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혼술남녀' 하석진이 제일 많이 한 말은 다름 아닌 "고퀄리티"다. 극중 하석진은 "고퀄리티 쓰레기"일지라도, 현실의 하석진은 '진짜' 고퀄리티 배우 그 자체였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석진은 "'고퀄리티'에 대해서는 어차피 반복될 바엔 차라리 강조를 하자고 생각했다. 댓글에도 단순히 '퀄리티'가 아닌 '쿼얼리티'라고 써있는 걸 보고 성공했다 싶었다"라며 "좋은 쪽이건 아니건 살려내긴 했구나 생각했다. 나 말고 다른 배우들이 했을 땐 어떨지도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고쓰' 연기로 실제로도 그런 게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상대 배우 박하선 또한 "진짜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하석진의 연기가 리얼했다. '오빠 실제로도 이런 거 아니에요?'라고 물었다"라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하석진은 "절대 아니다"란다. 그는 "그건 오해다. 그러나 그만큼 캐릭터에 잘 어울렸다는 말이니까 좋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서 "사실 댓글도 다 보느 편이다. 좋은 얘기도 많았지만 역시나 내 눈엔 아쉬운 부분만 눈에 보이더라. 그런걸 위주로 보고 보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답했다.
평소에도 소문난 '주당'인 하석진은 실제로도 '혼술'을 즐긴다고 한다. 하석진은 "진짜 술을 마시면서 촬영했다. 술은 원 없이 많이 마신 것 같다. 진짜 술 안 마시면 무알콜 맥주를 마시고 해야 하는데 맛이 없었다. 그걸로 안 취하고 맛 없는 것보다 진심으로 연기하고 싶었다"라며 "진짜 맥주를 마시면서 했다. 나중에는 구토가 나올 정도였지만 연기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라고 이야기했다.
말로는 "모두 합심해서 이뤄낸 결과"라지만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책임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석진은 이번 작품으로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그 또한 부정하지 않았다. 하석진은 "좋은 얘기인거 같아서 감사하다. 앞으로 계속 맡는 역할들 다 인생 캐릭터였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인생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또한 한 가지 애칭을 더 얻었다. 바로 박하선과의 '목마키스'를 통해 얻게 된 '키스 장인', 막상 하석진은 "우리나라에는 키스 장인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모든 배우한테 키스장인이라고 불러 주시는 것 같다. 내가 잘했다기 보단 워낙 다들 공들여서 만들어 주시기도 하고 감독님들이 잘 해주셨다. 임하는 배우들도 키스신이니까 예쁘고 잘 뽑혔으면 좋겠단 욕심 가지고 있어서 특히 한국드라마에서는 키스신이 더욱 로맨틱하게 표현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장안의 화제였던 목마키스 신에 대해서도 "대본에 '목마키스'라고 되어있고 참고 사진도 붙어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불가능한 자세다. 그래서 실제로 따라 하시다가는 실망하실 수도 있다. 그만큼 고생한 신이다"라며 "사다리 동원하고 별거 별거 다했다. 힘들게 찍었다. 그래도 예쁘게 나와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신혼부부가 '목마키스'를 따라하다가 실패했다는 댓글을 봤는데 내가 다 안타깝더라"며 세세한 댓글까지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이어서 "멘탈은 강한 편이다. 무플보단 악플이 낫다 생각하는데 심지어 아직 위협을 느낄 만한 악플은 없었다. 오히려 악플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느덧 데뷔 10년이 훌쩍 넘은 하석진은 극중 부드러운 실장님을 넘어 단단하고 강단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망가짐도 불사하는 '진짜 배우'가 됐다. 마지막으로 그는 '혼술남녀' 팬들에게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드라마에서 밉상 짓을 해서 죄송하다. 하지만 진정석은 가슴 속 깊은 곳에 따뜻함이 있는 인물이었다. 많은 댓글과 기사들 덕분에 되게 힘내서 촬영할 수 있었다. 연기자들의 큰 힘의 원천이 시청자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순간이다. 욕이건 칭찬이건 상관없다. '혼술남녀' 하면서 힘이 많이 났고, 다시 한 번 '고쓰' 짓을 해서 죄송하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sunwoo617@xportsnews.com / 사진 = 마루기획, tvN
[XP인터뷰①] '혼술남녀' 하석진, '진짜' 고퀄리티 배우로 거듭나다
[XP인터뷰②] 하석진 "'혼술남녀'처럼 동생과 삼각관계? 사랑보단 우정"
[XP인터뷰③] 하석진 "예능, 실장님 이미지 벗게 한 고마운 존재"
김선우 기자 sunwoo61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