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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틸] '간염'을 딛고 밀물을 몰고왔던 김한수

기사입력 2007.12.26 22:37 / 기사수정 2007.12.26 22:37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10년 전 '삼성 라이온즈 리빌딩'의 중심에 섰던 김한수(36. 사진). 그가 이제는 팀 '리빌딩'의 희생양이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채태인(25), 조동찬(24), 박석민(22) 등 젊은 선수들이 중심에 서야할 때다. 김한수에게는 현역 생활 연장보다 코치 연수를 제의할 것이다."라고 리빌딩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김한수를 아꼈던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지요.

백인천 전 감독의 팀 재편 작업 시 이승엽(31.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동수(35. 계명대 코치), 최익성(36. 전 SK 와이번스) 등과 함께 팀의 중심에 새로이 섰던 김한수.

그는 정상인에게도 치명적인 질병인 'B형 간염'을 딛고 일어서 한 팀의 주전자리를 굳혔던, '인간 승리'의 한 케이스이기도 합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팀이 원할 때 제 몫을 해줬던,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입니다.

삼성의 신세대, 팀을 이끌다

삼성은 1994'~1996' 시즌까지 3년간 '가을 잔치'에 참여하지 못하는 비운을 맛보았습니다. 그러나 울타리 안에는 젊은 사자들이 성장하며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들은 이후 잠재력을 떨쳤습니다.

이제는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남을 양준혁(38)이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좌완 김태한(38), 언더스로 박충식(37) 등이 '만딩고' 김상엽(39)과 함께 투수진의 중심으로 우뚝 섰습니다. 이승엽 또한 1995년 후반기 10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거포 탄생'의 전조를 울렸습니다.

그리고 1997년, 삼성의 3루에 김한수라는 신예가 등장했습니다. 김한수는 100m를 12.3초에 끊는 나쁘지 않은 발 빠르기와 당당한 체구를 앞세워 수준급의 3루 수비를 보여주었죠.

타격에서도 자질을 내비치며 .292 9홈런 68타점의 수준급 성적을 기록합니다. 투수의 몸 쪽 승부구가 3루 강습타구로 이어지는, '핫코너' 수비를 맡으면서 타선에서도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1999년 이승엽이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50홈런(54개)'을 기록할 때, 김한수 또한 대단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340(4위) 18홈런 88타점의 성적. 특히, 3루 수비에 나서면서 이만한 성적을 올렸다는 것은 그 가치를 더욱 높이 살 만했습니다.

밀어치는 배팅이 요구되는 현재의 야구와는 달리 1999' 시즌 당시는 '타고투저'의 흐름 아래 당겨치는 배팅이 심했던 해입니다. 그에 따라 오른손 타자가 당겨치는 3루 강습타구의 빈도가 어마어마했지요. 김한수는 그 와중에도 공, 수 만점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팀이 원하는 대로

김한수는 '소리 없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강인한 의지로 14시즌을 보낸 선수입니다. 몸이 극심하게 피로해지는 'B형 간염'을 딛고 일어난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또한, 김한수는 팀 동료 박종호(35. 몸에 맞는 볼 통산 160개)에 이어 가장 많이 공에 맞은 타자(통산 2위, 148개)이기도 합니다. 머리에 공을 맞고 쓰러지고 지난 시즌 타구에 턱을 맞아 15바늘이나 꿰매도 그는 툴툴 털고 묵묵히 제 임무에 충실했습니다.

2004' 시즌 이후 FA 유격수 박진만(30)이 삼성에 둥지를 틀면서 김한수는 1루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김한수 또한 극심한 체력 부담을 안기는 3루보다는 1루 전향을 반겼고 그 해 .293 15홈런 73타점의 성적으로 삼성의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254 7홈런 54타점) 이후 김한수는 조금씩 힘을 잃는 모습을 보여주며 '세월의 무상함'을 보여주었습니다. (2007' 시즌 .235 3홈런 26타점) 그리고 2007' 시즌 후 팀에 '권고사직' 형태의 권유를 받았습니다.

'리빌딩'이라는 밀물과 함께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섰던 신예 김한수. 이제는 '리빌딩'의 깃발 아래 '한숨'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김한수는 그저 14년간 한 팀을 지켜온 '프로야구 선수'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운동선수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딛고 한 팀의 주전으로 우뚝 섰다는 것,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프로 생활 중에도 묵묵히 제 몫을 해왔다는 점에서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이름을 남기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이제는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갈림길에 놓인 김한수. 그의 2008년이 '을씨년스러운' 해가 되지 않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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