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한국 축구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대표팀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지난해 7월부터 대표팀이 팬들과 미디어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칠레전은 허정무 감독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데뷔전. 이번 A매치가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1만 5012명에 불과했다. 지난 9월에 같은 장소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 시리아전 관중(2만 129명)보다 5천여명이 적었으며, K리그 수원의 정규리그 평균관중 2만 5000여명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경기 중 가장 적은 관중 기록.
영하까지 내려간 추운 날씨와 평일임을 감안하더라도 A매치를 비롯한 대표팀 경기가 6만 관중 매진이었던 예전을 생각하면 위기 의식을 가질만 하다. 그동안 국가대표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계속 된 부진으로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고 각급 대표팀의 경기력 저하까지 겹치면서 A매치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는 칠레전 흥행 부진과 밀접한 관계라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 수준높은 해외 축구 경기를 TV에서 자주 접하면서 축구팬들의 눈높이가 부쩍 높아졌다. 이렇다보니, 팬들은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몰입하며 답답한 경기를 원하지 않게 됐다. 2006년 K리그 올스타전에서 16골이 터졌음에도 재미없다는 팬들의 질타가 끊이지 않았고 지난해 올스타전 관중은 2만 5832명에 그쳤다.
대표팀 경기의 텅빈 관중이 말해주듯, 팬들은 대표팀 축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으며 예전 인기를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아무리 박지성과 이영표, 설기현 같은 프리미어리거들이 대표팀 경기에 뛰더라도 팀 전체의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눈이 높아진 팬들의 성원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크다.
[사진=30일 칠레전의 텅빈 관중석 (C)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