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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성공은 "차별화가 핵심이다"

기사입력 2007.05.16 09:09 / 기사수정 2007.05.16 09:09

반욱 기자

    

스포츠 마케팅이 프로 스포츠의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프로 스포츠는 존립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경기침체와 스타들의 해외 진출로 경기장을 향하는 팬들의 관심이 매우 줄어들면서, 한 때 프로 스포츠는'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뻔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위기의식을 느낀 각 협회와 그 구성원인 프로 구단에서 팬들을 다시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 선진 스포츠 마케팅의 적극적인 도입과 팬들의 눈높이를 우선시했고. 이런 부단한 노력에 힘입어 프로 스포츠는 다시 예전의 흥행을 되찾고 있습니다.

이에 엑스포츠뉴스에서는 프로 협회와 구단의 담당 실무자를 통해 그 비결을 물어봄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는 인터뷰를 기획 연재합니다. 첫 번째 현대 캐피탈 배구단 안상수 사무국장에 이어 이번 회에서는 지난 겨울리그의 성공적으로 이끈 WKBL 김동욱 전무이사를 만나봤습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반욱, 황교희 기자] 한국여자프로농구(WKBL)가 출범한 지 벌써 10년째. WKBL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 드디어 올해 그 노력이 빛을 발했다. 

두걸음 나아간 WKBL. 이제는 여자농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발길이 예년의 그것과 사뭇달랐고, 인터넷TV를 통해 리그 전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남자농구의 인기에 가려 방송 매체에서조차 소식을 듣기 어려웠던 비인기 스포츠가 올해는 당당히 농구팬들과 미디어의 관심을 동시에 받으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무언가 달랐던 올해 WKBL의 발전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김동욱 전무이사는 이를 두고 "새로운 변화의 적극적인 시도가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지난 겨울리그 관중 수가 작년에 비해 38.6% 증가했고, 동원된 관중이 아닌 순수 농구 팬들의 발길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라 더욱더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 전략의 중요성 그리고 꾸준한 정성을 여러 번 언급했다. 

WKBL은 시즌 전부터 이미 연맹의 총재부터 각 구단의 프런트 직원들까지 모두 합심하여 개선안을 제시하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터넷 생중계 TV. 김원길 총재가 처음 제안한 이 방식은 WKBL이 경기장을 찾지 않던 팬들을 끌어 들이는 데 무엇보다 신선한 시도였다는 평가다.

물론, 적극적인 시도 만큼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시즌 초반 유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한 진행에 논란도 제기됐지만, 김 이사는 "인터넷 방송은 일반 중계방송과는 달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원길 총재 역시 일반 방송국 해설자처럼 딱딱하게 재미있고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개개인이 보는 만큼 재미가 없으면 바로 다른 사이트로 간다. 그래서 차별화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팬들에게 여자 농구가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도 흥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또다른 개선안을 묻는 질문에 김 이사로부터 돌아온 얘기는 의외의 답인 외국인 선수 영향력 줄이기(?)였다. 

이는 국내 장신 선수들의 보호 및 육성과 함께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을 키워 팬들이 좀 더 아기자기한 농구를 맛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김 이사의 설명이었다.

물론, 이런 연맹의 계획에 흥미 반감을 이유로 아쉬워하는 팬들도 있다. 그러나 WKBL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팬들로부터 리그 운영과 이벤트 등을 포함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모해 발 빠르게 대안을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팬들의 만족과 선수들의 만족을 동시에 충족시켜줄 수 있는 WKBL의 묘안인 셈이다.

또 WKBL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것은 지금의 리그 운영 방식을(여름리그, 겨울리그 방식) 단일리그로 통합하는 것이다.  기존의 여름, 겨울리그, 국제대회 등으로 쉴 틈이 없는 선수들의 체력을  감안한 것임은 물론, 팬들에게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오던 2개 리그 운영제도의 틀을 과감히 깨뜨린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WKBL은 출범 이후 많은 변화를 꾀하며 팬들의 관심을 유도해 왔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결과는 신통치 않았고, 팬들을 좀 더 자극할 수 있을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지난 2007 겨울시즌은 팬을 먼저 생각하는 프로 스포츠는 그만큼 팬들의 사랑을 돌려받는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WKBL은 팬들을 자극할 만한 무언가를 찾았던 것이다.

물론 여전히 문제점은 남아있다. 김동욱 전무이사는 특히 "각 구단의 운영이 초보단계다. 부족한 인원과 노하우 부족 등으로 구단 자체의 마케팅을 통한 자립기반 마련이 힘든 실정이다"라고 말하며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하지만 "연맹이 리그 운영에서부터 경기장 관리 및 이벤트까지 모두 담당했던 것에서, 이제 구단의 자체적인 운영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훨씬 바람직한 현상이며 이것이 나아가 여자프로농구 전체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며, 구단 자체의 마케팅과 지역연고의 강화는 곧 그 스포츠 전체의 인기와 맞물린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더불어 장기적인 발전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어린이 농구교실을 운영 중인 WKBL은 "선수 육성도 좋지만 농구 팬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 중에 농구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있으면 주력으로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서울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차후에는 전국적으로 시행할 계획에 있다"며 어린이 농구교실의 청사진을 밝혔다.

이렇듯 WKBL은 팬들과의 벽을 허물고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팬들은 이러한 여자프로농구의 노력을 기꺼이 받아들여 시즌 내내 많은 성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기장에 관중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연맹의 가장 높은 총재부터 구단의 마스코트 옷을 입고 경기장을 누비는 아르바이트 학생까지 여자농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최대한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일념은 변함이 없었다. 다가오는 여름리그에서도 여자프로농구의 인기는 계속 될 것이라 확신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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