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FC서울이 총력전을 폈지만 기적을 연출하지 못했다. 딱 한 번의 의외성을 놓친 대가가 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끈 서울은 19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전북 현대를 2-1로 꺾었다. 1차전 원정경기서 1-4로 크게 패한 터라 3골차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서울은 이기고도 결승 티켓을 전북에 넘겨주고 말았다.
서울의 색깔은 분명했다. 경기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지고 있는 자원을 모두 내서 총력전을 펼치겠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던 황 감독은 실제로 아드리아노와 데얀, 박주영을 동시에 선발 기용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3골이 필요했던 만큼 서울은 맹렬하게 전북을 괴롭혔다. 전북도 상대의 거센 반격에 대비해 김신욱과 김보경, 이재성 등 베스트 멤버로 대응했지만 서울의 집중력과 응집력이 더 강했다.
전반 내내 볼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경기를 풀어가던 서울은 37분 열리지 않던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고요한의 패스를 받은 김치우가 왼쪽 페널티박스 깊숙하게 파고들어 문전으로 크로스를 연결했고 아드리아노가 밀어넣어 만회골을 뽑아냈다.
이제 서울에 필요한 득점은 2골이었다. 전반 내내 일방적인 경기 흐름을 보여준 터라 후반에도 서울로 무게추가 기울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서울은 후반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때 격차를 더욱 좁힐 천금같은 기회가 만들어졌다. 전북이 코너킥 공격을 위해 많은 인원이 서울 진영에 올라왔고 서울은 코너킥을 멀리 걷어냈다. 박원재가 머리로 걷어낸다는 것이 실수가 나오면서 뒤로 흘렀고 주세종이 쏜살같이 내달렸다. 전북의 권순태 골키퍼도 상당히 앞으로 나와 득점을 기대할 만했다.
그러나 서울은 귀중한 기회를 놓쳤다. 주세종이 문전까지 파고들어 박주영에게 내줬고 이를 이어받은 박주영이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박원재 맞고 골문을 벗어났다. 박주영은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고 전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찬스 뒤에 위기라고 서울이 놓친 득점의 운은 전북으로 넘어갔다. 결국 전북이 8분 뒤 로페즈의 골로 1-1 균형을 맞추면서 서울의 기적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제 4골이 필요해졌고 막판 고광민의 투혼으로 역전골을 뽑아낸 서울이지만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서울이 후반 6분의 그 기회를 살렸다면, 전북을 더욱 압박할 수 있었다. 남은 시간 승부는 안갯속으로 빠져들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서울은 의외성을 놓쳤고 결승 티켓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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