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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포항 낯선자리, 바꿀 기회가 얼마 없다

기사입력 2016.09.20 08:00 / 기사수정 2016.09.20 02:33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조용운 기자]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의 유니폼에는 우승을 상징하는 별이 다수 새겨져있다. 지난 몇년간 성적도 아주 좋다. 수원은 2년 연속 준우승의 성적을 냈고 포항은 3년 전 들어올린 K리그 우승 트로피의 감촉이 아직 잊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수원과 포항의 올해 부진은 길어보이지 않았다. 상하위 스플릿이 나뉘는 시점에는 보란듯이 순위표 위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예상이 틀어졌다. 어느덧 30경기를 소화한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수원과 포항의 풍경은 낯설다. 상위 스플릿의 한축을 담당하기는 커녕 아래쪽에 위치해있다. 나란히 승점 35점 획득에 그친 양팀은 다득점에 따라 수원이 9위, 포항이 10위인 상황이다. 

상하위 스플릿으로 나뉘는 3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순위 변동이 없다면 수원과 포항은 스플릿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지게 된다. 설마하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수원과 포항 모두 미비한 투자가 지금의 사태를 낳았다. 수원은 구단 운영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 단행한 몸집줄이기의 결과다. 스타 집합소에서 유스 중심으로 강제적으로 바뀐 모양새다. 포항도 모기업 포스코가 철강산업 악화를 피하지 못해 주축을 잡지 못하고 모두 떠나보냈다. 사령탑까지 바뀌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더해졌다. 

자체적으로 생존을 위해 애를 썼다. 수원은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며 없는 자원을 긁어모았고 포항은 외국인 선수를 도중에 바꿔가는 강수를 두며 해법을 모색했다. 단기적인 위기 극복은 됐으나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경기력은 널을 뛰었다. 수원은 선두 전북 현대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연출하다가도 하위권 팀에 맥없이 잡히거나 다 이긴 경기를 놓치기 일쑤였다. 포항도 7월 한때 3연승을 구가하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승리마저 멀어졌다.

모범답안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낯선 자리를 벗어날 기회가 너무 적다. 하위 스플릿을 탈출하기 위해선 산술적으로 남은 세 경기를 무조건 다 이겨놓고 기다려야 한다. 바꿔말하면 22일 예정된 31라운드를 놓치면 희망이 사라지는 셈이다. 

수원은 광주FC를 만난다. 광주에 패하면 인천 유나이티드, 수원FC 등 해볼 만한 상대를 남겨두고도 일찍 포기해야 한다. 광주도 상위 스플릿을 바라보며 한껏 상승곡선을 그려왔기에 결코 쉽지 않은 원정이 될 전망이다.

포항은 인천, 광주, 성남을 상대한다. 포항은 당장 최하위 인천에 패하면 하위 스플릿을 떠나 강등 사정권에 들어가게 된다. 위로 올라갈지 아니면 내려갈지 흐름을 바꿀 기회가 부족해졌음을 피부로 느끼는 포항이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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