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정규시즌, 후배들에게 미안했다."
LG 트윈스가 가을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연파하며 마산에 입성했다. '난적' NC 다이노스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LG는 신바람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포스트시즌에서 LG는 '신구조화'가 눈에 띈다. 특히 불펜진은 새롭게 구성된 젊은 필승조와 함께 이동현·봉중근으로 이뤄진 베테랑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며 팀의 뒷문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에서 이동현은 두 경기에 등판하여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차전 이동현은 종아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해 팀의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베테랑의 품격을 몸소 실천한 이동현이었다.
지난 20일 미디어데이에서 이동현은 "정밀 검진을 받았고, 몸 상태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그는 "어제(19일) 가볍게 캐치볼을 하며 훈련을 했다. 투구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이동현은 부진에 빠지며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정규시즌 이동현의 성적은 4승(3패)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40이었다. 그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팀과 자신에게 중요한 시기인 '가을', 부활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이동현은 "부상 회복이 가장 큰 이유다"라며 반등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몇 시즌을 보냈다. 팔꿈치에 염증이 생겼더라. 2군에서 휴식도 취하고 구위를 찾았던 것이 지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2군에 있을 때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젊은 불펜 투수들에게 많은 '책임을 지우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을 했다. 또한 나 자신을 자책한 적도 많다. '왜 1이닝도 막지 못하는 투수가 됐을까'라는 질문을 나에게 했다"고 말했다.
이동현은 "한순간 무너지니 마음을 다잡기 힘들더라. 2군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 고참이지만, 포지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젊은 선수들에게 질 수 없는 거 아닌가. 아직 배워야 될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2군에서 이동현은 변화를 가져갔다. 그는 '커브'를 연습하며 다양한 볼배합을 펼칠 수 있었다. 이동현은 "가장 좋을 때인 2013~14년보다 몸 상태가 올라왔다. 구종이 단조로웠던 것이 단점이었는데 2군에서 커브를 연습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때 사용했는데 효과를 많이 봤다"고 미소지었다.
정상궤도에 이동현이 오름에 따라 LG의 불펜진은 더욱 강해졌다. 이동현은 한국시리즈 무대를 경험한 몇 안 되는 LG의 투수다. 지난 2002시즌 이동현은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보탬을 했던 일원이다. 당시 이동현은 포스트시즌 10경기에 출장해 22⅔이닝 5실점(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했다. 젊은 투수진에 경험을 전달해줄 수 있는 이동현이다. 이동현의 반등에 함박웃음을 짓는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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