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홍콩이 북한에 1점차 패배를 허용하며 동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판곤 감독은 의연히 결과를 받아들였다.
홍콩은 12일(한국시간) 홍콩 몽콕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7 동아시안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북한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본선 진출권은 북한이 가져갔고 홍콩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위로 진출이 유력했던 북한이었지만 홍콩의 근래 기세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지난 2012년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차근차근 전력을 끌어올린 홍콩은 최근 다섯 번의 A매치에서 전승 행진을 달리던 중이었다.
상승세의 홍콩은 북한을 홈으로 맞이해 승리를 노렸다. 경기 초반부터 홍콩의 공격 의지가 엿보였다. 북한에게 몇 차례 공격권을 내줬지만 홍콩은 움츠리지 않았다.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홍콩의 절박함이 보였다.
홍콩은 전반 22분 예기치 못한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수비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었지만 정일관의 빠른 드리블에 무력화되고 말았다. 열세에 처한 김 감독은 공격의 강도를 올렸다. 김 감독의 지시대로 선수들은 거센 공격을 몰아붙였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
후반전에 돌입하자마자 북한의 침대축구가 시작됐다. 북한 선수들은 작은 접촉이라도 발생하면 경기장에 쓰러져 한참을 누워있었다. 불만을 품은 홍콩 선수들은 북한의 안데르센 감독에게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북한 선수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후반전 내내 홍콩이 주도하는 경기가 이어졌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여전히 북한은 영리하게 시간을 끌어 홍콩이 의도대로 공격을 전개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김 감독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흥분했고 북한은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결국 승자는 북한이 됐고 김판곤 감독은 아쉬움을 삼켰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홍콩 언론과 인터뷰에서 "(실점 장면에서) 한 번의 실수가 있었고, 좋은 학습 과정이었다고 본다. 홍콩 축구 발전을 위한 좋은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현실을 받아들였다.
결과적으로 동아시안컵 본선에서 김 감독의 홍콩과 한국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홍콩의 성장세는 인상적이었다. 김 감독의 눈은 이제 2019 아시안컵으로 향해 있다. 홍콩을 한 단계 성장시킨 김 감독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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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