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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야구' 내세운 야쿠르트, 내야가 변수

기사입력 2008.02.18 13:30 / 기사수정 2008.02.18 13:30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임창용(32)의 소속팀인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감독 다카다 시게루(62)가 '빠른 야구'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야쿠르트의 다카다 감독은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5:1 승리를 거둔 후, "승패에 관계없이 주자들에게 뛰는 야구를 주문했다. 지금은 시즌 중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어도 얼마든지 수정해 나갈 수 있다. 시즌 개막 전에 뛰는 야구를 완성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다카다 감독은 현역 시절 야구센스와 빠른 발, 그리고 투지를 바탕으로 프로 통산 200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야쿠르트 선수들에게도 불어넣겠다는 포부가 담겨있는 한 마디였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다카다 감독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 준족은 바로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이적해 온 스위치히터 외야수 후쿠지 가즈키(33)와 신인 우투좌타 유격수 오니자키 류지(25. 사진)다. 둘 다 기동력을 바탕으로 연습경기에서 중용되고 있다.

후쿠지는 지난 시즌 28도루를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도루 부문 4위에 오른 준족이다. 선수 본인 또한 "주루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다른 주자들보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플레이를 보여 주겠다."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오니자키 또한 지난 해 후지 중공업의 톱타자로 활약하며 소속팀을 사회인 야구 선수권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가와시마 케이조(25)가 오른손 타자인데 비해 오니자키는 좌타자라 치고 달려 1루에 살아 나가기에 더욱 유리한 위치에 있다.

빠른 주자들을 선봉에 세워 지난 시즌 센트럴리그 최하위(60승 84패) '굴욕'을 벗어나려는 야쿠르트. 그러나 문제는 내야, 특히 유격수와 3루수 자리에 있다.

야쿠르트는 부동의 유격수 미야모토 신야(38)를 3루수로 옮기고 외국인 선수를 스카우트해 유격수를 맡기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계획이 여의치 않자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신예 가와시마를 3:3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야쿠르트는 가와시마를 얻기 위해 2001년 리그 다승왕(14승) 출신의 좌완 후지이 슈고(31)를 내주었다.

그러나 가와시마는 프로 2년 통산 34경기 출장에 그친 '검증되지 못한 신예'다. 그를 얻기 위해 최근 3년 간 선발진에서 120이닝 이상을 던져준 왼손 투수를 내준 트레이드는 가능성만 보고 단행한 일종의 '모험'. 그리고 현재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신인 오니자키와 가와시마가 유격수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오니자키 혹은 가와시마가 유격수로 출장할 경우, 야쿠르트는 빠른 야구를 펼칠 수 있다. 가와시마 또한 투수의 타이밍을 뺏는 능력은 좋은 주자다. 그러나 '내야의 심장'과도 같은 유격수 수비에 있어 실전 능력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데려온 다니엘 리오스(36)는 땅볼 유도 능력이 탁월한 변화구인 싱커 구사 비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유격수 수비가 불안하면 리오스의 계획은 차질을 겪게 된다. 이는 지난 시즌 리오스가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하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유격수 이대수(27)가 SK 와이번스에서 이적해 온 2007년 4월 29일 전까지 리오스의 모습은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로 보기엔 모자람이 있었다. 지난 시즌 경기 초반 슬라이더와 역회전볼을 번갈아던지며 내야땅볼을 유도하는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던 리오스는 이대수가 이적해오기 전 4월 한 달간 5경기 2승 2패 평균 자책점 3.27(실점 14점, 자책점 12점, 퀄리티스타트 2회)을 기록했다. 리오스가 맹활약을 펼친 것은 이대수가 온 이후부터다.

비단 리오스 뿐만이 아니다. 내야 수비가 불안하면 마운드의 투수들은 큰 부담을 안게 마련. 가와시마와 오니자키 모두 실패한다면 결국 미야모토가 유격수로 복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3루에 다시 구멍이 난다. 시로이시 노리유키(36)는 수비가 좋지만 방망이에서 함량미달이고 하타케야마 가즈히로(26)는 전체적으로 실망스럽다.

야쿠르트가 보유한 '또 다른 한국인'이자 3루 요원인 오하라 헤이슈(23, 한국명 강병수)는 '제2의 이케야마'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린 지 오래다. 미야모토가 유격수에 복귀하면 '기동력'과 '안정된 3루'를 잃게 된다.

'발'을 앞세운 야구로 '부활'을 외치고 있는 야쿠르트. 그러나 다카다 감독의 작전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한 반석이 될 '탄탄한 내야 수비'는 아직도 실험 중이다.

<사진=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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