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08 02:02 / 기사수정 2007.05.08 02:02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너무 기뻤다. 교체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쉽게 골을 넣어서 좋았다."
이는 경남의 미드필더 박혁순(27)이 4월 29일 서울전을 마치고 기자에게 흐뭇하게 들려준 소감이다. 그는 항상 미소를 잃지 않았으며, 골을 넣은 것과 팀의 3:0 승리에 대해 상당히 보람찬 모습을 보였다.
박혁순은 이 경기서 교체 투입된 지 3분 뒤인 후반 19분 뽀뽀의 패스를 받아 서울 진영으로 빠르게 드리블 돌파하여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그것도 'K리그 최고 골키퍼' 김병지를 뚫고 서울 골문으로 향한 슛이었다. 박항서 경남 감독은 박혁순이 골을 넣은 뒤 마치 어린아이처럼 상당히 기뻐하며 벤치에서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했을 정도.
결국, 경남은 박혁순의 후반 맹활약에 힘입어 서울을 3:0으로 꺾는 올 시즌 최대의 파란을 일으켰고, 이 승리는 경남이 정규리그 3위에 오르는 발판이 됐다. 박혁순은 최근 팀이 2승 1무를 기록한 3경기 모두 출전해 1골 1도움을 뽑아내며 경남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03년 안양(현 FC서울)에 입단한 박혁순은 아직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선수다. 첫 시즌에 7경기에 출전했고, 그 중에 5경기가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경기였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뛰고 더 정확하게 패스하려는 모습이 돋보였던 선수였다.
안양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한 박혁순은 이듬해 신생팀 인천으로 이적했지만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2004년 11월 상무에 입대하여 출전 기회를 노렸으나 2005년에도 K리그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계속 기회를 노렸던 박혁순은 기나긴 노력 끝에 지난해 15경기에 출전하여 1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박혁순은 이제 자신의 진가를 보이기 위해 기회가 필요했다. 결국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올해 초 경남으로 팀을 옮긴 그는 바람대로 박항서 감독의 신임을 얻어 경기에 나설 기회를 얻었고, 좋은 활약으로 보답하고 있다.
박혁순의 비상은 다른 무명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 그가 묵묵히 경기력을 키워,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앞으로 경남에서 좋은 활약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기 위해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경남의 '희망'으로 떠오르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박혁순의 아버지는 1970년대 한국의 축구 스타였던 박상인(55) 부산 교통공사 감독이다. 동생 박승민(24)은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이니, 축구 가족으로 불릴만 하다. 그런 그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축구 선수로서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깊이 새겨 놓을지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박혁순의 모습 ⓒ 엑스포츠뉴스 임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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