구 팬이라면 이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2007' 시즌 테리 콜린스 현 감독 또한 '선수들의 자율'에 맡겼다가 리그 최하위의 굴욕을 맛보았다. '다그치는 야구'에 익숙하던 오릭스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훈련량은 독이 되었다.

2008'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가 야심차게 영입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56. 사진). 일본 가고시마에서 훈련 중인 롯데 선수단에게 그가 주문하는 훈련량은 많지 않다. 훈련량에 있어서는 예전 오릭스의 방식과 별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롯데는 오릭스와 차이가 있다. 롯데의 경우는 선수 개개인의 약점을 짚어 '단순한 반복 훈련'이 아닌 '심층 지도'가 되고 있다. 로이스터 감독은 "잘못된 버릇을 안고 반복하며 훈련 시간을 소요해 봐야 소용없다. 하나를 가르치더라도 약점을 알고 그것을 선수 본인이 고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지론을 밝혔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올 시즌 선수단 상조회장을 맡게 된 외야수 정수근(31)은 "짧지만 집중적인 로이스터 감독의 방식이 마음에 든다. 로이스터 감독 아래서 어느 위치에서든지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2002년 초에 보았던 오릭스 야수진의 분위기는 다소 긴장감이 풀어진 듯한 상태였다. 스즈키 이치로(35. 시애틀 매리너스), 다구치 소(38.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이적으로 타선의 응집력이 약해지기도 했고 노장 후지이 야스오의 은퇴로 타선의 축도 사라져 위기에 직면한 상태였으나 훈련을 그럭저럭 끝내고 휴식 시간 한가롭게 담배를 태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롯데 선수단은 로이스터 감독의 '짧고 굵은' 스타일에 만족을 표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훈련량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선수단의 분위기는 많은 차이가 있다.

롯데와 오릭스의 순위 궤적은 2000년 이후로 비슷하게 그려지고 있다. 롯데가 페넌트레이스 5위로 올라서며 가능성을 보여줬던 2005년, 오릭스 또한 리그 4위를 기록하며 시즌 막판까지 세이부 라이온스와 클라이맥스 시리즈 진출권을 다퉜다. 두 팀은 21세기 들어 너무나도 비슷한 걸음걸이를 보여 주었다.

2008년 다시 한 번 '가을 야구'를 꿈꾸는 롯데. 많은 훈련을 요구하지 않았던 로이스터 감독의 롯데는 2002년 오릭스의 전철을 밟지 않고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사진=롯데 자이언츠>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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