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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외인②] '200이닝' 켈리, 불운의 에이스는 이제 그만

기사입력 2016.12.16 06:13 / 기사수정 2016.12.15 17:53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메릴 켈리(28)의 잔류가 확정되며 SK 마운드는 내년에도 에이스와 함께하게 됐다.

SK는 지난 9일 외인 투수 메릴 켈리와 연봉 85만 달러에 재계약을 완료했다. 켈리는 계약 후 "미국까지 와서 빠르게 계약을 추진한 구단의 성의에 감사한다. 팬들의 함성을 다시 들을 수 있는 것도 기쁜 일이다. 나를 믿어준 SK와 함께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4년 12월 켈리가 처음 KBO리그에 입성할 때 연봉 총액은 35만 달러였다. 그간 거액을 주고 영입했던 루크 스캇, 조조 레이예스, 로스 울프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자 SK는 선수의 이름값보다 내실에 집중하자는 기조를 세웠고, 그 기준에 맞는 선수가 켈리였다. 2010년 드래프트에서 템파베이 레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켈리는 마이너리그 통산 125경기에 등판해 527⅓이닝 39승 26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이었으나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는 못했다.

2015년 SK의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30경기에 출장해 181이닝을 소화하고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13을 올렸다. 선발로 나섰던 29경기 중 퀄리티스타트를 17차례 기록했다. 한국에 온 첫 해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며 '가성비가 뛰어난 투수'로 눈도장을 찍은 켈리는 2016년 총액 75만 달러에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과 함께 SK 마운드의 원투펀치를 담당한 켈리는 올해 31경기에 나서 200⅓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무려 20회나 기록했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KBReports 기준)는 5.54로 SK 투수 중 가장 높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타격 침묵과 불펜의 방화 등으로 10승 달성은 실패했다. 켈리의 올 시즌 득점 지원은 평균 4.85점으로, 규정 이닝을 달성한 선수 중 린드블럼(4.42)과 양현종(4.45) 다음으로 적다.

또한 켈리는 올 시즌 200이닝을 돌파한 첫 번째 투수였다. 경기당 평균 6⅓이닝으로 좋은 이닝 소화 능력을 자랑했다.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며 외인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등판일마다 터지지 않았던 타선과 헐거웠던 뒷문에도 아쉬운 내색 없이 팀이 승리하면 기뻐했다. 실력와 인성을 모두 갖춘 켈리는 SK로서 반드시 잡아야하는 투수였다.

김광현이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로 다음 시즌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외인 에이스 켈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그러나 2년간 보여준 뛰어난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을 감안했을 때, 내년 SK 마운드를 든든하게 받쳐줄 켈리의 활약 여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든든한 뒷문과 타선의 화끈한 지원이 함께 한다면 말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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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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