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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박은빈 "연기, 즐겁고 재밌지 않았다면 그만뒀겠죠"

기사입력 2016.09.25 07:00 / 기사수정 2016.09.24 22:37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비슷한 내용이 나가면 기자님들이 싫어하지 않을까요?"

한 달 전, JTBC 드라마 '청춘시대' 종영 이후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소화한 배우 박은빈에게 "피곤하지 않으냐"고 물으니 위와 같은 물음이 되돌아왔다. "최대한 다르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해도 그게 안 되더라고요"라며 수줍게 웃는 모양이 참 수수하면서도 보기 좋았더랬다. 쾌활하고 엉뚱하면서도 미스터리했던 송지원은 어느새 스물다섯 살의 박은빈이 되어 있었다.

송지원 캐릭터를 위해 박은빈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스타일을 감행했다. 바로 단발머리다. "어쩌다 보니 항상 긴 머리를 유지했는데 작가님과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이 확실하셨어요. 감독님께 '이 머리를 하면 분명히 안 어울릴 것입니다' 했더니 '오히려 안 어울리고 안 예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머리를 자르고 나니 송지원과 가까워지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청춘시대'에서 한예리, 한승연, 류화영, 박혜수는 배우 본연의 성격과 캐릭터 사이에 비슷한 지점이 있었지만, 박은빈은 송지원과 대척점에 있는 듯 보였다. 이태곤 감독이 박은빈을 송지원 역에 캐스팅한 이유는 뭘까. 이태곤 감독은 박은빈에게 "처음에 널 봤을 때는 차분하고 지적인 모습이 유은재 같았다. 하지만 캐릭터 이해와 해석을 보니 너라면 송지원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쩌면 극 중에서도 화자이자 관찰자적 입장인 송지원의 통찰력을 박은빈에게서 본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학에서 전공한 심리학이 연기에 도움이 되었냐고 묻자 "아무래도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보니 넓게 생각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또 저를 이해하고,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영향을 줘서 분석과 표현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입학 당시 이러쿵저러쿵 말 많았지만, 박은빈은 "시험과 팀 프로젝트 때문에 학교에서 밤을 새기도 했다", "작품할 때는 학교를 휴학해서 배우 활동과 학업을 병행한 적은 없다"는 평범하고 성실한 대학생이다.

어릴 때부터 배우 활동을 했기에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시작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박은빈의 부모님은 배우를 평생 직업으로 하는 걸 만류했다고 한다. 그가 계속 배우라는 한길만을 고집하는 건 "제가 좋아서, 즐거워서"다. "제가 상처를 많이 받고 더는 즐겁지 않으면 얼마든지 그만둘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워야겠죠"라고 덧붙였다. "내가 나를 죽이면 안 되잖아요. 스스로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건 자신의 말과 마음 아닐까요. 즐겁고 행복한 일이 없다면 그게 어떤 일이 됐든 못할 것 같아요"라고 강단 있게 말했다.

박은빈은 "자기를 깊이 알아가는 시기"라고 청춘을 정의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도 틈틈이 사색을 통해 마음속 소리를 듣는 걸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생각하는 행복과 맞닿아 있었다. 배우로서 팬들에게 사랑받는 것도 행복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표현의 결과물인 연기에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 대선배께서 연기는 자기만족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만족하지 않으면 타인이 칭찬을 해줘도 부끄럽고 숨고 싶으시다며, 결국에는 자기가 만족해야 행복한 삶 아니겠느냐고요.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고, 그에 맞춰서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자기를 잘 알아 왔기에 하실 수 있는 말이잖아요. 그 이야기에 굉장히 감명받았습니다."

박은빈에게 선배 연기자가 건넨 조언처럼, 박은빈 역시 앞으로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연기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으리라는 걸 '청춘시대'를 통해 증명해냈다. MBC 주말드라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에서 또 다른, 우리가 몰랐던 모습으로 등장할 박은빈이 기대된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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